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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악당들의 말에는 배려가 있다

1. 악당들은 뭔가 늘 재밌어. "재밌구만. 흥미로워. 재밌는 친구구만."

2,017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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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라쓰>를 보는데 장가 회장님이 그렇게 뭔갈 재밌어하더라고요. 심지어 그게 유튜브 콘텐츠로도 만들어져서 아주 웃겼어요. 그런데 가만히 장가 회장님을 보아하니… 그분에게선 참으로 많은 배울 점이 있었어. 특히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말예요. 그래서 이런 악당 저런 악당들을 살펴보았죠.


아닛? 그랬더니 세상에 악당들이 너무 고급진 커뮤니케이션 스킬들을 구사하고 있는 거야. 그래서 오늘은 세계를 지배하고 약자를 괴롭히려고 하지만 대화에는 배려가 있는 참-츤데레 악당들의 말을 살펴보겠습니다.


1. 뭔가 늘 재밌어.

재밌구만

또경영님이나 장가 회장님도 그렇듯, 대부분의 악당들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항상 모든 상황을 재밌고, 흥미롭게 여기죠.

재밌구만. 흥미로워. 재밌어. 재밌는 친구구만.

주식이 몇 프로씩 떨어지고, 눈 앞에서 자길 욕하고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어도 악당들은 항상 재밌어합니다. 강한 정신력은 물론, 모든 상황을 기회로 여기는 참된 스타트업 마인드가 박혀있는 분들인 것 같아요. 악당 중에서도 특히 보스급, 상무급, 전무이사 이상이 저런 멘트들을 내뱉습니다. 쪼렙 악당들은 바득바득 악담밖에 하지 않는데, 역시 리더는 다르네요.


2. 늘 존칭어를 써줌

장가 회장님도 그렇고 프리더도 그렇고 슬레이어즈의 피브리죠도 그렇고, 거의 끝판왕급의 보스들은 대부분 존칭어를 써줍니다.

오호, 그러셨군요.
무슨 일이시죠?
자네와 이렇게 마주 보고 있으니…

등등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악당들의 나이는 보통 굉장히 많은 편인데, 현실 기준 50살을 넘기거나 판타지 기준 500살에서 2,000살까지 다양합니다. 이쯤 되면 라떼는 말이야 내지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 등등 보자마자 반말 찍찍 해대면서 어디 어린 노무 새끼가, 라고 손을 치켜들어도 시원찮을 것 같은데 악당들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4. 개인의 능력을 인정해줌

<어벤져스>는 스타트업 같아서 각자도생의 느낌이 강하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5명 중 한 명이라도 없으면 필살기를 못 쓴다든가 하는 답답한 문화가 있었습니다. 아니, 지금 한시가 급해 죽겠는데 없어진 놈 찾고 있으면 어떡해. 빨리빨리 처리를 해야지. 이것은 마치 IMF 이후 나타난 사내의 으쌰으쌰 회식문화처럼 보여요. 필요 없는데 굳이 꼭 모여서 손잡아야 하고… 맨날 그런 식이야.


하지만 악당은 그렇지 않아요. 나머지는 나가라고 한 다음 한 명만 따로 불러서 그의 능력에 맞는 지령을 내려줍니다. 얼마나 효율적이고 배려가 깊어요.


5. 차를 줌

밥이나 먹지.
차 한 잔 하지.
장소를 바꾸도록 하지.

등등 일단 사람 만나서 얘기를 할 땐 자초지종과 더불어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어줍니다.


이게 참… 감동이에요. 당장 지금 죽이네 살리네 착한 놈이 이를 바득바득 갈아도 따끈한 우롱차를 내어주는 이 자세. 뭐랄까, 여유가 넘치는 자세. 죽일 때 죽이더라도 밥은 먹이고 죽이자는 먹귀때곱 정신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6. 친절하게 상황을 설명해줘

아 그래서 내가 지는 거구나.

특히 마지막 필살기를 쓰기 전 착한 놈에게 네가 지금 왜 죽는지, 어떻게 죽일 것인지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상대방에게 이런 자세는 꽤 많은 도움이 돼요. 아파서 죽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마음이라도 편해야 할 거 아닙니까. 그래서 출생의 비밀, 숨겨진 이야기, 니가 몰랐던 이야기, 이 필살기의 원리, 정체, 기원 등을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사람이 이런 게 있어야 해요. 혼을 내더라도 왜 혼이 나는 지를 알아야 하잖아요. 가장 짜증 나는 게 이유도 모르는데 자꾸 뭐라 하는 경우거든요.


7. 웃음을 잃지 않음

으ㅡ흐흐흐아하흐ㅏ앙하ㅏㅎ하하하하하ㅏㅎ하ㅏ

죽기 직전이 되어도 악당은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오히려 패배를 발전의 기회로 삼으려고 하죠. 상대방이 어떤 수를 쓰거나 악을 써도 그것에 흔들리지 않고 고심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좌절하거나 울지 않죠.


일단 상황을 파악하고, 화를 내더라도 웃으면서 화를 냅니다. 보통 이 웃음은 굉장히 호탕한데, 잇몸이 다 보일 때까지 입을 벌리고 복식호흡을 이용해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게 웃곤 하죠. 이러한 웃음은 주변 사람들의 긴장 또한 풀어주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주죠. 괜히 막 분위기 잡고 사람 집합시키고 이런 건 중간보스 정도의 쪼렙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8. 기회를 줌

스토커를 하다 실패해도, 대규모 군사를 다 죽이고 와도 착한 놈들은 때가 되면 좌절하고 이젠 틀렸어, 를 외칩니다. 하지만 악당은 그렇지 않습니다. 악당은 절대 소리치지 않아요. 소리는 나부랭이나 치는 겁니다. 악당들은 기회를 주죠. 심지어 이전보다 더 많은 리소스를 줍니다.

이번엔 OO를 데려가서 반드시 쳐부수고 와라.

이런 식이죠. 악당 부하들 중에서 이런 말 듣고 기운 빠지는 애 한 명이라도 본 적 있으세요? 항상 "네! 이번엔 반드시 해내겠습니다!"라고 얼마나 사기 충만해요. 사람이 이렇게 실패에 대한 개런티를 줘야 다음에 성과를 내고 또 퇴사도 안 하고 그런 겁니다.


9. 철학이 있어

히스 레저의 조커도 그랬고,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도 그랬고. 모든 잘 나가는 악당에겐 철학이 있습니다. 자신의 철학을 아주 명쾌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죠. 화법은 또 얼마나 좋은지, 종종 거기에 갈등하고 고뇌하는 히어로의 모습도 그려집니다.


반면, 히어로의 말에 갈등하는 악당 보신 적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빨 까는 것으로 악당을 괴롭힌 것은 나루토 정도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악당은 순간 당황해서 동공만 잠시 커지고 으흠! 정도만 할 뿐 다시 논지를 정비해서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갑니다.


다들 이유가 있고 근거가 있어요. 타노스는 맬서스의 인구론에 감화받는 빌런 중 한 명입니다. 그는 매우 똑똑하고 반박 불가한 논리를 지니고 있어요. 게다가 그것을 실현시킬 힘도 있죠. 말과 실력을 겸비하고 거기에 철학까지 있으니 그렇게 대군을 이끌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10.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고 말해.

다 회사를 위한 일 아니겠나?

악당들은 흥분하지 않아요. 소리 지르고 막 바닥을 치면서 울부짖는 악당 보신 적 있어요? 그들은 늘 발랄합니다. 로이와 로사도 그렇고, 이경영씨도 그렇습니다. 늘 협상을 하고 상대방을 설득시키죠.

국회의원, 해야지.

이런 식으로 상대방의 니즈를 아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죠. 대화를 하기 전엔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잘 파악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악당들은 이런 면에서 아주 훌륭하다고 할 수 있어요. 지금 이 사람이 여의도를 가고 싶은지,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진 않은지, 혹시 돈을 필요로 하진 않는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번외편으로

악당들은 내가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옵니다. 그리고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사라집니다. 때리기 전엔 각오하라고 준비할 시간을 줍니다. 처음부터 힘을 다 쓰지 않습니다. 점진적으로 그리고 계획적으로 힘을 쓰죠.


하아, 멋져. 재밌군. 흥미로워!


원문: 박창선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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