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책을 고르는 법

조회수 2019. 1. 2.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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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는 피한다?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에 뜬 포스팅 중 이런 것이 있었다. 쉬는 동안 다 읽어주겠어! 하면서 10여 권의 책을 쌓아놓고 인증한 사진이었다. 깜짝 놀랐다. 절반 정도는 읽기는커녕 샀던 기억조차 없는 책들이었다. 10권 중 읽은 것은 단 두 권. 나머지 8권 중 두 권 정도는 앞부분을 살짝 읽다 말았고, 6권은 아무런 기억이 없는 것을 보니 펴보지도 않은 채로 몇 년 뒤 중고서점에 정리해버렸나 보다.

읽지 않은 책이 쌓여 고인돌이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책을 다시 열심히 읽기 시작했다. 공백 기간이 길었다. 물론 아주 읽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일 년에 대략 10여 권에 불과했다. 올해 읽은 책이 160권에 달하는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차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책을 많이 읽고 그전에는 읽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간단하다. 그때는 책이 재미없었고, 지금은 재미있기 때문이다. 책이 재미있으면 영화며 드라마를 볼 시간에 책을 읽게 된다. 외출하는 것보다 홀로 책을 읽는 것이 더 즐겁게 느껴진다.


반면에 책이 재미없다면? 따로 시간을 내지 않는 한 책을 읽기 쉽지 않을 것이다. 독서가 일종의 숙제처럼 느껴질 것이다. 읽어야지 머리로는 생각하면서도 눈은 TV로 갈 것이다. 독서는 사실 운동처럼 꾸준히 하는 게 좋다고 생각되지만, 말이 쉽지 재미가 없다면 절대 지속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꾸준히 하려면 재미를 느껴야 하는데, 이 재미라는 것이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독서에서 재미를 느끼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것 역시 간단하다. 재미있는 책을 고르면 된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놀랍게도 스스로가 무슨 책을 원하는지 잘 모른다.


눈앞에서는 재미있어 보였던 책이 집에 가면 갑자기 무거운 돌덩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독서의 경험이 없을수록 더하다. 결국 엉뚱한 책을 사거나 빌리고선 조금 읽다가 아 재미없어, 역시 책은 내 스타일이 아니야, 하고 치워두게 된다.


과거의 오늘에 뜬 10권의 책은 지금 보니 내가 절대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책들이었다. 그런 걸 사놓고 읽어보자 했으니 손이 갈 리가 없다.


6년 전 산 책들을 보니 이런 것도 끼어있다. 『오케이 아웃도어 닷컴에는 오케이가 없다』 『장사의 신』. 이 책들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안 읽어봐서 무슨 내용인지조차 모른다. 읽지도 않을 책을 대체 왜 샀을까?


가장 큰 이유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었기 때문일 테고, 두 번째 이유는 업무 관련하여 뭔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지 싶다.


그렇게 충동적으로 주문한 책들이다 보니 막상 주문해서 받았을 때는 손이 안 가는 것이다. 흥미며 관심이 제로! 심지어 이런 시류를 타는 비문학 책들은 나중에 알라딘에 팔아봤자 얼마 받지도 못한다.


그런고로 오늘은 재미있는 책을 고르는 법, 개중에서도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 법에 관해 써보려고 한다. 재미있는 책을 고르려면 안목을 길러야 하는데 일일이 사서 볼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지역 도서관이 상당히 잘 되어 있는데 도서관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활용하는 사람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과거의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서관의 책은 더럽다거나, 보고 싶은 책을 빌리기 어렵다거나, 책이 별로 없다거나 등등.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다만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뿐.

우리의 책 친구 도서관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 참고할만한 팁 8가지를 정리해보았다. 몇 가지는 도서관뿐 아니라 서점에서 책을 살 때도 해당할 듯하다. 물론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기본으로 숙지하고 있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서 하품이 나올 수도 있다.


1. 없는 책은 신청한다

도서관마다 규정이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 1인당 한 권씩은 무조건 사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고 싶은 책이 없을 때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적극 신청하자.


출간된지 1년 이상 지난 책이나, 지역 내의 다른 도서관에 비치된 책은 사주지 않지만 나온 지 얼마 안 된 신간은 대부분 채택된다. 더군다나 신간이 도착하면 신청한 사람에게 최우선으로 연락이 온다.


2. 상호대차 서비스를 이용한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같은 구 내의 도서관 중에 상호대차 서비스를 무료로 시행하는 곳이 많다. 즉 대전 지역을 예로 들면 진잠도서관에 비치된 책을 지역구내의 다른 도서관인 유성 도서관에서 받아보겠다고 신청할 수 있다. 아무리 구하기 힘든 책도 지역구 내의 도서관 중 한 곳에는 있기 마련이므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원하는 대부분 책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


3. 신간 위주로 빌린다

뭐든 신상이 좋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간혹 오래되어도 빛을 발하는 책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대부분의 실용 서적은 1~2년 이내에 수명이 끝나고 문학 또한 오래된 책들은 고루한 냄새를 풍긴다. 게다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낡기까지 했다.


따라서 출간된 지 2~3년, 아무리 길어봤자 5년 이내의 책을 보는 것이 좋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이라면 올해 나온 신간 중에서만도 볼 게 넘칠 것이므로 굳이 오래된 책을 볼 필요가 없다. 


모든 도서관은 주기적으로(한 달 1회 이상) 신간을 구입하며 서가에 따로 신간 코너를 마련해둔다. 도서관이라고 돈이 넘쳐나는 것이 아니니 나름대로 선별을 거친 책들이다.


뭔가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아서 큰맘 먹고 도서관에 왔는데 뭘 읽어야 할지 모르겠으면 이 신간 코너를 잘 살펴보자. 당대의 읽을만한 좋은 서적을 많이 찾을 수 있다.


4. 인터넷 서점에 검색해본다

책을 고르는 것은 오래전 비디오 가게에서 재미있는 비디오를 고르는 것과 비슷하다. 그때는 네이버 평점도, 왓챠 서비스도 없을 때였으므로 비디오 케이스 뒷면의 깨알 같은 글씨를 보고 선택하는 수밖에 없었다.


가끔 대박 나는 와중에 재미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책 역시 표지나 책 뒷면의 설명만 보고서 고르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이때는 알라딘이나 예스24 등의 인터넷 서점에 검색해서 리뷰를 보자. 부지런한 사람들이 이미 서평을 써놓았다. 그것을 참고하면 대략 어떤 책인지 느낌이 온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책에 대한 평가도 모두 다를 수 있겠다.


그러나 적어도 어떤 방향성이나 힌트는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굳이 안 읽어도 되겠다, 싶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모여있기 쉬운 페이스북 등에 검색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5. 보고 싶은 책은 반드시 메모한다

다른 사람들이 서평을 쓴 것을 보면 우와 재미있겠다, 나도 다음에 읽어봐야지 생각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까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 혹은 좋은 노래와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인터넷 서핑 중에, 혹은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책들이 보였을 때는 반드시 따로 리스트업을 해야 한다. 너무 당연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안 하고 있다. 이렇게 써놔도 못 보는 책이 태반이다. 써놓기라도 해야 한다. 참고로 나의 리스트에는 대략 300여 권이 있다…


6. 순수하게 재미를 추구한다

책을 잘 못 고르고, 또 잘 안 읽게 되는 이유는, 책을 지식의 측면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장사의 신』을 읽으면 왠지 장사를 잘하게 될 것 같다거나,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강의』를 읽으면 갑자기 인문학에 대해 해박해질 것 같다거나, 『수학이 필요한 순간』을 읽으면 수학의 진리를 깨닫게 될 것 같다거나, 기타 등등. 때깔 좋고, 읽으면 왠지 똑똑해질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책들.


참고로 인문학에 관심이 없는데 인문학책을 사면 살 때는 몹시 뿌듯하기 마련이지만 결국 안 읽고 어딘가 처박아두게 된다. 관심사와 너무 동떨어지거나, 너무 큰 이상을 품고 책을 골라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내가 관심 있는 것. 집에 가서 소파에 앉아서도 읽고 싶을 만한 책을 골라야 한다.


추리 소설이 될 수도 있고, SF 소설이 될 수도, 공포 소설이 될 수도 있고, 만화책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나에게 재미있는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활자에 익숙해지고 정을 붙이게 되면 자연스레 책을 읽는 저변이 넓어지게 된다.


7. 베스트셀러는 피한다

물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무조건 나쁜 책은 아니다. 훌륭한 책일 확률도 높다. 그러나 베스트셀러는 여러 가지 행운이 겹쳐져야만 탄생하며 대부분의 경우에는 읽는 이의 취향과 상당히 동떨어져 있기 쉽다.


따라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냉큼 집어 들어서는 안 된다. 물론 도서관에서 빌리는 건 돈이 안 들기에 얼마든지 해도 되지만 돈을 주고 살 때에는 심히 주의해야 한다. 한동안 『모든 순간이 너였다』가 온갖 서점의 베스트셀러…무려 2위였다는 것을 기억하자…….


8.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의 서평을 참고한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독서 취향 또한 천차만별이다. 누군가에게는 재미있는 책이 다른 사람에게는 재미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책이 있는지를 일단 알아야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나에게 맞을지 맞지 않을지를 따져볼 수 있다.


따라서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올리는 서평이나 구매한 책의 리스트를 참고한다. 책의 리스트가 파악된 뒤에는 마찬가지로 줄거리나 인터넷 서점의 평점과 간단한 리뷰를 통해 내 취향에 맞을지를 따져볼 수 있을 것이다


원문: 한승혜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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