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현역 최다 홈런 기록' 주인공의 생애 마지막 타석
데커는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 지명 회의(드래프트) 때 샌디에고로부터 22라운드 지명을 받았습니다. 전체 1순위를 받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워싱턴)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서 이미 653명을 지명한 다음이었습니다. 당연히 메이저리그 데뷔도 늦었습니다.
데커가 처음 메이저리그 경기에 나선 건 지명일로부터 2,288일이 지난 2015년 9월 14일이었습니다. 그해 10월 4일까지 메이저리그에서 8경기를 소화했지만 그 뒤로는 두 번 다시 ‘더 쇼’ 무대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마이너리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콜로라도 – 캔자스시티 – 보스턴 – 뉴욕 메츠 – 애리조나로 팀을 옮겼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마이너리그 13개 팀에서 총 1032경기에 나서 홈런 203개를 때려내면서 현역 마이너리그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가 됐습니다. 사실 이런 기록 보유자가 된다는 건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확률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 데커는 5일 안방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현재 소속팀 리노(애리조나 산하 AAA팀)에 전했습니다.
데커가 마이너리그에서 1,033번째로 치른 이 경기에서 리노는 샌프란시스코 산하 AAA팀 새크라멘토 난타전을 벌였고, 결국 리노는 8-9로 뒤진 채 9회 말 공격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4번 타자 야스마니 토마스(29)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다음 타자 트래비스 스나이더(31)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1사 1루.
이 상황에서 6번 타자 데커가 마이너리그 통산 3,842번째이자 생애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날렸습니다.
어느 쪽이 더 행복한 인생일까요? 메이저리그에서 그저 그런 백업 선수로 버티는 것과 마이너리그에서 아무도 모르는 역대 최다 홈런왕이 되는 것. 인정하기 싫지만 우리 대부분 그렇게 2류로 늙어간다는 건 슬픈 진실입니다. 게다가 성공은 역시 운칠기삼. “누군가 평생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낼 때 다른 누군가는 일주일에 하나씩 터진 바가지 안타 때문에 양키스타디움에 선다.” 감히 말씀드리건대, 어쩌면 그게 인생의 진면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 가슴에 품은 247번째 홈런은 무엇인가요?
그리하여 한 번 더 여쭙습니다. 여러분의 247번째 홈런은 무엇인가요? (아, 참고로 마이너리그 통산 최다 홈런은 247개가 아니라 433개입니다.)
원문: kini’s Sportuge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