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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남긴 것들: 실패했네? 또 해보지 뭐!

그러니 일단, 시도해 보자.
ㅍㅍㅅㅅ 작성일자2019.01.15. | 271 읽음

이번에는 내가 그동안 실패해왔던 경험을 모아서 글을 쓰려고 한다. 할 수 있는 선에서 도전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려고 꽤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렇게 한 이유는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해보고 하는 후회와 아예 시도조차 안 해보고 하는 후회는 큰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아쉬움과 후회로 범벅이 된 인생이 아닌 후회 없이 풍요롭게 삶을 사는 게 내 삶의 목표이다. 해보지도 않고 하는 후회는 남은 인생 동안 계속 머릿속에 맴돌며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라는 걸 항상 기억했다.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것들

그동안 많은 시도를 해왔고, 실패도 많이 했다. 패션마케팅을 공부할 당시 내가 다니던 학교는 뉴욕에 있는 패션스쿨 FIT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있었고 여기에 지원을 한 적이 있다. 다른 유학생들 성공담처럼 당당히 합격해서 뉴욕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정성껏 지원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당시 성적도 좋았고 자소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탈락이었다.


또 다른 예는 내가 살던 동네에 캐스키드슨(Cath Kidston) 스토어가 새로 오픈했을 때다. 이곳 세일즈 어시스턴트 포지션에 지원하기 위해 그동안 브랜드에 관해 리서치한 자료들이 담긴 파일과 이력서를 들고 가서 담당자와 이야기했다. 내가 이만큼 이 브랜드에 관해 공부해왔고 이곳에서 리테일 관련 경험을 얻고 싶다고 어필했지만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졸업하고 풀타임 잡을 구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100개가 넘는 곳에 지원했지만 ‘Thank you for your interest in this position’으로 시작했다가 ‘unfortunately’와 ‘sorry’로 끝을 맺는 불합격 이메일들을 수없이 받았다. 정말 많이!


초반에 실패로 인해 쓴맛을 맛본 후 이러한 도전들이 과연 가치가 있는 것인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차피 실패할 거 뭐 하러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냐는 생각이 당연히 들었다. 하지만 엄청난 돈을 들여서 영국까지 왔는데 이곳에서 공부하고 경험할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 컸다. 한국이 아닌 유럽에서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 그 자체로도, 또한 그것이 실패할지라도 모든 과정이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일단 계속 도전하기로 했다.


영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직업과 관련된 경험을 쌓기 위해 인턴십에 꾸준히 지원했다. 지원한 결과 다양한 곳에서 인터뷰할 기회를 얻었는데 최종적으로 오퍼를 받고 일하게 된 곳은 겨우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열심히 인터뷰 준비를 했는데 떨어졌으니 당연히 속상했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결과보다는 내가 하는 이 경험이 나에게 제공할 기회 즉, 긍정적인 측면에 더 집중하자’를 되새겼다. 불합격 통지를 받을 때마다 이를 기억하며 마음을 달랬고 다시 도전했다.



실패가 남긴 것들

합격 여부를 떠나 인턴십을 지원함으로서 얻는 긍정적인 요인들을 나름 정리해놓았다. 혹시 열심히 준비했는데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면 아래에 있는 리스트를 읽으며 힘내길. 인턴십 까짓것 또 지원하면 된다.


1. 어차피 잡헌팅을 할 때 해야 할 일을 미리 함으로써 나중에 시간을 단축할 기회


졸업 후에 지원할 수 있는 회사가 무엇이 있는지, 어떤 포지션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 회사의 특징이 무엇인지 리서치를 미리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최소한 회사에 관한 정보를 알아야 커버 레터를 쓰고 인터뷰 준비를 할 수 있으니까.


2. 인터뷰 연습을 할 기회


확실히 인터뷰는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늘고 여유가 생긴다. 인터뷰하면서 발견한 나의 부족한 점을 고칠 수 있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해볼 수 있으며, 영어 연습까지 할 아주 유용한 기회다.


3. 현직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


바비칸 아트 갤러리(Barbican Art Gallery) 큐레이터와 ICA 마케팅 매니저, 그리고 이름 있는 디자인 에이전시의 트렌드 리서처를 일반 학생이 1:1로 만나서 대화할 기회를 얼마나 가져보겠는가. 그런데 이것은 인턴십 인터뷰라는 명분 하에 가능했다.


4. 평소 가보기 힘든 오피스를 방문할 기회


캠든에 있는,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온라인 패션 기업 ASOS 오피스와 올드스트릿에 있는 하우스홀드 디자인(Household Design) 에이전시 오피스를 방문해서 업무 환경과 분위기를 엿볼 기회를 학생으로서 언제 가져보겠는가.


5. 질문하는 시간을 통해 직무에 관해 더 알아볼 기회


인터뷰 마지막에 질문이 있냐고 물어볼 때 내가 항상 했던 질문은 “What are the most & least enjoyable aspects of your role?”이었다. 그들의 답변을 들으며 상대방 직업에 관해 더 알아보고 나 자신이 그 직업에 적합한가 생각해볼 기회를 가졌다. 또한 나의 진로에 관한 조언도 구할 기회였는데 그들은 내가 겪는 과정을 모두 경험한 사람들이기에 내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잘 알고 자기의 능력 안에서 대답해주었다.



실패는 기회일 수도 있다

이렇게 정성껏 준비해서 면접을 봤고 노심초사하면서 결과를 기다렸는데 실패의 쓰라린 맛을 보았다면? 그 실패가 당신을 더 적절하고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기회일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자. 당시에는 결과에 실망스러웠지만 오히려 그 결과로 인해 더 옳은 방향으로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를 여러 번 경험했다.


내가 대학원에 지원할 당시에 겪었던 이야기이다. 영국 왕립 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 디자인 히스토리 석사과정을 지원했다가 탈락한 적이 있다. 사실 그 코스는 내가 석사과정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들을 생각하면 공부하기에 적절한 곳이 아니었다.


디자인 전시기획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면서 좀 더 실질적인 것들을 배우고 싶었는데 RCA의 디자인 히스토리 코스는 학문적인 면에 포커스가 맞춰진 곳이었다. 인터뷰 결과는 불합격이었고 다른 학교에서 석사과정을 시작했다.


내가 진학한 킹스턴 대학교의 석사과정은 애초에 원했던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커리큘럼이 있었다. 디자인 히스토리와 뮤지엄에 관한 이론적인 것을 배울 수업과 다양한 전시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수업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RCA에서 탈락했기에 아무 고민 없이 현재 내가 졸업한 학교를 선택하게 되었고 즐겁게 석사과정을 공부했다. 또한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졸업생들이 디렉터로 있는 큐레이팅 에이전시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도 얻었다.


누군가가 ‘만약 그때 합격해서 RCA에서 디자인 히스토리를 공부를 했다면 과연 만족스러웠을까’ 묻는다면 난 ‘No’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그곳은 내 자리가 아니었다. 당시에는 불합격이라는 결과가 실망스러웠지만 나에게 더 옳은 방향으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준 기회였음을 깨달았다.


실패했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고, 시도하지 않았기에 생기는 후회나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얻은 큰 수확으로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꼽을 수 있다. 많이 탈락하고 실패하다 보면 아픔에 무뎌지고 이제는 ‘탈락했네? 다른 데 또 해보지 뭐’라는 일종의 득도 경지에 이른다. 또한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배우는 것들이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이를 통해 얻은 레슨은 삶을 살아가는 동안 나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원문: DESIGN BU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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