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2030, 이런 직업이 뜬다 <1> - 4차 산업혁명의 설계자들

조회수 2023. 1. 11. 14:5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약 18년전 이맘때 미국 뉴저지를 배경으로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 앤드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개봉돼 큰 화제가 되었죠.바로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입니다.앤드류는 설거지, 청소, 요리, 정원손질 등 모든 집안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완벽한 집안일 도우미 로봇이지만, 제작과정에서 엔지니어의 엄청난(?) 실수로 그만 인간과 같은 감정과 호기심을 갖게되죠.영화는 휴머노이드 로봇 앤드류가 한 가정에 배달되면서부터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과 가슴 뭉클한 감동을 그리며 관객들을 웃기고 울렸습니다.

사실 이 영화가 상정한 시기는 2005년입니다. 영화가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속도를 다소 빨리 예측한 감이 있지만, 앞으로 10여년쯤 뒤에는 정말로 앤드류 같은 로봇이 히트상품이 되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이 꼽고 있는 것처럼 인공지능(AI)이 2030년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된다면, 이와 관련된 직업도 현재의 의사나 변호사 같은 직업을 제치고 최고의 유망직업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출처: 구글 딥마인드

4차 산업혁명의 설계자, AI 전문가인공지능 전문가는 로봇이나 컴퓨터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전문가를 말합니다.이를테면 이세돌과 세기의 바둑대결을 펼쳤던 ‘알파고’를 설계한 구글 딥마인드의 엔지니어들이 대표적인 AI 전문가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하지만 앞으로 AI는 공장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인 만큼, AI를 설계하고 제작하는데 있어서도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협력하게 될 것입니다.

출처: 구글 딥마인드

다양한 종류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AI의 뇌구조를 1차적으로 설계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사용자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자동으로 통번역해주는 소프트웨어, 자연어를 인식하고 스스로 학습, 응용해 인간처럼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대용량의 이미지나 영상을 빠른 시간 안에 구분하고 인식해 그 내용을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만드는 데는 공학자들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AI기술의 핵심은 대용량의 데이터를 단순히 빠른 속도로 처리하고 계산하는 능력을 넘어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 있기 때문에 인간심리나 행동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죠.이 때문에 인지심리학, 행동주의 심리학 등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 전문가, 뇌과학자들도 AI 개발에 빠져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또 AI가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전문가의 역할도 필요할 수 있겠지요.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AI 홈페이지

실제로 구글과 AI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지난해 AI 연구센터를 오픈하면서 지각, 학습, 추론 및 자연어 처리와 같은 다양한  연구 분야의 전문가를 100명 이상 참여시켰습니다.이 연구센터의 에릭 호비츠 이사는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작업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면 시내 주행 최적 경로를 계획하거나 소득세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 사람들의 제스쳐나 풍자를 이해하는 능력 등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상황이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반적인 AI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의미입니다.어쨌든 AI가 단순히 데이터 처리 능력을 향상시킨 고성능 컴퓨터가 아니라 ‘인간과 비슷한 기계’인 만큼, 인간의 심리, 행동, 사상, 신체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AI 산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로봇을 훈련시킨다...‘AI 트레이너’혹시 AI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들어보셨나요? 해외의 AI 전문가들과 언론에서는  인공지능이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산되는 시대가 오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예를 들어 ‘AI 트레이너’는 복잡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효율적으로 통제, 운영하는 일종의 ‘인공지능 조련사’ 같은 것입니다.실제 로봇이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공장자동화나 부품 조립라인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제조공정에 최적화(optimazing)하는 작업이 필요한데요. 이 부분에서 인간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출처: 네이버 파파고

실제 구글은 유튜브 동영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기계학습 기술을 제대로 구동시키는데 1만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고 합니다.인공지능 하나만 개발하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될 것 같지만, 사실 인공지능이 제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데는 수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네이버 역시 자사의 인공지능 기반 번역 서비스 ‘파파고’를 훈련시키기 위한 파파고 짐(Gym) 작업을 시작했는데, 이는 다수의 사용자들이 참여해 좀 더 자연스러운 번역문장을 선택하거나 제안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인공지능이 더욱 ‘똑똑해 지도록’ 사용자들이트레이너가 되어 훈련을 시키는 것이죠.

기술개발과 윤리적 가치 충돌 문제를 해결할 로봇 윤리학자로봇 윤리학자 또는 로봇 심리학자라는 직업도 곧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로봇 윤리학자로 자처하는 전문가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는데요.‘로봇’과 ‘윤리’의 결합이 왠지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인공지능 기술이 진화할수록 ‘로봇윤리’나 ‘로봇심리’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로봇 윤리는 좁은 의미로 로봇을 연구하거나 제작할 때 지켜야 할 윤리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공장뿐만 아니라 앞으로 의료, 군사,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이 활용될 전망인데, 새로운 로봇의 출현이 인간의 생명이나 성의식, 인종차별, 프라이버시 등의 사회적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윤리적 혹은 제도적 규칙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그리고 이런 일을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로봇 윤리학자 같은 전문가들이죠.작년 말 ‘AI로봇윤리 쟁점-초연결기술의 원리‘를 주제로 대전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김효은 한밭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인지과학철학 전공)는 “인간이 바뀌어야 AI도 바뀐다”며 “AI 학습 과정에서 도덕적 방향을 미리 정해주는 게 필요하고 시장자본 만이 아니라 사회가치 자본의 중요성도 배우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미국의 마켓워치도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직업 중 하나로 ’로봇 심리학자‘를 꼽으면서 이와 비슷한 지적을 했는데요.이 매체는 “현재 인공지능 수준은 실수를 하는 제조자와 비슷한 정도의 오류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GPS 알고리즘이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사용자를 위험에 빠뜨리거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챗봇 서비스가 성차별적, 인종차별적 답변을 내놓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보안용 로봇이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경우도 가끔 발생하기도 합니다. 마켓워치가 말하는 로봇 심리학자의 역할은 로봇이 정보를 수용하고 학습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이해한 뒤 인간과 로봇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완벽한 의사결정과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는 게 마켓워치의 설명입니다. 인공지능이 완벽해지면 완벽해질수록 예상치 못한 사고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죠.

이 글 처음에 언급했던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에서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 앤드류는 인간처럼 사랑과 슬픔, 좌절의 감정을 느끼게 되자 자신이 ‘불량품’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로봇은 인간의 도구일 뿐 결코 감정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규범 때문이죠.이처럼 영화가 상상한 세계에서는 ‘인간적인 로봇’은 기계적인 결함이나 오류로 취급되었지만 다가올 미래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 경쟁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까요.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인공지능과 관련한 다양하고 새로운 직업들이 속속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우리 청소년들이 단순히 기술발전 뿐만 아니라 그에 맞춰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생각이 어떻게 바뀌어 나가는지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는다면 10년 후에는 지금은 없는 멋진 직업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