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아이돌 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4가지 결정적 순간

조회수 2021. 1. 18. 17: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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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변은 없었다. 올해도 인기상은 방탄소년단이 가져갔다. 아니었다면 그게 경천동지할 일이었을 것이다. 왜냐고? 케이팝을 좋아한다고 말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이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 거예요?

정말 많은 사람이 방탄소년단을 알고, 그들의 인기를 궁금해한다. 얼마나 궁금했는지 사업적 측면에서 이들의 인기 요인을 분석한 기사도 많이 나와 있다. 특히 빅히트의 IPO 즈음에 정말 많이 쏟아졌다(…) 전반적인 사업적 분석은 그 기사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케이팝 팬으로서는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체감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모두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롭고 참신한 순간들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방탄소년단이 그 유명한 ARMY, 즉 팬덤을 끌어모았던 결정적 순간 4가지를 꼽아보려고 한다.


1. 아메리칸 허슬라이프, 미국 팬의 시작이 되다

방탄소년단이 초기부터 미국의 케이팝 팬을 모으는 계기가 된 예능이 있다. 바로 〈방탄소년단의 아메리칸 허슬 라이프〉다. ‘진정한 힙합 아이돌로 거듭나기 위해 LA로 가서 힙합을 배운다’라는 콘셉트의 예능이었다. 


현지에 가서 몸을 부딪치는 내용이다 보니 한국에서는 호불호가 있었지만, 미국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는 이 예능으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마치 우리나라의 예능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주인공들이 다른 나라 아이돌이었다는 상황과 비슷할 것이다. 


마침 이즈음 케이콘이라는 대규모 케이팝 형사가 미국에서 열렸고, 이 예능을 보고 관심을 가진 케이팝 팬들이 이들의 무대를 보고 팬이 되었다. 이들이 방탄소년단의 미국 팬의 기반이 된다. 글로벌 ARMY의 태동 시절이었다고 보면 된다.


2. 화양연화, 팬이 이입할 수 있는 언더독의 성장 스토리

H.O.T.의 등장 이후 20년이 지났다. 아이돌 산업은 극도로 고도화되었다. 이제는 콘셉트와 스토리의 시대다. 기승전결을 잘 갖춘 성장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은 이 스토리를 가장 잘 활용한 그룹 중 하나다.

2015년, 방탄소년단은 ‘화양연화(花樣年華)' 앨범 시리즈를 발표했다. 청춘의 불안과 고통에 대해서 다룬 앨범이었다. 이즈음 발표한 뮤직비디오에서 방탄소년단은 웃기보다는 울고 소리 지르는 장면이 더 많다. 가사도 방탄소년단 본인들이 직접 작성했기 때문에, 현실의 방탄소년단이 느끼는 감정이라 추측하기 쉬웠다.

좋은 건 언제나 다 남들의 몫이었고
불투명한 미래 걱정에 항상 목쉬었고
연말 시상식 선배 가수들 보며 목메었고
했던 꾸질한 기억 잊진 말고 딱 넣어두자

- 이사 (2015)
어머니는 바다가 푸르다 하셨어
멀리 힘껏 니 목소릴 내라 하셨어
그런데 어떡하죠 여긴 너무 깜깜하고
온통 다른 말을 하는 다른 고래들뿐인데

이렇게 혼자 노래 불러
외딴 섬 같은 나도 밝게 빛날 수 있을까
이렇게 또 한 번 불러봐
대답 없는 이 노래가 내일에 닿을 때까지

- Whalien 52 (2015)

팬들은 이 모습에 자신의 불안을 이입한다. 특히 유달리 언더독 스토리를 좋아하는 미국 팬들에게는 1번에서 다뤘던 ‘아메리칸 허슬 라이프’와 더불어 큰 감동을 선사하게 된다.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 하나가 국경과 인종을 넘어 팬을 끌어모으는 기제가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화양연화 3부작을 통해 한국 팬덤도, 미국 팬덤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시절부터 잘 된 그룹이 아니다. 힘겨워도 차근차근 성장해서 대상까지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팬덤의 코어도가 집약적으로 높아지게 된 것이다.


3. 달려라 방탄: 아이돌 자체 제작 콘텐츠의 탄생

이전에도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한 예능 콘텐츠는 많았다. 2PM의 전설적인 예능 〈와일드 바니〉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예능들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었는데, 방송사와의 합작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전체 회차가 짧은 편이었고 외국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다. 영문으로 제공되는 자막은 당연히 없었다.

일례로 멤버 박재범 탈퇴 당시 방송사가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된 와일드바니 마지막 화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볼 방법이 없다(…)

하지만 유튜브가 등장했다. 그리고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2015년에 아이돌 기획사 최초로 자체 제작 예능 콘텐츠인 〈달려라 방탄〉을 제작했다. 


유튜브니까 정해진 형식이 없고, 길이가 짧아도 되고,  본인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을 수도 있다. 비활동기라도 얼마든지 찍을 수 있다. 영문 자막도, 다른 나라의 자막도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방탄소년단뿐이다. 방탄소년단이 게임을 하고, 상황극을 하고, 각종 퀴즈를 푼다. 팬들은 이 새로운 형식에 열광했다.

<달려라 방탄>으로 시작된 아이돌의 자체 제작 콘텐츠는 아이돌이 팬덤을 유지하는 새로운 돌파구가 된다. 방송 활동을 하지 않는 비활동기에는 팬덤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제는 비활동기에도 자체 제작 콘텐츠를 올리면서 이탈을 막을 수 있다. 더불어 방송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보다 친밀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규모가 있는 아이돌 그룹은 대부분 유튜브의 기획사 채널에서 자체 제작 콘텐츠를 공개한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늘 SNS를 도전적으로 활용하는 편이었다. 기존 유통 채널이 많은 대형 기획사에 비해, 큰 기반이 없는 신생이다 보니 다양한 활로를 찾았던 것이다. 이제는 상황이 반대가 되었다. 대형 기획사가 빅히트와 방탄소년단의 방법론을 채택한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파급력이 얼마나 커졌는지 알 수 있다.


4. 무해하고 친근한 멤버들의 성격

아무리 콘텐츠가 훌륭하고, 그룹 스토리가 잘 구성되어 있어도 멤버들이 매력 있지 않으면 아이돌 그룹은 오래가기 힘들다. 그런데 이 매력이라는 게 참 어렵다. 모든 멤버가 엄청나게 잘생기거나 키가 크거나, 개그맨급으로 웃긴다고 매력이 생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20년 동안 탑으로 군림하는 아라시의 최고 인기 비결은 “멤버 다섯이서 잘 지내서”라는 앙케트 결과가 있다. 이처럼 아이돌 팬들은 ‘유해하지 않게, 자기들끼리 친한’ 아이돌 그룹의 관계성을 좋아한다. 자신의 일에는 열심이지만 팬들에게는 친근하고, 멤버들끼리의 관계도 좋은 아이돌. 방탄소년단이 여러 콘텐츠를 통해서 보여준 모습도 이와 비슷했다.

방탄소년단이 별 웃긴 것도 없는데 15분 동안 웃겨 죽는 영상이다. 이 영상을 추천한 팬의 말에 따르면 “트위터 팔로워 3000만 명에 빌보드 핫100의 1위를 차지한 전 세계 최고의 아이돌도 나와 별다를 게 없어서” 친근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1990–2000년대 즈음의 아이돌 그룹 전략과 지금의 아이돌 전략이 다른 점은 이 부분이다. 직업상의 성취와는 별개로 팬들이 ‘친근감’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방탄소년단은 전 멤버가 SNS 활용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가진다. 비단 유튜브나 브이앱 같은 영상이 아니더라도 자체 팬 커뮤니티 등에서의 소통을 통해 친근감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이게 연예인인지 카톡 친구인지…

적당히 엉뚱한 것도 도움이 된다. 2018년 가요대축제가 끝날 때쯤 재미있는 이벤트가 열렸다. 마지막 무대를 김연자의 〈아모르파티〉가 장식했는데, 댄서가 사정상 못 오르는 것을 확인하자 방탄소년단이 즉석에서 백댄서로 선 것.

유명한 방탄소년단=보라색 공식이 나온 이유도 엉뚱하다. 때는 2017년, 방탄소년단의 대규모 팬미팅을 맞이해 팬들은 응원봉에 보라색 종이를 싸서 관중석을 보라색으로 물들이는 이벤트를 벌였다. 이 광경을 본 멤버 뷔는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 보라색의 뜻이 뭔지 아세요? 빨주노초파남보의 보라색이 마지막 색깔이잖아요. 보라색은 ‘상대방을 믿고 서로서로 오랫동안 사랑하자’라는 의미인데요. 네, 제가 방금 지었어요."

말도 안 되지만… 그렇게 방탄소년단의 시그니처 컬러가 보라색이 되었다. 심지어 팬이 많다 보니 이 말이 널리 널리 전 세계로 퍼졌다.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웸블리 스타디움, 스타드 프랑스 스타디움 등등이 방탄소년단을 맞이하는 의미로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이렇게 창대할 수가 없다.

방탄소년단을 환영하는 의미로 보라색으로 물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마찬가지로 보라색으로 장식된 웸블리 스타디움.

덕분에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굿즈는 대부분 보라색으로 출시되는 상황. 2021년 열린 골든디스크 시상식을 후원하는 큐라프록스도 ‘큐라프록스 골든디스크 리미티드 에디션, 스페셜’을 발매했다(웹사이트 바로 가기). 누구의 취향이든 만족시킬 칫솔 제품이다.

출처: 큐라프록스
큐라프록스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출처: 큐라프록스
이렇게 다양한 보라색 칫솔을 만나볼 기회는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이니, 꼭 확인해 볼 것.

마무리하며

골든디스크 시상식 인기상 수상소감에서 리더인 알엠은 이렇게 말했다.

"저희가 제일 좋아하는 상, 바로 인기상이죠."

이날 방탄소년단은 골든디스크의 음반대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인기상을 수상할 때에도 최선을 다해 감사를 표했다. 인기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만큼, 또 인기를 증명하고자 팬들이 열심히 투표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제35회 골든디스크] 큐라프록스 골든디스크 인기상 - 방탄소년단|JTBC 210110 방송

케이팝 마니아로서 이들이 어디까지 커리어를 갱신할지 궁금하고 또 기대된다. 오랫동안 높은 인기를 구가하길 바란다. 큐라프록스 골든디스크 인기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큐라프록스의 골든디스크 리미티드 에디션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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