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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첫 여성 국회부의장이 탄생했지만 한국 언론 수준은 '고민정 시집 잘가'에 멈춰

조회수 2020. 6. 11. 19: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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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야 할 일이 많은 한국 정치와 언론의 실상

6월 5일 열린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서 박병선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국회 부의장에는 김상희 의원이 당선되었습니다.


원래 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의장단 후보를 선출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경쟁보다는 정리가 필요하다는 당 내부의 여론이 앞서면서 박병석, 김상희 의원이 단독 후보로 등록되었습니다. 등록 당시부터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당선되리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김상희 의원은 헌정사상 첫 여성 국회부의장입니다. 첫 여성 국회부의장이라는 타이틀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 여성 정치인들의 위상이 높아진 듯 보입니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어 보입니다.


역대 최다 여성의원 57명 당선, 그러나 여전히 OECD 최하위권

출처: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여성 정치대표성 강화방안: 프랑스·독일의 남녀동수제 사례분석」 보고서
역대 총선에서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

21대 총선에서 여성 당선인은 57명입니다. 20대 총선 여성 당선자 51명보다 6명이 늘었으며, 역대 최다 여성 당선입니다.


역대 총선 결과를 보면 16대 국회까지도 여성 국회의원 수는 300명 중 6%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17대부터 10%를 넘으며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17대부터 여성 의원이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는 비례대표 선거에서 여성 할당 규정이 도입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대한민국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2017년 기준 OECD 평균 28.8%보다 10% 포인트 낮은 수준입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여성 정치 대표성 강화방안: 프랑스·독일의 남녀동수제 사례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국보다 여성의원 비율이 낮은 국가는 36개 회원국 중 5개국에 불과합니다. 계속 증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남녀 성비에 비해 낮은 수치입니다.


전 세계 여성 국회의장 비율 20.5%

지난 2월 미국 국회의사당에서는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국정연설 원고를 찢어서 책상에 던져 버리는 충격적인 모습이 나왔습니다. 대통령의 원고를 찢은 하원의장은 미국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 의원입니다.


낸시 펠로시는 2001년 여성으로는 처음 민주당 원내총무가 됐고, 이후 2007년 미국 연방 하원의장에 취임했습니다. 2018년 민주당이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며 2019년 또다시 하원의장이 됐습니다. 미국에서 하원의장은 대통령 유고 시 계승 승위에서 부통령 다음으로 권력 3위에 해당됩니다.


국제의원연맹(IPU)의 2020년 자료를 보면 전세계 여성 국회 의장 비율은 278명 중 57명(20.5%), 여성 국회 부의장 비율은 582명 중 147명(25.3%)으로 한국에 비해 상당히 높습니다. 실제로 한국보다 정치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일본만 해도 이미 1993년 도이 다카코 의원이 여성으로는 첫 중의원 의장에 취임했습니다.


한국은 첫 여성 부의장이 탄생했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신기한 일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첫 여성 국회의장 가능할까?

김상희 의원이 첫 여성 국회부의장으로 당선되면서 '여성 국회의장은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도 생깁니다. 한국의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의 다선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는 것이 관례입니다. 21대 국회의장으로 민주당 6선의 박병석 의원이 후보로 추대된 이유입니다.


다선 의원으로 따지면 다음에는 5선의 추미애 의원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당선 횟수가 문제가 아닙니다.

출처: 미디어스
한국 언론의 여성 정치인 보도를 비판한 미디어스의 기사

한국에서 여성 정치인은 정치적인 능력보다는 수동적인 면을 강조하는 보조적인 역할자로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디어스 김혜인 기자의 「고민정 보도는 왜 “시집 잘가”에 집중했나」라는 기사를 보면 언론이 여성 정치인들을 어떻게 대하고 보도하고 있는지 잘 드러나 있습니다. 한국의 언론은 여성 정치인을 외모나 가십거리 대상 정도로만 취급하고, 이는 여성 정치인들을 가로막는 사회적 제약으로 존재합니다.


언론과 사회적인 인식도 문제이지만, 여성 정치인들의 적극적인 정치 능력도 요구됩니다. 실제로 미국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가톨릭 신자임에도 동성 결혼이나 낙태를 적극적으로 찬성했고, 일본 도이 다카코 전 중의원 의장은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평화헌법 수호자였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이 남녀동수제 도입 이후 여성 의원 비율이 증가한 사례를 보면, 앞으로 비례대표뿐만 아니라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여성 후보자 추천 비중을 늘리는 법적 제도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덧붙여 남성과 여성이라는 구분이 의미 없을 정도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여성 정치인이 나온다면, 머지않아 여성 국회의장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원문: 아이엠피터

출처: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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