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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러 치과의사, 강형욱보다 먼저 ‘1세대 개 훈련사’가 된 이유

미소를만드는치과 원장 박창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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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ㅍㅍㅅㅅ 대표):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치과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들었습니다.


박창진(미소를 만드는 치과 원장): 정확히는 야후에 2번째로 등록된 치과 홈페이지였습니다. 제가 뭐 만드는 걸 좋아합니다. 치과도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니 제 적성에 맞았지요. 1995년인가 96년인가 야후에 치과 검색하니 딱 하나 나오기에, 저도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었죠.

그 야후도 이랬던 시절이다(…)

이승환: 장사에는 좀 도움이 되셨나요?


박창진: 초창기에는 등록된 치과가 없었으니 그랬어야 하는데(…) 대학병원 시절이어서 장사(?)하고는 무관했습니다. 이후에는 블로그도 하고 다음에서 카페도 했었죠. 


안타깝게도 사람들이 좀 모이면, 광고하는 사람들이 끼어들고 그렇게 망가지고, 그러면 또 이사 가고 그랬지요. 아직 명맥을 유지하는 티스토리가 마지막 블로그인 것 같습니다. 나우누리 치과방에서부터 지식인까지 무료 상담 많이 해줬네요.


이승환: 무료 상담의 역사가 유구하군요…


박창진: 네, 지식인도 한참 했죠. 제 홈페이지에서도 했고 정말 답글 많이 달았습니다. 지금은 유튜브를 하고 있습니다. 지식인은 처음에 치과 쪽을 하다가, 반려동물 쪽으로 많이 했어요.

블로그를 통해 네이버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TV 동물농장에 등장한 치과의사

이승환: 갑자기 치과에서 웬 개로 넘어가는 거죠;;;


박창진: 사실 치과보다 그걸로 더 유명했던 적도 있습니다(…) TV도 꽤 나왔습니다. TV 동물농장 같은 프로그램들에 출연해서 밥 안 먹는 개, 무는 개 고친다고 전국을 꽤 돌아다녔죠. 나름 중앙일보 등과 인터뷰도 했습니다.

어찌 치과 카테고리 밑에 ‘개와 함께 살아가기’가 있다

이승환: 나름 1세대 개 훈련사인가요…


박창진: 요즘 잘나가는 강형욱 씨가 뜨기도 전이었습니다. 개통령이라 불리는 이웅종 씨가 주름잡던 시절이었죠. 사실 그런 방송은 1주일 찍는다고 하면 5~6일 재연만 찍습니다. 그리고 하루를 주면서 개를 고쳐놓으라 하죠.


그런데 하루 만에 어떻게 고쳐요? 그래서 실제 방송은 굉장히 폭력적이었습니다. 목줄을 잡아당기거나 개를 밀치거나 때려서, 잠깐은 개가 말을 듣는 것처럼 보이는 방송이 많았죠. 촬영 끝나면 달라지는 건 없이 그대로입니다. PD 붙들고 예능인 건 아는데, 제발 제대로 된 교육적인 내용을 방송에 좀 내보내자는 얘기 참 많이 했습니다.


이승환: 그러면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지요?


박창진: 개의 몸에 손을 대지 말고 긍정적인 방법으로 동물행동학과 심리학 등을 이용해야 합니다. 방송에야 원인을 찾아 금방 고치는 걸로 나오지만, 사실 오래 걸립니다. 개가 왜 무는지를 알아내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거든요. 치과 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충치 생겼어요, 하면 금으로 때웁시다, 레진으로 때웁시다…… 


사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충치가 왜 생겼는지 찾는 게 먼저죠. 그래서 이후엔 환경스페셜이나 감성다큐 미지수 등 다큐 프로그램에 주로 출연했었어요.

치과의사보다 이걸로 훨씬 유명했다

개든 사람이든 혼내지 말고 잘한 행동을 칭찬해야 바뀐다

이승환: 치과 의사가 아니라 반려견 교육사 인터뷰가 된 것 같은데… 어쩌다 여기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까?


박창진: 월드컵 즈음 반려견을 들이는 게 유행이었어요. 광고모델로 개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고. 그런데 몇 년 지나니까 버리는 사람들이 늘었고 유기견 관련 카페의 회원 수도 엄청 늘었습니다. 이쁘다고 키웠는데, 강아지가 개가 되고, 귀여운 시기는 지나가고 산책도 시켜야 하고 집도 어지럽히고 뭐 사실 키우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반려견을 어떻게 키우는 게 옳은가, 개는 사람과 어떻게 다른가, 개는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 등등을 공부하게 되었고 그게 동물행동학, 심리학, 동물 보조 치료 같은 것들이죠.

이런 활동을 했다

이승환: 그거 의학적 근거가 있는 건가요?


박창진: 네. 의학적 치료라기보단 보조요법(Therapy)지만, 개와 함께하면 혈압을 낮추고 사회적 관계가 증가해 치매 예방, 우울증 치료에도 좋고…… 뭐 이런 논문은 많습니다. 이렇게 동물이 사람에게 도움 되는 부분들을 부각시키고 그 과정 속에서 동물을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보자는 것이 목표 중의 하나였지요.


개에게 옷 입히고 간식을 많이 주는 것도 옳은 일이 아니고, 개를 목줄을 잡아당기거나 밀치거나 때려서 가르치는 것도 옳은 일이 아닙니다. 개를 사람이 아닌 개로 바라보고, 그 관점에 맞는 교육과 보살핌을 주는 것이 맞습니다. 


잘 교육된 개들을 키우는 분들과 함께 공부하고, 또 함께 보육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에서 동물보조치료활동, 봉사활동을 했죠.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방법으로 훈련하는 과정을 만들어 소위 개 훈련 학원(?)도 했습니다.

시대를 앞서간 진정한 N잡러

이승환: 좋은 거 계속 칭찬하면 잘 먹히나요?


박창진: 네, 긍정적 강화라고 합니다. 이게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은 맞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 관찰과 관심이 가장 중요하고요. 치과도 애 이빨이 썩으면 이 닦으라고 하기 전에, 뭘 어떻게 먹는지 봐야 합니다. 우리 개가 왜 저럴까, 하면 아무 생각 안 하고 매일 5분씩만 개만 바라보고 관찰해 보세요. 무슨 생각으로 뱅뱅 돌까? 귀와 꼬리 모양은 왜 그럴까? 그때마다 다 다른 감정과 생각이 있어요. 이걸 읽어내야 하는 거죠.

박창진 원장이 직접 만든 엑셀, 아이를 키우는 정성으로 강아지를 길러야 한다고

이승환: 꼬리 흔들고 귀 세우면 기분 좋은 것 맞나요?


박창진: 견종 따라서도 좀 다르고, 더 들어가면 개 한 마리 한 마리가 다 다릅니다. 사람도 감정 느낄 때 표정이나 행동이 조금씩 다르잖아요. 꼬리가 흔드는 것처럼 큰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마이크로 익스프레션이라고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영상 속도를 늦춰가며 분석하는 연습도 제법 했었고, 동물 행동학을 공부했기에 남들보단 좀 잘 볼 수 있죠. 하지만 일반인도 유심히만 관찰하면 읽을 수 있어요.


물론 기본적인 공부는 해야 합니다. 우리와 전혀 다른 생명체와 함께 사는데, 그들에 대해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 그저 예쁘다고 외형만 바라본다면, 내 기준으로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치과도 마찬가지예요. 시간을 두고 환자를 관찰하고 소통하면 바뀝니다. 결국 다 시간문제입니다. 노력하고 투자한 만큼 변화가 생기죠.

이승환: 지금도 그 활동은 계속하고 있습니까?


박창진: 10년 넘어 활동했는데 재작년에 접었어요. 이제 일부 대학에서 전공도 생겼고 개를 가르치는 것도 긍정적인 방법을 쓰는 사람들도 늘었고 수의사 선생님 중에 관심으로 보이는 분들도 늘었구요. 우리 단체가 한국에서 이 활동을 제일 오래 또 많이 했지만, 비전문가인 치과의사가 할 만큼은 한 거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그냥 평범한 애견인으로만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로 치과병의원 전문 인테리어 회사까지 만들다

이승환: 아무튼 특이한 일을 많이 하셨군요.


박창진: 그렇긴 하죠. 한때 건축과 인테리어 회사도 운영했습니다.

2005년까지 이런 일을 하고 있었다;;;

이승환: 네-_-?


박창진: 여기 치과도 제가 직접 설계했습니다. 도면 검수도 자재 결정도 다 직접 했죠.

치과라고 믿을 수 없는 디자인

이승환: 건축은 어쩌다가…


박창진: 처음 개원할 때 인테리어를 하려고 알아보니, 치과 전문 인테리어 업체가 없었습니다. 치과 전문 인테리어 영어 원서를 닥치는 대로 사서 읽었죠. 인테리어 업체와 만났을 때 제가 PT를 하고 이대로 해줄 수 있냐고 물었지요. 그 당시 사용하지 않던 어두운 색의 무늬목을 벽에 사용했는데 인테리어 업체에서 반대했습니다. 그런데 3년 정도 지났나? 제가 사용했던 그 자재가 병원에 유행이 되는 겁니다.


이승환: ……


박창진: 또 찾아보니 치과병의원 전문으로 로고 등을 만들어주는 곳도 없어요. 그때만 해도 박치과, 김치과, 중앙치과가 대표적인 치과 이름이었고 로고는 아예 없었지요. 그래서 일단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알바를 줬죠. 병원별로 로고디자인을 해오면 돈을 주겠다, 이걸 또 주변 의사들에게 보여주니 반응이 좋았어요. 


그러다가 디자인 회사 한 곳과 인테리어 회사 한 곳을 합병해 회사를 만들었어요. 병의원 CI를 만들고 디자인작업을 하고 홈페이지를 만들고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병의원 개원을 지원하는 회사를 만든 거죠.

카페가 아닌 치과다(…)

이승환: 은근 사업 수완이 대단하시군요. 그런데 왜 지금은 안 하시죠?


박창진: 인테리어는 정말 좋은 자재 쓰고 좋은 사람 쓰면, 10%도 남기기가 힘들었습니다. 당시 인테리어 업계에서 30% 못 남기면 바보 소리도 있을 때였는데, 그런 상황인데도 뭔가 만들어나간다는 게 재미있어 꽤 오랜 시간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새벽에 현장에 가고, 10시부터 7시까지는 진료하고, 퇴근 후엔 도면 검토하고 결재하고 정말 바쁘게 살았죠. 돈은 못 벌었지만, 그 동안 직원들의 생활을 만들었고 누군가의 사업장을 만들었으니 보람은 있었죠.



박창진: 지금 이 치과가 마지막 프로젝트였습니다. 2010년이었죠. 치과 윗층은 원래 카페를 했어요. 반려동물과 함께 들어올 수 있는 카페로 정기고, 장미여관, 스탠딩에그 등이 제 카페에서 공연했었죠. 종종 지인들과 바비큐 파티도 했고요. 음료나 먹거리도 좋은 재료를 써서 많이 남지는 않아도 손님은 많았는데, 하여간에 3년 전쯤 그만뒀습니다. 지금은 본업으로 돌아와 치과와 치과와 관련된 강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애견동반 카페로도 유명했다

주4일 근무, 환자를 돌보는 게 행복한 병원이 미션

이승환: 돌아돌아 치과의사인데, 어쩌다 이 길을 택하신 겁니까?


박창진: 아버지도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치과의사이신데, 가끔 집에 환자 모형을 들고 오셔서 철사로 뭘 만들곤 하셨어요. 옆에서 남은 철사로 따라 만들곤 했는데 그런 게 재미있어 보였나 봐요. 그래서 유치원 때부터 변함없이 치과 의사가 꿈이었습니다.


이승환: 막상 해보니 어때요? 돈은 많이 벌어도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던데?


박창진: 저는 지금도 재밌습니다. 힘든 건 뭐 일종의 노동이라 그렇지요. 보통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돈 벌자고 하면 괴로운 노동이 되지만 즐거우면 놀이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전 진료를 하는 게 즐겁습니다.

가식적인 미소로 환자를 보는 게 즐겁다 말하는 박창진 원장

이승환: 직원들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박창진: 그렇게 세뇌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렇지만은 않겠지요. 저도 힘들 때는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희 병원은 올해부터 주 4일 진료를 합니다. 쉬는 시간이 좀 늘면 마음이 좀 맑아지고, 모두가 더 집중해서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으니까요.


이승환: 그래도 치료하는데 애 움직이고 하면 스트레스받지 않습니까?


박창진: 그것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애들뿐 아니라 어른도 치료하기 힘들 때는 많아요. 저는 이걸 과제로 받아들입니다. 어쨌든 저 믿고 온 환자인데, 고맙게 생각하고 함께 가야죠. 환자들이 저와 만나며 여러모로 변화해가는 걸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그렇게 해서 큰돈 못 번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어차피 요즘 세상에 치과의사 해서 뭔 큰 부자가 되겠습니까? 반대로 치과의사가 굶어 죽을 가능성도 크지는 않고요.

그래서 부업으로 치과 위층에는 예쁜 카페를 운영했으나 슬프게도 문을 닫았다…

이승환: 병원 생활이 덕질 같군요.


박창진: 그런 느낌도 있습니다. 이곳으로 치과를 옮기며 한 개원식은 좀 달랐어요. 치과의사는 안 불렀어요. 미투데이 한참 할 시절이라 당시 미친(미투데이 친구)들을 불렀죠. 온라인으로 신청받아 한 100명 정도가 와서 바비큐 파티를 했습니다.


덕질이란 게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여 뭔가를 꾸준히 하는 거잖아요? 이 환자가 건강하게 살도록 칫솔질을 가르치고 정기검진을 하고, 뭐 그러다 보면 치료를 받은 분들이 가족과 친구를 소개하고 또 그 분들이 정기적으로 검진받고 오랫동안 저희 치과의 고객이 되는 거죠. 꾸준히 치과를 다니다가 자기 아이를 데리고 오고, 그렇게 오랫동안 인연을 맺은 환자들을 보는게 저는 행복합니다.


리: 그런데 정작 충치 치료는 하지 않고 양치질만 가르친다 들었습니다.


박창진: 음…… 사실 충치치료를 잘 못하는 거죠. 대학을 졸업하고는 안 했으니까요. 손상된 치아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치아가 손상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환자가 칫솔질을 잘하고, 또 생활습관을 바꾸도록 가르치고 돕는 일 역시 의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치과에 온 환자분들이 제게 칫솔질 교육을 받고 입안의 건강과 함께 인생이 달라진 걸 느끼며 고마워할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큰돈은 안돼 보일지 몰라도 적은 돈을 꾸준히 벌고는 있습니다.


올바른 칫솔질 방법에 대한 강의는 아랫글에서 상세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유튜브 강의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해당 기사는 큐라덴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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