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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골퍼이자 베트남 하노이 맛집 사장님?"

조회수 2023. 1. 11. 14: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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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현재 두 나라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대회 출전도하고, 레슨도 하는 프로 골퍼이고요, 베트남에서는 한식당을 운영하는 사장입니다.

아들과 함께 포즈 취하는 박상호 프로

현직 한국 프로골퍼시면서 베트남에서 식당을 하는 게 가능한지요?

제가 국내 대회 출전으로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저를 대신해서 부모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특히, 2018 작년에는 풀시드로 1부 투어 거의 모든 대회에 출전하느라 한국에 있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부모님과 식당 매니저가 더 많은 도움을 줘서 식당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작년에는 운 좋게 '2018 코리안 투어 Q스쿨'을 합격해서 풀시드로 코리안투어를 뛰었고, 잠시 대회가 없는 동안에는 베트남으로 와서 식당 운영에 신경 쓰느라 너무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2018년은 한국과 베트남을 쉴새 없이 오가느라 정말 바쁘게 지나간 한 해였습니다.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시합을 나가면서 다른 나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네요(웃음). 작년 한해 부모님이 많이 고생하신 것 같아 너무 죄송하기도 합니다.

대회에 참가한 박상호 프로

듣기로는 하노이 음식점 역시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라는데요?

2017년 박닌(Bac Ninh)에 '강남면옥'이라는 냉면전문점을 오픈 했습니다. 부모님께서 먼저 하노이 미딩 송다(My Dinh Song Da)에 '강남면옥'을 여셨고 지금도 운영하고 계시니 말하자면 저는 '강남면옥 2호점'을 운영하고 있는셈이죠. 아버지께서 하노이에서 한국기업의 베트남 지사 법인장으로 근무하시던 중 어머님와 함께 음식점을 여시고 운영하셨는데 음식맛이 괜찮았는지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재작년에 제가 박닌에 '2호점'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미딩 송다와 박닌은 한국으로 말하면 분당 같은 신도시 지역이에요. 한국 기업 지사도 많이 있어서 주재원 분들도 많이 찾아 오십니다. ‘강남면옥’은 베트남에서는 흔치 않은 한국 냉면 전문점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냉면이 대표 메뉴이고, 고기류 등 냉면 이외에도 다양한 메뉴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박상호 프로가 운영중인 식당, 강남면옥

현지 식재료로 냉면으로 맛집되기가 쉬운가요?

제 식당은 단순히 운동선수가 하는 부업의 개념으로만 식당을 운영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항상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중요한 식재료는 한국에서 직접 들여오고 있고, 불가피하게 현지에서 조달 해야만 하는 재료들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재료들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음식을 제공해서, 제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 주시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만족을 드리는 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운영철학입니다. 다행히 하노이 교민 분들이 기대보다 더 많이 식당을 사랑해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노이 강남면옥 대표 메뉴

대회 뛰는 프로골퍼라면 현지 교민들이 엄청 레슨이나 함께 필드 나가자 할 것 같은데요

어느 나라나 그렇겠지만 해외 교민사회가 좁기도 하고, 특히 베트남에서는 현지에서 생활하는 한국프로골퍼가 많지 않아서, 제가 한국에서 활동하는 골프 선수인 것을 알고 저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시는 아마추어 골퍼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제가 프로골퍼인지는 잘 모르고 식당 사장님으로만 아시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한국에서 10년 넘게 계속 레슨을 하다가, 지금 2년 정도 쉬고 있으니 가끔씩 가르쳐주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할 때가 있기도 합니다. 시합을 나갈 때도 너무 행복하지만, 레슨을 하면서 아마추어 골퍼들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고쳐주고 또 나로 인해서 그분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게 레슨이란 직업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올해는 조건부 시드를 획득해서 작년 보다는 시합 출전 기회가 적으니, 시간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다시 레슨을 시작해 보려고 생각 중에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프로골프 선수가 되는 것은 서울대 가는 것보다 어렵다 하지 않나요?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이 서울의대, 서울법대라고 한다면, 골프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은 당연히 누구라도 프로골퍼가 되고 싶어 할 것입니다. 프로골퍼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프로골프협회 정회원 자격을 획득해야 하는데, 일년에 새롭게 정회원 자격이 주어지는 인원은 80명 정도입니다. 중고등학생 아마추어 골프선수를 비롯해서 실력 있는 나이 드신 분들 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 같은 프로골퍼가 되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준비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한해 80명이라는 숫자가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닌 것 같네요.

박 프로님처럼 프로골퍼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조언을 주신다면?

분명 프로골퍼가 되는 길이 쉽지 않고 어떻게 보면 바늘구멍이지만, 올바른 교습을 받고 체계적인 연습을 한다면 언젠가는 프로골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18살에 처음 골프를 시작하고, 경희대학교 골프경영학과에 진학해서 이론적인 부분까지 열심히 공부를 했지만, 지금과 같은 투어프로가 되기까지는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린 편입이다. 당시에 지금과 같은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 속에서 운동을 했다면, 그 시간이 조금 단축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프로골퍼를 꿈꾸는 주니어 선수들이나 부모님들에게는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독학만으로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손에 꼽는 천재들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일반 아마추어 골퍼 분들도 마찬가지에요. 꾸준한 연습은 기본이고,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아담 스콧과 함께 촬영하고 있는 박상호 프로

그러고 보니 엄청나게 유명한 외국 골프 선수와 베프라고 하시던데 사실입니까?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18살에 처음 골프를 시작하면서 호주로 골프 유학을 갔습니다. 실은 같은 학교 골프부에 아담 스콧이 있었습니다. 당시 아담 스콧은 이미 세계 주니어 랭킹 1위였기 때문에, 제가 아담 스콧을 엄청 열심히 쫓아다녔습니다. 방학 때도 아담 스콧이 연습하는 골프장으로 가서 같이 연습을 하고, 아담 스콧에게 최대한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몇 해 전엔 직접 고등학교 동창인 아담 스콧을 만나기 위해 호주를 방문했고, 아담 스콧 집에서 같이 지내면서 오랫만에 골프 이야기, 궁금했던 PGA TOUR 이야기 등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아담 스콧은 대회 출전을 위해서 지금까지 한국을 5번 정도 방문했는데, 항상 시합 마지막 날에는 저랑 같이 식사를 합니다.

호주 유학시절 아담 스콧과 박상호 프로

어렸을 때 같이 골프 배운 친구가 바로 그 아담스콧이란 말이시죠?

네. 맞습니다. 실은 아버지가 하노이 식당에 아담 스콧과 같이 찍은 사진을 걸어두셨는데, 합성 사진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웃음) 저도 외국에 있는 식당 주인이 축구 선수 출신이고, 데이비드 베컴과 연락하는 친구 사이라고 하면 안 믿을 것 같기는 해요.

아담 스콧과 박상호 프로

현재 베트남 하노이에 거주 중이신데 향후 계획은요?

올해는 코리안 투어 조건부 시드이기 때문에, 작년 보다는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우선 작년에 한국과 베트남을 바쁘게 왔다 갔다 하느라 본의 아니게 조금은 소홀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아들 주환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베트남에는 나트랑이나 다낭처럼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데 사실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했어요. 올해는 꼭 시간을 내어서 아내와 아들과 함께 가족여행도 가고, 또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2018년에 고맙고 미안했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만회하고 싶습니다.

박상호 프로 가족

혹시 베트남 골프 꿈나무를 세계적인 골프 선수로 키우는 것도 계획하고 있으신지?

식당운영도 지금과 같이 계속 열심히 하면서, 2019년 올해에는 이곳 하노이에서 레슨을 조금씩 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 골프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베트남 골프장에 한국인 손님이 대부분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베트남 사람이 더 많다고 해요. 그만큼 골프 인구가 많아지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에 비하여 아직 레슨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골퍼는 많지 않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누가 뭐라 해도 한국은 골프 최강국 중 하나입니다. 체계적인 아카데미를 만들어서 아마추어 레슨도 하고, 선수 레슨도 하면서 꼭 베트남 선수를 양성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베트남도 한국이나 태국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머지않아 나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은 이를 위해서 '박상호 골프 아카데미(가칭)'를 오픈 할 생각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고 한국에서도 아카데미를 운영한 경험이 있으니 충분히 즐겁게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상호 골프 아카데미' 멋지십니다. 베트남에 있는 한국 분들은 안 가르치시나요?

한국분들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분들 다 환영입니다. 제가 영어가 좀 되거든요. (웃음) 사실 제 성격은 선수보다는 교습가가 더 맞는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저는 예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습가인 레드베터 아카데미, 맥오그레이디를 비롯해서, 최근에는 조지 갱커스에게 레슨을 받으러 직접 미국에 다녀왔었습니다.저는 스윙에 관해 연구하고 공부하고 세미나를 참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골프는 끝이없거든요 이론 공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동안 공부했던 여러 골프 이론과 선수로서 직접 경험하고 체득한 실전을 잘 접목해서 여기 베트남에서 프로를 꿈꾸는 베트남 선수나 교민분들이나 골프를 사랑하시는 모든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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