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유전자, 환경, 운: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조회수 2019. 2. 15. 13:1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무엇보다도, 스스로에게 정직하라."

※ Quillette의 「Genes, Environment, and Luck: What We Can and Cannot Control」을 번역한 글입니다.


사회정의활동가들은 ‘당신이 백인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이점인지를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정체정 정치에서 유래한 이 표현이 태생적으로 가진 인종주의는 나로 하여금 ‘그래 나는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 마’ 같은 반감을 가지게 만듭니다. 하지만 이 주장의 더 깊은 의미를 생각하다 보면, 나는 ‘백인’으로 태어난 것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행운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2017년 11월에 그런 내용의 칼럼을 썼습니다. 곧 나를 포함해 성공을 이룬 많은 사람은 수많은 행운을 타고났으며, 이 행운이 대부분 보수주의자의 관점에서 볼 때도 스스로 노력해 얻었다고 할 수 없는 그런 종류의 행운이라는 것입니다. 나는 내 인생에 대해 깊게 생각할수록 내 의지로 얻어낸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보지요. 왜 어떤 사람은 성공하고, 어떤 사람은 실패할까요? 성공한 사람은 날 때부터 영리하고 성실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자라나는 과정에서 야망을 가지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교육받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 모든 것이 그저 운이 좋았기 때문일까요?


이 문제는 수백 년 동안 철학자, 신학자와 보통 사람들이 고민해온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왜 사람들 사이에는 계급이 있을까요? 왜 어떤 사람들은 권력과 부를 누리는 것일까요? 타고난 능력과 운이 명백하게 불평등하게 존재하는 세상에서 진정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정치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할까요?


다른 모든 질문처럼 이들 질문 또한 이데올로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보수주의자들은 ‘공정한 세상 이론(Just World Theory)’이 작동한다고 생각합니다. 곧, 누군가가 성공하고 부를 얻었다면 그것은 그가 성실하고, 영리하고, 창조적이고, 위험을 무릅썼기 때문이며 그 성공은 자기 절제와 규칙적인 생활에 대한 보상이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가난은 그의 게으름, 무지, 상상력 부족, 위험 회피, 그리고 자기 절제와 의지의 부족 때문입니다.


곧 보수주의자들은 ‘이 세상이 이미 공정하며 지금 존재하는 명백한 불공정은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질서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그들이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아야 하며, 곧 공정한 사회는 기회의 평등을 의미할 뿐이고 이러한 기회의 평등이 자연스러운 결과의 불평등을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진보주의자들은 이 세상이 ‘불공정한 세상 이론(Unjust World Theory)’에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이는 성공을 위해 필요한 성실함과 창조성, 위험 감수 등의 특성을 배울 안정적인 가정에서 태어나는 행운을 누린 이이며, 또한 성공으로 이르는 과정에서 뛰어난 친구, 가족 등의 도움을 얻었습니다. 따라서 가난한, 불안정한 가족에서 태어나 지역 사회의 도움을 얻지 못하고 위험한 환경에 처했던 불운한 이들에게 사회는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어 주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들이 가진 타고 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러한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의 차이는 이들이 여러 종류의 사회 제도에 가지는 태도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세상이 이미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보수주의자들은 기존의 제도와 전통, 신앙과 가족, 국가와 애국심을 강조하며 지금의 사회 제도가 놓치는 약자들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을 기존의 질서와 사회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세상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진보주의자들은 권위에 도전하고, 다양성을 지지하며, 신앙과 전통을 종종 비웃을 뿐 아니라 정치 경제적 무질서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세상을 바꾸어 정의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관점 또한 다릅니다. 보수주의자들은 인간의 본성이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반면, 진보주의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토마스 소웰은 자신의 책 『비전의 충돌(A Conflict of Visions)』에서 이런 인간 본성에 대한 관점 차이가 진보와 보수로 하여금 이민, 의료, 복지, 세금, 사법정의, 치안, 전쟁과 같이 언뜻 무관해 보이는 사회 문제에도 서로 다른 주장을 하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인간의 본성이 생물학적으로 정해진 것이라면, 우리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기껏해야 범죄자를 가두고 엄격한 규율을 유지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에 한계가 없다면 사회적 불평등은 불행한 가족관계, 의료와 교육 제도, 그리고 사회 정책의 문제일 것이며 따라서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소웰은 이렇게 말합니다.

본성에 한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사회적 악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충분한 사회적 참여만 있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이유 또한 없을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본성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인간이 본래 가진 악한 본성을 개선하거나 완화할 어떠한 수단이나 전략은 그 자체로 비용을 가지며, 따라서 이를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회적 문제를 만들어내어 결국 모든 시도는 사실상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낼 뿐이라 생각한다.

당신이 인간의 본성에 대한 어떤 이론을 따르느냐에 따라 정부의 규모, 세금, 이민, 의료, 환경, 범죄, 의회, 무역 등의 사회적 정책의 효과에 대한 판단 또한 바뀌게 됩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현실적 관점


2011년 출간한 저서 『믿음의 탄생(The Believing Brain)』에서 나는 정치적 관점을 덜어낸, 인간의 본성에 대한 ‘현실적 관점(Realistic Vision)’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곧 인간 본성은 유전자와 생물학에 의해 상대적으로 한계를 가지지만 또한 가족, 지역, 문화, 사회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유전자와 환경, 문화, 인간의 진화적 역사와 개인 삶의 궤적이 모두 한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인간은 사회 제도를 바꾸어 정부가 원하는 대로 결과물을 바꿀 수 있는 ‘빈 서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누구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수 없을 만큼 생물학적으로 모든 것이 결정된 존재도 아닙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현실적 관점’은 가족, 관습, 법, 사회의 조화를 위한 전통적 제도의 중요성을 부모와 가족, 친구, 지역 사회를 통해 이루어지는 인성 교육 못지않게 중요히 여깁니다. 인간은 두 가지 상충하는 본성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고, 경쟁적이면서 협력적이며, 탐욕적이면서 관대합니다.


즉 인간은 스스로가 옳은 일을 하게 장려할 사회적 규칙을 필요로 합니다. ‘현실적 관점’은 또한 사람들이 유전적 요소에 의해 육체적, 지적으로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따라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으며, 또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 없는 이들은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진정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인생에 운이 미치는 영향에 있어 ‘우연성(contingency)’ 혹은 ‘예측 불가능한 연속된 선행 상태(unpredictable sequence of antecedent states)’라는, 일반적으로 무작위적으로 주어지는 운과는 다른 개념이 있습니다. 우연성은 자연의 법칙인 필연성과 대조되는 개념입니다. 1990년, 나는 역사의 진행을 설명하기 위해 우연성-필연성 모델을 만들었고 여기서 우연성을 ‘계획되지 않은 연속된 사건’으로, 필연성을 ‘제한된 조건하에서 강제되는 일련의 행동’으로 정의했습니다.


우연성은 한쪽에 왕국이 올려져 있는 양팔 저울에 못이 몇 개 떨어지는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는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이며 대체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저울이 기울기 시작할 때 수십만 개의 못이 떨어져도 이를 막지 못하는 것처럼 필연성은 역사의 흐름을 결정하는 강력한 힘입니다. 역사는 우연성과 필연성이 결합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요소의 관계를 표현하는 하나의 용어인 ‘우연성-필연성’이라는 개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개념은 ‘선행하는 조건에 의해 주어지는 일련의 사건이 강제하는 행동’을 의미합니다. 곧, 우리는 우리의 미래 행동을 제약하는 선행 조건들 때문에 전적으로 자유로운 행동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자신의 유전자와 환경, 운 등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여러 요소를 인식하고 이를 바꿀 수 있으며 따라서 완벽하게 결정된 미래를 사는 것도 아닙니다.



우연성과 필연성은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가


다음의 예들은 우연성과 필연성이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2012년 선거를 앞두고 오바마는 버지니아 로어노크에서 다음과 같이 환경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했습니다.

당신의 성공은 누군가의 도움에 의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당신은 인생에서 훌륭한 스승을 많이 만났습니다. 당신을 성공하게 만든 미국이라는 시스템은 많은 이들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누군가가 도로를 만들고 다리를 지었습니다. 당신의 사업은 당신 혼자 만든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이를 가능하게 해 준 것입니다. 인터넷은 스스로 발명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인터넷 회사의 이익은 정부의 기초 연구에 빚지고 있습니다.

오바마는 사회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지만, 이 연설을 듣는 보수적인 사업가들은 ‘내 사업은 내가 만들었소!’라고 외칠 수도 있습니다. 나 또한 내 책은 내가 썼고, 내 잡지는 내가 편집하며, 내 수업은 내가 가르칠 뿐 아니라, 매달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쓰는 칼럼 또한 내가 직접 씁니다. 그 일은 나 이외에는 누구도 하지 않을 일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사회과학자로서 우연과 우연성에 대해서도 생각합니다.


이 일을 할 수 있게 만든 요소 중 내가 어쩔 수 없었던 조건이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하면 숙연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세상에 태어나는 운을 누렸습니다. 세상에 태어날 가능성이 있었던 사람 중에 실제로 세상에 태어난 우리는 수백억 분의 1이라는 확률을 뚫고 태어난, 극히 운 좋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안정된 정치 제도와 경제 시스템, 사회 제도를 가진 국가에 태어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인도에서 낮은 계급으로 태어났거나, 전쟁으로 고통받는 시리아,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소말리아에 태어났다면 나는 지금의 내가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국가에 태어난 이들에게 그 가난의 책임을 그들에게 물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 중에도 스스로 그 나라를 탈출한, 지적이고, 창의적이며, 위험을 감수한 이들은 자신의 삶을 개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안정된 환경에서 좋은 부모님을 만난 행운이 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공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책임감의 가치를 가르쳐준 스승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족이 충분히 부유하다면, 그것 또한 커다란 운입니다. 위험한 동네의 편부모 아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이에게 하버드에 들어가지 못하고 억대 연봉을 받지 못한다고 비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 환경을 이겨낸, 지적이고, 창의적이며, 위험을 감수한 이들은 자신의 삶을 개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자신의 인생을 이끌어줄 교수님이나 멘토를 만나고, 자신을 지지해주고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친구들을 만나며, 높은 보수를 주는 성공적인 직업을 가지게 된 행운이 있습니다. 자신을 이끌어준 스승을 만나지 못한 이들이나, 영리하고 야심 찬 친구를 가지지 못한 이들, 학교를 졸업하고 훌륭한 경력을 쌓지 못한 이들에게 그들의 잘못을 물을 수 없습니다. 사실 그들이 그런 불운을 가지게 된 데는 그보다 앞선, 생물학적, 환경적 조건이 더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성공을 거둔 이들이 자신에게 꼭 맞는 시대에 태어난 행운을 누렸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이 1973년이 아니라 1873년에 태어났다면, 그 정도의 부를 이룰 수 있었을까요? 그들은 여전히 영리하고 열심히 일했겠지만, 그래서 어느 시대에 태어났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성공은 거두었겠지만, 40조의 재산을 가질 수는 없었을 겁니다. 당신이 가진 재능이나 흥미에 지금 세상이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그저 우연성의 결과일 뿐입니다.


오늘날 성격을 기술하는 가장 인기 있는 이론은 OCEAN이라는 약자의 다섯 가지 요소로 성격을 설명합니다. 이는 1)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 2) 성실성(Conscientiousness), 3) 외향성(Extroversion), 4) 친화성(Agreeableness), 5) 신경성(Neuroticism)입니다.


성격에 대한 수십 년간의 이 연구는 한 사람의 성격 중 50%는 유전에 의한 것이며 나머지는 환경과 의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즉 한 사람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성격에도 유전이라는 운은 분명한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운과 우연성은 우리 삶을 다양하게 바꿉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지능과 노력은요?

행동 유전학자들은 지능 또한 성격처럼 적어도 50% 이상이 유전된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 성실성, 목표를 이루려는 마음, 위험을 감수하는 성격이 모두 성공에 영향을 미칩니다. 유전에 덜 영향을 받는 양심이나 야망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들 문화적인 요소들 또한 당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를 가지고 하루를 시작하고 싶지만, 그렇게 태어나는 것도 운의 영역에 속합니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극히 영리하고, 창조적이고, 열심히 일하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한 수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유전자와 환경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왜 그 좋은 유전자와 뛰어난 환경을 가지고 태어난 이들이 실패를, 아니면 그저 그런 삶으로 인생을 마감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흔히 이미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과거에 어떤 일을 했는지 보고 이를 성공의 비밀로 (수많은 자기계발 책들을 보시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학은 이런 접근이 틀렸다고 말해줍니다. 나는 이를 ‘위인전기 편향’이라 부릅니다.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 전기를 보면 이는 분명해집니다. 또 다른 애플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 대학을 중퇴하고 친구와 부모님 집 창고에서 사업을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잡스의 길을 따라간 이들 중 실패한 이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하지만 누구도 그들에 대한 책을 쓰지 않습니다. 한 벤처 투자자는 창고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될 확률을 계산했습니다. 캘리포니아 먼로 파크에 위치한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의 데이비드 코완은 내게 이메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창고에서 시작한 이들이 미국의 1% 소득수준에 들기 위해서는 벤처투자자들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아야 하고, 상장(IPO)에 성공하거나 다른 기업에 인수되어야 합니다. 실리콘 밸리의 경우 초기 창업가들은 평균적으로 15명의 벤처투자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벤처 투자자는 평균적으로 200명의 창업가 중 한 명에게 투자합니다. 즉, 벤처투자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약 1/13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국벤처투자자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334개의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았지만 상장 혹은 인수된 기업의 수는 13%에 불과합니다. 즉  창고에서 시작한 창업가 100명 중 한 명 만이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는 셈입니다.

공항 서점에는 성공한 기업의 비밀을 알려주는 수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2001년 출간되어 400만 부가 넘게 팔린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서 저자 짐 콜린스는 1,485개 상장사 중 지난 40년간 시장을 이긴 11개 회사를 찾아 이들의 성공 비밀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출간된 포모나 칼리지의 경제학자 개리 스미스의 ‘표준 편차(Standard Deviation)’는 짐 콜린스의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합니다. 곧 이미 시장을 이긴 11개 회사의 특징을 찾을 것이 아니라 40년 전 상태에서 성공을 예측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성공한 회사의 특징을 찾는 것은 예측이 아니라 사후예측(postdiction)이 됩니다.


실제로 스미스는 2001년에서 2012년 사이, 짐 콜린스가 꼽았던 11개 위대한 회사 중 6개가 평균 주가보다 성장하지 못했음을 보였습니다. 스미스는 1982년 톰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맨의 ‘엑설런트 컴퍼니(In Search of Excellence)’역시 같은 실수를 범했다고 지적합니다. 그 책은 43개의 ‘뛰어난’ 회사가 가진 8가지 특성을 정리했지만, 이후 그들 상장된 35개 회사 중 20개 회사가 시장 평균보다 못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자유의지와 결정론

그리고 유전자, 환경, 운 외에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가 있습니다. 자유의지와 결정론이라는 다소 까다로운 주제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려 합니다. 이 결정론이 지배하는 우주에서 어떻게 개인이 자신의 의지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으며, 따라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과 책무를 지게 할 수 있는지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네 가지 개념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1. 마음의 모듈 이론: 뇌는 선택을 하는 신경망과 이를 나중에 깨닫는 신경망 등 여러 신경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모든 과정은 하나의 뇌에서 이루어집니다.
  2. 자유거부의지(free won’t): 우리는 충동을 이기고 다른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습니다.
  3. 인과의 그물망의 일부로써의 선택: 자유 의지도 결정론적 우주의 일부이지만, 여전히 자신의 선택에 속합니다.
  4. 도덕적 자유 수준: 선택의 수준은 복잡도의 수준과 매개 변수의 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위의 네 가지 요소 외에 다섯 번째로 ‘자각(self-awareness)’ 곧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써의 자각 능력이 있습니다. 곧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아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더 낫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내적, 외적 변수를 인식함으로써 이러한 조건에 대응할 수 있으며, 아무리 외부 조건이 제한적이라 하더라도 그에 맞춰 반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설명이 순수 결정론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도 그들 스스로 환상이라 생각하는 자유의지가 마치 플라세보처럼 너무나 강력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결정론자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자, 우주의 주사위가 당신에게 유리하게 굴렀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의 노력에 대한 적당한 자부심은 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의 행운에 대한 과도한 자만심 또한 바람직한 행동은 아닙니다. 그저 매사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자신이 불행한 축에 속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 연구는 인생에서 성공보다는 의미 있는 삶, 곧 가족과 친구, 장기적인 목표,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고 헌신하는 삶이 더 가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는 게 한 가지 위로가 될 것입니다. 햄릿 1막 5장에서 폴로니우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스스로에게 정직하라.


원문: 뉴스페퍼민트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