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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정리하는 기술: 한 줄 요약의 마법

조회수 2019. 5. 10. 16: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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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은 말로 하는 보고에서도 효과적입니다.

작성자의 설명을 들어야 이해되는 복잡한 보고서라니요


직장 글쓰기는 정보 전달성의 현황 보고서가 다수입니다. 양과 빈도수의 입장에서 보자면 말입니다. 실무자에게 회사의 미래를 바꿀 기획을 시키는 경우는 흔치 않으니까요. CEO의 연설문을 맡기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정보 전달성 글쓰기는 ‘1/4분기 실적 자료’, ‘임직원 교육 프로그램 이수 현황’, ‘신상품 소비자 평가 결과’ 등 주제와 분량이 다양합니다. 여기에는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지요. 기존에 해왔던 양식을 받아서 차분하게 채워나가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1) 첫 줄만 읽어도 상대방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알 수 있도록, 2) 별도의 설명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작성자가 말로 설명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는 너무 복잡한 보고서예요. 예를 보시죠. 다음은 ‘재화 시장별 소비자 시장성과지수 결과’를 설명한 표입니다.

출처: 한국소비자원
「2017 한국의 소비자 시장평가지표 개선 및 생산 연구」

부서원이 이런 보고서를 가져왔다고 해봅시다. 매우 성의 있게, 정성스럽게 만든 표라는 건 알겠는데, 무슨 얘기인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왼쪽 그래프와 오른쪽 표는 도대체 무슨 상관일까요? 왼쪽 그래프의 중간에 재화 시장이 강조되어 있는데 재화 시장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표에 나오는 물품들이 다 재화(財貨) 아닌가요?


오른쪽에 전체 시장 대비, 재화 시장 대비, 평균 평점이라는 세 가지 기준이 있는데 각기 다른 메시지를 보여줍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 판단해야 하는 건지요? 어디까지가 좋은 거고, 어디까지가 나쁜 건가요? 빨간색으로 표시된 건 문제 있다고 보는 건가요? 아니면 ‘▽1’부터 심각한 건가요? 아니면, 모든 항목이 양호한 건가요?

모두 힘을 합해 저자의 의도를 찾아내 보자… 응?

작성자가 설명해주기 전까지는, 그리고 매우 집중해서 듣기 전까지는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노파심에 얘기하자면 저는 이 보고서를 비판하려는 게 아닙니다. 이 보고서는 500페이지 수준의 전문 연구용역이고, 일반 독자용이 아니라 업계의 데이터 및 추이 정보를 축적하기 위한 것입니다. H연구원 분들 파이팅! 저는 쫄보니까 미워하지 마세요^^).



요약은 글을 덩어리별로 보게 하는 강력한 이정표


제가 우리의 고객님(주로 상사)은 늘 피곤하고 산만한 상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인내심은 기름종이 수준으로 얄팍합니다. 회사의 앞날을 결정하는 중대한 일도 아닌 고작 현황 보고자료에 이해력을 총동원해서 집중할 리가 없죠. 그러니 한눈에 궁금한 걸 알아볼 수 있도록 써줍시다.

나는 네가 뭘 궁금해하는지 알지

많은 분이 의외로 안 하시는데 제목 밑에 요약 칸을 만들면 정말 좋습니다. ‘1/4분기 매출 현황’ 보고서가 100페이지가 된다고 해도 결국 궁금해하는 내용은 몇 줄이면 충분합니다.

지난 분기 대비, 작년 동기 대비 □□ 상승(하락).

세부적으로 A 영역 ○○, B 영역은 △△, C 영역은 ○○ 상승(하락).

이 정도면 보고서를 요청한 궁금증은 일차적으로 해결됩니다. 세부 항목을 쓸 때도 제목만 달랑 쓰고 ‘궁금하면 밑에 세부내용을 찬찬히 읽어보시지!’ 이런 식으로 쓰지 마시고 세무 항목 옆에도 요약을 적어주시면 좋습니다. 다음은 제가 추천하는 정보전달을 위한 글쓰기의 기본 구성입니다.

출처: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전체 요약과 소제목만 읽어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자

전체 요약 BOX와 각 소제목만 읽어도 보고서 전체 내용을 파악하는 데 문제가 없지요? 특별히 설명이 필요하지도 않고요.



한 줄 요약은 말로 하는 보고에서도 효과적


요약 BOX와 덩어리별 요약 기술은 보고서를 가지고 들어갔을 때 빛을 더 발합니다. 많은 직장인이 이런 식으로 얘기합니다.

“최 과장. 무슨 일이지?”

“네, 상무님, 요청하신 1/4분기 매출 현황 가져왔습니다.”

“(읽는데 눈에 안 들어와서, 또는 곧 나가야 해서 짐을 챙기며) 매출 실적이 어떻던가?”

“네, 먼저 1페이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매출 현황을 조사한 대상은 총 3,200개 점포이고, 조사 방식은 저희 부서가 여러 전문가에게 의뢰한 조사표를 응답하는 방식으로….”

“내가 지금 시간이 없으니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읽어보지. 그래서 1/4분기 매출이 어떻다고?”

“아……. 3페이지를 보시면 됩니다.”

“어디?”

“3페이지요. 여기요. 세 번째 단락입니다.”

“…….”
좋다는 거야, 나쁘다는 거야? 가라는 거야, 멈추라는 거야?

‘전체 요약+소제목 별 요약 한 줄’로 보고서를 쓴다면 보고할 때도 요약만 읽으면 충분합니다.

(제목) 1/4분기 매출 현황 보고서 가져왔습니다. (전체 요약) 1/4분기 전체 매출은 지난 분기 대비 17% 올랐습니다. 작년 동기 대비도 21% 증가한 수치입니다.

(첫 번째 소제목 요약) 지역별로는 서울 및 수도권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지는데 23% 올랐습니다. (두 번째 소제목 요약) 연령대로는 주요 고객층인 30대와 40대의 구매 비율이 70%에 달했습니다. (세 번째 소제목 요약) 성별은 여전히 여성 고객이 82%로 다수를 차지하지만, 남자 고객 증가율이 35%로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보고서의 요약 덩어리 부분을 손으로 짚어주면서 얘기하면 더 효과적이지요. 설사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가며 급하게 보고할 때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사실 덩어리 요약을 잘하면 말로 보고가 따로 필요 없습니다. 그냥 보면 필요한 정보가 바로 보이니까요.



마치며


『무기가 되는 스토리』의 저자이자 스토리브랜드 컨설팅의 대표인 도널드 밀러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헷갈리면 이미 진 것이다.

자, 우리는 상사의 손에 이걸 살포시 쥐여주고 퇴근합시다.

못 본 넷플릭스가 우리를 기다리지 않는가!

원문: 박소연의 브런치


출처: ㅍㅍㅅㅅ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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