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픽사다움에 대하여

조회수 2021. 2. 9.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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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할 만하지만, 최고작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Intro

한 회사가 제작한 일련의 영화들에 동일한 DNA가 있다면 픽사와 디즈니만큼 그 DNA가 잘 드러나는 회사도 없을 것 같다. <소울>은 픽사의 DNA가 잘 담겨있는 영화다.


픽사가 만든 영화들의 특징으로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가?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정리한다면 따스함, 상상력, 삶에 대한 메시지 정도일 것 같다. 그리고 <소울>에는 이 세 가지 요소가 충실히 들어가 있다.


뉴욕에 거주하는 조 가드너를 통해 탄생 전 영혼들의 영역과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영화는 특유의 상상력으로 다양한 캐릭터와 공간을 창조해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만한 일상의 상황들을 통해 삶의 순간순간이 가지는 가치를 얘기한다. 


또한 지금까지의 픽사 애니메이션이 그래왔듯 영화의 메시지는 가볍지 않지만 이야기 중간중간에는 따뜻한 웃음 포인트도 곳곳에 배치되어 영화를 보는 내내 어느 정도 부드러운 무드가 유지된다.


한편 <소울>의 클라이맥스와 핵심 메시지는 다른 픽사 영화들에 비해 힘을 많이 뺀 느낌이었는데, 이는 영화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픽사다움

이처럼 <소울>은 픽사다움을 간직한 매우 준수한 영화지만, ‘픽사’라는 집안에서 태어난 이상 형님들과의 비교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이번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 피트 닥터 감독의 연출력과 상상력은 여전히 훌륭했지만 <소울>에서 구체화된 상상력은 역시 피트 닥터 감독이 연출했던 <인사이드 아웃>에 비하면 그 디테일에서 아쉬움이 남았고, 메시지의 의미는 충분히 담겼지만 그것이 표현되는 방식의 강렬함이나 깊이는 같은 감독이 연출했던 <업>에 비하면 수치가 다소 낮은 편이다. 감독의 전작들에 감명받은 관객들이라면 모든 부분에서 조금씩은 아쉬움이 남을 만했다.


더불어 주연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명의 캐릭터가 107분의 러닝타임을 대부분 채움에도 캐릭터의 기질과 특성으로 이야기가 전진하기보단 메시지가 완성되기 위해 소모된다는 느낌 또한 남는 것 같아 아쉬웠다.

아쉬움

결론적으로 <소울>은 픽사의 영화를 기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해 줄 수 있을 만한 영화다. 상상력에 기반한 따스한 연출과 의미 있는 메시지는 <소울>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영화적으로도 특별히 모난 곳을 찾기 어려운 작품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픽사의 최고작을 묻는다면 <소울>이 후보지에 오를 일은 없을 것 같다. 


원문: 맑은구름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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