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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명작의 귀환! '바이오하자드 RE:2' 리뷰

조회수 2019. 2. 7.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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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생존 호러 게임

※ 이 글은 IGN 코리아에 실린 글입니다.


1996년 캡콤이 첫선을 보인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생존 호러 게임으로서 좁은 공간에서 좀비와 같은 괴물들을 상대하는 적절한 액션과 길 찾기 퍼즐이 가미되어 단숨에 수많은 호러 게임 팬을 만들어냈다. 당시 〈바이오하자드〉를 어떻게든 입수해 어설픈 영어로 스토리는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분위기 하나에 취해서 맵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돌아다니며 진지하게 몰입하며 즐겼던 기억이 있다.

〈바이오하자드2〉는 저택에서 벗어나 라쿤시티를 배경으로 하게 되면서 게임의 세계관을 더욱 넓힌 작품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배경이 경찰서에서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라쿤시티라는 곳이 어떤 느낌의 도시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게임의 몰입도를 더욱 올려주었다. 〈바이오하자드 3〉에서는 라쿤시티의 다양한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게 했는데 그럼에도 특유의 제한된 답답한 공간이 주는 공포감을 그대로 유지하며 유저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바이오하자드 4〉는 시리즈의 엄청난 변화를 일으킨 작품이었다. 고정된 시점에서 벗어나 숄더 뷰로 변화를 꾀해 이전작들과는 확연히 달라진 변화에 출시 전 유저들의 많은 걱정이 있었으나, 더욱 올라간 액션성과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게끔 하는 적들은 시리즈에 어마어마한 대변화를 만들어냈다. 이후 〈바이오하자드 6〉까지 액션의 비중을 더욱 넓혔던 이 시리즈는 다시 〈바이오하자드 7〉을 통해 폐쇄성이 주는 공포에 초점을 맞추며 초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클래식한 공포 감성을 다시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명작 타이틀인 〈바이오하자드 2〉를 새롭게 리메이크한 〈바이오하자드 RE:2〉는, 클래식한 고정 뷰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숄더 뷰의 활용했고, 제한적인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의 활용하는 원작의 특징을 가져오되 훨씬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중무장한 작품이다. 〈바이오하자드 RE:2〉는 어떤 작품으로서 유저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을지 살펴보자.

어둡고 눅눅한 배경이 당신을 맞이한다

고전 명작의 귀환


〈바이오하자드 RE:2〉는 단순히 높은 해상도와 텍스처의 리마스터가 아닌 〈바이오하자드 7〉에서 효율적으로 쓰인 그래픽 엔진인 RE엔진을 활용함으로써 어둡고 습하며 역겨운 것들이 가득한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낸 리메이크작이다. 레온과 클레어를 주인공으로 펼쳐지는 그들의 탈출기는 이와 같이 훨씬 사실적으로 바뀐 그래픽으로 인해 당시와는 차원이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록 이번 작품에서는 1998년 출시한 〈바이오하자드 2〉 원작의 장점이었던 ‘재핑 시스템’이 빠졌다는 아쉬움도 있으나 이를 상쇄할 만큼 뛰어난 공포 연출과 길 찾기, 퍼즐 요소, 인벤토리 관리 등이 적절히 조합되어 지루함을 느낄 틈 없이 끊임없는 긴장감을 주는 게임으로 만들어냈다.

원작과는 차원이 다른 비주얼을 보여주는 좀비

〈바이오하자드 RE:2〉는 새롭게 제작되는 리메이크라는 이유로 인해 오히려 너무 무리해서 각종 새로운 시스템과 캐릭터, 이야기가 추가되어 나오는 것이 아닌, 고전 명작을 거의 그대로 가져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아이디어와 비주얼을 합쳐, 기존의 〈바이오하자드2〉를 플레이했던 유저들에게는 과거의 플레이를 떠올리게 하는 재미를 주며, 신규 유저들에게는 그야말로 새로운 공포를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리메이크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준 작품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남을 것이다.


시리즈가 거듭할수록 액션성이 강화되며 잊힌 요소였던 ‘제한적 자원과 인벤토리 관리’는 〈바이오하자드 RE:2〉를 통해 오히려 원작보다 더 다루기 힘들게 바뀌었다. 〈바이오하자드 2〉가 상대적으로 넉넉한 탄약과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칼을 사용해서 망설일 틈 없이 눈에 보이는 적을 처리할 수 있었다면, 〈바이오하자드 RE:2〉에서 그런 플레이는 굉장히 위험한 선택이 될 것이다.


주어지는 탄약도 굉장히 제한적이며 칼도 내구도가 생겨 압박을 크게 느끼게 된다. 좀비들 역시 어지간해서는 죽지 않는 높은 생명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발목을 묶는 것이 게임에서 권장되는 플레이 방식이다. 끊임없이 맵을 확인하며 보관함에 어떤 것을 넣고 다녀야 할지 고민을 하면서 탈출을 하는 과정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예전에 보여주던 클래식한 호러 감성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해준다.

창문을 막는 나무판자와 같은 아이템은 부족한 인벤토리를 더욱 압박한다

게임 플레이가 완전히 그대로인 것은 아니다. 레온과 클레어 각각의 캐릭터를 A, B 루트로 플레이하며 새로운 감각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여전하지만 위에서도 서술했듯이 ‘재핑 시스템’은 사라졌으며 소소한 이벤트 장면들이 삭제된 것들이 보인다.


원작에서 등장했던 조연급의 캐릭터들 비중이 좀 더 늘어난 변화도 눈에 띈다. 또한 큰 임팩트를 줬던 몬스터들의 등장 장면들도 달라졌고 무엇보다 경찰서를 비롯한 하수도와 같은 공간들이 원작에 비해 규모가 더 커졌기 때문에 기존에 플레이했던 유저라도 〈바이오하자드 RE:2〉는 그래픽만 바뀐 게임을 한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은 친절해진 플레이


〈바이오하자드 2〉는 기본적으로 친절한 게임이 아니었다. 주어지는 맵은 보기도 힘들고 당시 기준으로도 굉장히 불편한 컨트롤과 퍼즐들은 여간 쉬운 편이 아니었다. 〈바이오하자드 RE:2〉는 이런 점에서는 의외로 유저들을 배려한 친절함이 엿보인다.


특히 친절해진 맵은 굉장히 보기 편해졌다. 맵이 깔끔하게 나올 뿐 아니라 아이템 근처를 지나갔을 때 놓치고 지나갔다면 맵 상에서 아이콘으로 아이템 표시가 나오고, 방에서 해결하지 못하거나 아이템을 남겨둔 게 있다면 빨간색으로 표시가 되어 자신이 진행을 잘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더이상 조사할 것이 없으면 파란색으로 변하는 맵

그럼에도 신규 유저라면 불편한 점들이 많을 것이다. 유저들을 가장 편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이동하면서 조준이 가능해진 조작 방식이다. 〈바이오하자드 2〉는 고정된 위치에서만 적을 조준해 공격할 수 있었는데 이런 불편한 조작감이 공포감과 압박감을 주는 효과도 있지만, 본작에서는 굳이 이런 불편한 조작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이동하면서 조준을 할 수 있고 사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대신 이동하면서 사격을 할 때는 조준점이 심하게 벌어지며 조준이 잘되지 않고 데미지까지 영향을 주는 페널티가 생긴다. 원작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불편한 방식을 굳이 고수하지 않고 변화를 준 점은 다행으로 여겨지는 점이다.



뛰어난 비주얼 환경


〈바이오하자드 RE:2〉에서 눈에 띄는 큰 변화점이라고 하면 역시 비주얼이다. 최근 게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노골적이고 역겨운 고어 효과가 게임을 완전히 장악한다. 원작에 비해 극도로 어두워진 배경은 손전등 없이는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의 시야를 갖고 있으며, 손전등을 통해 잠깐씩 비치는 풍경은 끈적이는 피가 가득한 공간으로서 게임의 공포감을 더욱 올려준다.


여기에 굉장히 사실적인 그래픽을 보여주는 좀비와 괴물들은 리메이크가 주는 가치를 높게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느릿하게 움직이는 좀비들은 어쩔 수 없이 자세히 살펴볼 수밖에 없는데 각각의 피격 부위에 따라 완벽한 물리 효과를 보여주는 좀비들은 〈바이오하자드 RE:2〉의 잔인한 느낌을 부각시킨다.

공격에 따라 달라지는 외관은 잔인하다

인물들의 표정 역시 일품이다. 서양 공포 영화의 느낌을 주고자 노력했던 〈바이오하자드 2〉를 생각한다면 개발진들이 이번에 보여준 연출력은 〈바이오하자드 RE:2〉를 통해서 최고점을 보여주는 수준이다. 온몸을 뜯기며 괴로워하는 경관의 표정이나 영화를 보는 듯한 레온과 클레어의 표정, 좀비의 기괴한 모습까지 게임의 몰입도를 올려주기에는 최고 수준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기괴한 환경을 극대화해주는 것이 바로 사운드 디자인이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 바닥과 핏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좀비 소리, 문이 닫히는 소리 등 여러 가지 사운드 효과들이 끊임없이 플레이어의 귀를 괴롭힌다. 특히 엄청난 존재감을 자랑하는 타일런트가 등장했을 때부터 사운드가 주는 압박감이 굉장해진다. 타일런트가 다가올 때 가슴을 압박하는 BGM과 그의 쿵쿵거리는 발걸음 소리는 천천히 걸어오고 있음에도 굉장한 압박과 긴장, 공포를 준다.

엄청난 위압감을 보여주는 타일런트

최고의 리메이크


출시된 지 21년이 흘러서 다시 리메이크된 〈바이오하자드 RE:2〉는 당시 호러 게임의 문법을 그대로 가져와 시대가 흘렀음에도 여전히 멋진 게임성을 보여준다는 것을 입증했다. 최근 나오는 게임들에 비교하자면 맵이 어마어마하게 넓은 것도 아니고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좀비들이 가득한 것도 아니지만 계속해서 맵을 확인하고 아이템을 찾고 길을 찾으며 생존을 위해서 느릿느릿하게 느껴질 탈출기가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질 정도로 원작의 게임성을 너무나 완벽하게 가져와 재탄생시켰다.


하나의 완전한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2개의 캐릭터와 A,B 루트 시스템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시나리오가 완전히 달라지기보다는 소소한 변화이지만 시나리오 완료 후 따로 플레이할 수 있는 생존자 모드, 두부 모드 등은 플레이어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기에는 충분하게 느껴진다.

개발진들이 원작을 얼마나 완벽히 이해하고 제작했을지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원작의 핵심적인 요소들은 가져오되 지금 시대에 맞게끔 적절한 변화와 사실적으로 변한 비주얼을 합쳐 그야말로 역대 최고의 리메이크라 할 수 있는 작품을 탄생시킨 개발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서 이런 엄청난 비주얼로 〈바이오하자드 2〉를 다시 즐길 수 있게 된 게이머들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THE VERDICT


〈바이오하자드〉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을 다시 재정립한 〈바이오하자드 RE:2〉는 앞으로 리메이크 작품이 어떤 방식을 취해야 할지 제대로 된 기준을 만들어냈다. 사실적인 그래픽과 무서운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극도의 공포감은 생존 공포 게임으로서 이 시리즈의 명성을 드높이기에 충분하다. 제대로 된 생존 호러 게임을 찾았다면 아주 좋은 선택이 되는 게임이다.


원문: IGN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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