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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사치가 된 커리어

조회수 2021. 4. 19.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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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동안 상담을 통해 많은 (예비) 엄마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의 고민은 하나같이 같았습니다.

“일도 계속하고 싶고, 아이도 훌륭하게 키우고 싶어요.”

그러나, 팍팍한 현실에 가로막혀 그러질 못합니다. 대부분 ‘직장인과 엄마’라는 역할(그리고 책임) 사이에 늘 갈등해야 합니다. 그러고는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일을 내려놓습니다. 나의 행복보다는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게 엄마입니다.

엄마는 커리어를 가지면 안 되나요?

사람은 나이가 들며 많아지는 역할(책임) 속에서 갈등합니다. 모두 잘하고 싶어서, 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라서, 또는 잘 해내지 않으면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비난 및 비판을 받아서… 등등.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동등한 삶의 무게로 다가온다면 적절히 배분하여 구분하면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맺어진 관계는 역할 대비 책임을 부여하고, 관계된 이들의 기대는 그 책임을 늘 무겁게 합니다. 일정 시일이 지나 적정 수준이 결정되지만, 늘 바라는 것이 바뀌어 종잡을 수 없습니다.


그나마 쉬운 게 ‘일(직장)’입니다. 누군가 나를 대신하여 해줄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일부 책임을 나눠가져 그 부담감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부모’의 역할입니다.


코칭을 통해 만나본 ‘엄마와 직장인을 병행하는 이들’은 똑같이 가정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남자들에 비해 더 많은 책임을 요구받습니다. 엄마기 때문에 포기하거나 당할 것이 더 많았습니다. 엄마기 때문에 아빠보다 더 많은 무언가를 해야 했고, 모성애보다 부성애가 더욱 강력하다는 사회적 통념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다양한 요구사항을 듣고 이행해야 했습니다. 그들은 한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엄마는 커리어를 가지면 안 되나요?

그러나 수십 년 동안 만들어진 문화가, 그 문화 속에서 자라난 우리들의 생각이, 그 생각으로부터 비롯된 우리의 말과 행동이 우리 엄마들의 커리어를 막았습니다.


엄마들이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았음 합니다

엄마에게는 온 마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엄마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주세요.


그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저와 같은 커리어 코치가 아닙니다. 오히려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이 어떤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옵니다.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일’이 아니고서는, 그 일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게다가 그동안 해온 일을 바탕으로 ‘미래의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이 있는 분들에게는 커리어도 엄마만큼 소중합니다. 따라서, 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같이 사는 아빠가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의 도움입니다. 엄마들도 똑같이 밖에서 일을 하고 들어오면 피곤합니다. 육아를 나눠서 하지 마시고 ‘함께’ 하는 것은 어떨까요? 


너무 당연하다고 하지만, 제가 만났던 사례자분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회사를 마치고 집에 와서도 독박 육아 때문에 제가 드린 과제를 하지 못해 수차례 코칭 일정을 연기하기 일쑤였습니다. 아마도 다른 집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직장이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드라마 〈미생〉의 에피소드에도 있지만, 이제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것’이 아닙니다. 온 마을이 도와서 키워야 합니다. 따라서 직장인과 엄마 두 역할에도 충실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합니다.


엄마로서 역할이 중요한 때(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과도한 업무가 배정되지 않도록 하고, 그 기간을 끝내고 난 후에도 새로운 업무 경험의 기회로부터 배제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들이 가진 전문성 및 가능성이 훼손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적절한 기회를 통해 성장할 기회를 주는 것이죠. 그것이 곧 ‘함께 일하는 문화’가 아닐까요? 그래야 공평하고 동등한 기회가 부여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일하는) 엄마들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데 사회가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실시되는 출산장려정책과 폐해를 꼬집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간혹 보면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를 정도로 정체성이 모호한 것들이 많습니다. 경제적 지원도 좋지만, 우리 각자가 그동안 가져온 인식을 개선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실제 지원하는 정책이 아이를 위한 것인지, 엄마를 위한 것인지, 아님 그 모두를 가리키는 것인지를 분명하게 밝혀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지를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마치며

커리어는 인생 그 자체입니다. 단순히 ‘일(직장, 직업 등)’을 일컫는 말이 아닙니다. 커리어가 인생을 좌우하고, 지향하는 인생에 따라 커리어가 결정됩니다.


엄마라는 역할 때문에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며, 생각지도 못한 인생을 사는 이들을 너무나 많이 마주하면서 얻은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그들이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려고 했음에도, 가정과 직장으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 때문에 도중에 포기하는 분들을 너무나 많이 만났습니다.


그렇다고 엄마를 대신할 누군가를 내세워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다만 가정, 직장, 사회에서 엄마기 때문에 여러모로 배려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하길 바라는 데에서 몇 마디 적었습니다. 엄마가 가장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으니까 말이죠.


물론 이걸로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엄마와 직장인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분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기 위함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원문: 이직스쿨 김영학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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