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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과잉대응이 아니다, 2차 유행 없도록 더욱 조심할 때”: 한림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인터뷰

코로나19, 절대 만만한 질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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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응은 절대 과잉대응이 아니다

이승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입니다.


이승환: 전 세계 40–70%가 감염된다는 기사도 떴던데… 코로나19는 막을 수 있는 병인가요?


이재갑: 그 기사는 국가들이 적절한 컨트롤을 안 했을 상황을 가정한 겁니다. 모델링 방식에 따라 감염률은 다르게 예상되는데, 이미 낙관적 전망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백신이 제때 나오지 않으면, 몇 년 흘러 정말 많은 인구가 감염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국가마다 대응 전략이 다르기에 답을 내리긴 힘듭니다.

비관적 예상도 적지 않다.

이승환: 중국에서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코로나19가 잡힙니다. 통계를 믿어도 되는 건지, 아니면 중국이 워낙 통제를 잘한 것인지… 어느 쪽일까요?


이재갑: 중국 인구 대비 8만 명이면 확진자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중국 통계가 완전히 정확하지야 않겠지만, 이미 지역 정상화가 일어납니다. 실제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그럴 수는 없다고 봅니다. 아직 백신과 치료제가 없기에, 중국처럼 틀어막고 바깥에 못 나오게 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긴 합니다.


이승환: 어차피 글로벌로 다 열린 세상입니다. 어차피 코로나19는 계속 유입될 건데, 한국의 대책이 과잉대응이라고 볼 수도 있을까요?


이재갑: 전혀 과잉대응이 아닙니다. 중국처럼 다 틀어막고 난리 치는 나라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일을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처음 겪기에 대응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또 잘했다 못했다고 몇 달은 지나야 판단이 가능합니다. 지금은 어느 방법이 좋고 나쁜지 누구도 판단할 수 없습니다. 국가마다 상황도 다름을 알아야 하고요.



초기 대응 미흡했던 유럽 일부 국가, 더욱 강력한 대응이 필요

이승환: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 코로나19가 너무 빠르게 퍼집니다. 이런 건 나쁜 대응 때문일까요?


이재갑: 그 나라들은 특정 방법을 쓸 타이밍을 놓친 케이스입니다. 그러니 이제 와 어떤 방법을 써도 통제가 안 되는 것이지요. 이미 이탈리아는 군대까지 동원했으니, 중국보다 더 강한 대처에 나선 셈입니다. 초기 대응은 이미 늦었고, 더 나빠지는 상황을 조절할 능력이 있는지의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확진자 증가는 매우 가파르다.

이승환: 초기대응을 제대로 못 한 국가에서는 국가 전역으로 퍼진다면, 인접국에서도 결국 퍼지고 퍼지고가 반복되지 않을까요?


이재갑: 유럽은 정말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유럽은 통합돼 있지만 각 국가가 가진 의료 체계, 응급상황 대비 능력, 의료진의 숫자, 능숙도, 경제 능력이 모두 다릅니다. 독일은 환자 수가 빠르게 늘지만 사망률은 1% 이하입니다.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여력이 잘 갖춰져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독일의 정부와 의료 시스템이 지금의 코로나19 수준을 감당하는 것이죠.


반면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초기부터 중증환자를 감당할 여력이 부족했습니다. 환자가 늘어날 때 의료자원을 잘 분배해서 중환자 진료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앞으로 중증환자가 더 늘어나면 더욱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승환: 일본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재갑: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라, 정말로 잘 막아서 확진자가 적은 건지, 사실은 중증환자들이 넘치는데 소극적인 건지… 아마 3–4주 내에 판가름 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일본이 어떻게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혼자 그래프가 이상한 일본(…)



코로나19, 절대 만만한 질병이 아니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해야

이승환: 개학 연기가 계속 2주씩 이어지는데, 의미가 있을까요? 어차피 학교 언젠가는 가야 할 테고, 그때 되면 또 1명이 집단 감염 일으키기 딱 좋을 느낌도 듭니다만…


이재갑: 2주 뒤 개학할 수 있을지 저도 의문입니다. 당장 한국도 쉽지 않은데, 외국에서 지속적으로 교민들이 돌아옵니다. 여기에서 또 확진자가 늘지요. 당장 들어오면 격리수용 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지역사회 감염도 수그러들지 않은 상태입니다. 미국도 아예 1학기씩 크게 휴교하는데, 개학을 2주씩 늦추는 게 희망 고문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승환: 아예 2주에서 1달 정도 사회적 활동을 몽땅 정지하면 코로나19 잡기 좋다는데, 현명한 선택인가요? 이미 미국에선 집 나가지 말라 하고…


이재갑: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지금, 방법은 사회적 거리두기뿐입니다. 이 외에는 강도의 차이만 있지,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미 모든 국가가 정도와 방식의 차이만 있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합니다.

이미 각국이 강력한 대책을 내놓는다.

이승환: 질본에서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 안 써도 된다는데 어떤가요?


이재갑: 그건 감염 초반이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거주 지역에 환자가 없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제일 좋은 건 마스크 쓸 일을 안 만드는 겁니다. 집에 붙어 있고 사람 안 만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죠. 개학했는데 마스크 안 쓰면 감염이 더욱 쉬워질 수 있습니다.


이승환: 그래도 코로나19 치사율은 낮지 않나요?


이재갑: 이탈리아 사망률이 8%인데 낮다고 할 수 없습니다. 노인인구가 많다고 해도 8%는 8%입니다. 독일과 한국처럼 1% 내외인 국가가 있는 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처럼 5% 이상인 국가가 있죠. 사망률은 단순히 질병에 따른 자연사 확률이 아닙니다. 해당 질병과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의료 시스템 따라 다른 것이지요. 아프리카에 터지면 사망률이 20–30%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빠르게 대처를 잘했을 뿐, 치사율이 낮은 질병은 아니다.



전 세계인을 위해 백신과 치료제의 특허 포기가 필요하다

이승환: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속하게 퍼져나가는데, 전 세계 공조는 어떻게 이뤄가야 할까요?


이재갑: 아쉽지만 전 세계 공조가 가능한 상황이 아닙니다. 다들 자기 나라 관리도 정신이 없습니다. 이미 타이밍을 놓쳐서 국가끼리 도울 상황이 아닙니다. 특히 정책 방향과 자금을 리드해야 할 미국이 휘청거립니다. 미국이 혼돈 상태면, WHO는 기껏해야 가이드라인이나 발표하는 수준입니다.


그래도 선진국은 좀 낫다고 봅니다. 고생이야 엄청 하겠지만 경제적 버퍼가 있기 때문입니다. 통제를 빠르게 잘한 한국이 1–2개월, 중국이 2–3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여타 선진국도 동원할 자원이 많으니, 6개월이 걸리든 1년이 걸리든, 어떻게든 극복하겠죠. 하지만 아프리카, 동남아, 중앙아시아 같은 여유 없는 국가들은 환자 발생이 없다는 게 더 이상한 겁니다. 확진자 카운트도 못 한다는 이야기죠. 그런 국가가 어떻게 버틸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아프리카는 보이지 않는 확진자가 훨씬 많을지도 모른다.

이승환: 개발도상국은 정말 심각하겠네요…


이재갑: 국제적으로 연대해도 쉽지 않은 일인데, 선진국도 그럴 여력이 없으니까요. 에볼라 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이 아닌 접촉감염이었음에도, 콩고와 서아프리카 3개국이 쑥대밭이 됐습니다. 이때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주변국들과 돈을 풀어 1년 만에 해결했지요. 하지만 이번은 전 세계가 아우성이고, 정책을 연대하며 움직일 수 있는 국가가 없으니 개발도상국은 사실상 방치 상태입니다.


또 이들의 문제가 또 선진국을 괴롭힐 겁니다. 각 나라가 아무리 난리 치고 잘한들, 개발도상국에 코로나19가 토착화되면 선진국으로 또 유입되며 몇 년간 고생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막아가며 그 시간 동안 백신을 만들고, 특정 제약 회사 라이선스 없이 아니라 전 세계가 다 같이 치료제를 공유해야 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WHO는 버벅대고 제약회사는 이익을 놓지 않으려 할 테니까요. 그 정도의 연대 없이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여러 회사가 노력 중이지만, 치료제가 나와도 제약사가 특허를 풀어야만 한다.



제2의 대구가 터지지 않도록 전 국민의 협조가 필요

이승환: 묘하게 이런 전염병 유행이 잦아지는 느낌인데, 앞으로 이에 관한 시스템을 어떻게 강화해야 할까요?


이재갑: 정확히는 예측할 수 없던 질병이 발생한 겁니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파급력이 큰 질병이 생길지는 어떤 전문가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에 비하면, 메르스는 병원에서 유행하는 정도였고, 사스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2009 인플루엔저 판데믹도 이 정도는 아니었죠. 이번 일로 전 세계 감염병 대응이 바뀔 거라고 봅니다.

코로나19는 비교 불가의 전염력이다.

이승환: 백신이나 치료제는 언제쯤 나올까요?


이재갑: 정확히는 ‘효과 좋은’ 백신이 나와야 합니다. 딱 한 번에 나오길 기대하긴 힘듭니다. 10개, 20개 다 돌려보고, 제일 좋은 백신이 전 세계 특허 공유로 풀리길 바랄 뿐입니다.


이승환: 마지막으로 전문가로서 일반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재갑: 이미 정도의 차이일 뿐 어느 국가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합니다. 한국도 잘한다고 보지만, 지금 좀 잠잠하다가 나중에 문제 터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서울·경기 지역에 환자 발생 수가 계속 늘어납니다. 이러다 언제 2차 대유행이 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2–3개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으면, 언제 또 대구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지 모릅니다. 힘들겠지만 모두가 최대한 같이 노력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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