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

연휴에 회사를 비우고 전 직원이 쉬었지만, 회사는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문의 사항은 원격으로 관리하면 됐고, 나머지 서비스들은 짜인 알고리즘대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연휴기간이었지만 ATM기를 통해 실제 현금을 인출할 수 있었고, 인터넷 뱅킹을 통해 세뱃돈을 송금해줄 수도 있었습니다. 맥도날들에 가면 직원 대신 키오스크가 주문을 받았습니다. 연휴인데도 불구하고 온라인을 통해 원하는 물건을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점점 사람이 필요 없는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20만 년 전 인류가 처음 만들어진 후 소수의 몇 명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은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시간을 일하는 데 써야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유희는 소수 지배 계층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었죠. 나머지는 특별한 날짜에 조금 즐길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유희를 즐길 수 있는 계층이 많아질수록 발전된 국가와 사회라는 증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누군가의 유희는 누군가의 죽을 만큼의 노동력과 맞바꾼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200년 전의 산업혁명으로 인해 생산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때부터 일반 대중들도 유희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IT혁명이 일어나면서 생산성을 넘어서 공간의 제약까지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눈뜰 때부터 눈을 붙일 때까지 하루 종일 일하던 생활에서 '근로시간'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고, 주 5일제 근무가 시작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도 2004년 주 5일제가 도입되었습니다. 15년 정도 된 셈이죠.

그리고 최근에는 AI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도입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만 배우던 이상적인 시스템이 현실로 구현되었죠.

제가 대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그때 배우던 Iaas, PaaS, SaaS의 개념이 과연 이루어질까 싶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그 개념이 보편적인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세상이 빨리 올 줄 알았다면 삼성전자 주식을 사놓는 건데(…)

산업혁명 시대에 산유국이 부유한 국가가 된 것처럼, 이러한 시대에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대한민국이 산유국 같은 혜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최근 자동차, 선박, 철강처럼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던 제조업이 박살 났음에도 불구하고 나라가 더 부강해진 것은 이러한 IT산업의 발전에 대한민국의 산업이 잘 대응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생산성은 매우 높아졌고, 노동력의 가치는 점점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사람 대신 시스템, 즉 AI가 대신 일해주는 상황읻 ㅚ었습니다. 근로시간은 계속 줄어들고 있으나 인류의 생산성은 높아지고 있으며, 몇몇 국가들은 주 4일제를 시범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도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안에 주 4일제가 도입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단편적으로 보면, 근로시간이 줄어들 때 사람들을 유희를 찾게 됩니다. 그 유희는 대중적이고 보편적일수록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영화, 게임, 음악, 드라마, 쇼핑은 대표적인 유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들은 지난 15년 동안 20~300배까지 주가가 올랐습니다.

주식은 미래가치를 반영합니다.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상장주식이 이만큼 올랐다는 것은, 그 미래로 가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음악의 경우 스웨덴 기업인 스포티파이가 세계 1위이지만,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주 4일제라면 부동산은 어떻게 될까?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이렇게 주 4일제가 지속된다면 부동산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상상해 보았습니다. 일단 직주근접의 가치는 낮아질 것입니다.

연봉 5천만 원의 직장인이 출퇴근에 2시간을 소비할 경우, 직주근접의 가치는 대략적으로 이렇게 됩니다. 그 사람이 주 40시간을 근무할 경우 시급은 2만 5천 원 정도 됩니다. 이게 이 사람이 쓰는 한 시간의 가치입니다.

하루에 2시간을 출퇴근으로 의미 없이 소비한다고 했을 때, 이 사람이 일주일에 소비하는 시간은 10시간입니다. 한 달이 되면 약 40시간을 출퇴근에 소비하게 됩니다. 이 사람의 시간을 시급으로 계산했을 때 한 달에 100만 원, 1년이면 1,200만 원의 기회비용이 사라지는 겁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면 600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이를 3%로 계산한다면 2억 원 이상의 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더 줄이고 연봉이 높아진다면 기회비용이 더 커지기 때문에, 대출 가능 금액은 더 늘어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출근 시간은 OECD 평균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높으며, 직장도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 4일제가 된다면 출퇴근 동안 소요되는 절대적인 시간이 줄어들고, 이에 따른 기회비용도 줄어들게 됩니다. 앞서 말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발달하고 주 4일제가 결합된다면 출퇴근은 더 자유로워지고 직주근접의 의미도 쇠퇴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부동산은 어느 요소가 더 중요해질까, 생각해 보면 유희와 관련이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놀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합니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환경이 좋아야 하며, 의료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주 4일제가 되면 운동을 하는 인구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야외 활동이 지장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내 활동이 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수영, 스케이트, 볼링, 헬스, 이외 실내 스포츠 프로그램(요가, 스피닝, 필라테스 등)이 잘 갖추어진 대규모 실내 체육관과 종합병원이 있는 곳이 각광받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문: 김현준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