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노마드 출근 첫날!

조회수 2018. 12. 10. 15: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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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한국에서도 원격근무로 누릴 수 있다.

호찌민에 도착한 첫날. 숙소에 체크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태블릿을 비행기 좌석 주머니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비엣젯에 연락하고 국제공항 분실물 센터에도 연락하고 한 한두 시간은 정신없이 보냈다. 결국 우선 메일만 보내고 깔끔하게 잊기로 했다. 태블릿 분실 관련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나중에 번외로 올려야겠다.

여행지에서는 이동 중에 개인 과실이든 소매치기 등 다양한 상황에 의해 내 것이 내 것이 아니게 되는 순간들이 종종 오곤 한다. 그럴 때는 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는 해볼 수 있는 걸 해보는 게 좋다. 바쁜 날이 아니라면 팀원에게 양해를 구하여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작성한다거나 분실물 센터에 직접 가보는 것 등 시도해볼 수 있겠지만 이것도 수업료라 생각하고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침 6시 30분에 기상해서 씻고 준비해서 7시쯤에 집을 나섰다. 우선 가려고 했던 코워킹 스페이스 쪽을 먼저 향했다. ‘8시 오픈이면 그래도 30분 전에는 열겠지’라는 생각으로 갔고, 조금 일찍 도착했다. 하지만 건물 자체가 굳게 잠겨 있었다. 옆에 경비로 추정되는 분에게 언제 여느냐고 물어보았으나 영어를 할 줄 모르셔서 손짓 발짓 동원해 8시에는 오픈할 거라는 답변을 받아냈다.


이대로 기다리는 건 불안해서 그다음 가까운 코워킹 스페이스를 찾아서 데땀 거리 쪽으로 갔다. 하지만 주소대로 잘 찾아갔는데 도무지 보이질 않았다. 그래도 첫 번째 코워킹 스페이스는 열지 않았을까 하는 희망을 걸어 보며 다시 돌아갔다.

호찌민에서 이틀간 일했던 카페

가는 길에 큰 카페가 하나 보였다. 혹시 몰라 안에 들어가 일하기 알맞은 조건이 있는지 확인했다. 콘센트, 와이파이, 에어컨 체크한 뒤 다시 코워킹 스페이스로 향했다. 여전히 굳게 닫힌 문. 시계를 보니 7시 40분. 일 시작을 늦출 순 없기에 아까 봐둔 카페로 향했다. 바로 자리를 세팅하고 커피를 시킨 뒤 8시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밖이 보이는 창가 자리에서 일했다.

점심은 와이프, 처제와 만나서 데땀 거리의 식당에서 식사했다. 식사 후 둘은 다시 구경에 나섰고 나는 카페로 돌아왔다. 혹시나 코워킹 스페이스가 열렸으려나 해서 한 번 더 가봤지만 건물 자체가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랜덤으로 골라서 들어간 식당인데 맛있었다.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 업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시 쉬었다가 저녁 먹을 겸 호찌민 시내 구경을 나섰다. 카페에서 일한 소감(?)은 딱히 한국 카페에서 일하는 것과는 다르지 않았다. 다만 화장실 갈 때 도난에 대한 걱정이 조금 되어서 자유롭게 가지는 못했다.


다음날은 다른 코워킹 스페이스를 가보려고 했는데 연락해본 모든 곳이 설 연휴라고 열지 않는다고 했다. 결국 다음날도 같은 카페로 가기로 결정했다. 가려고 하는 코워킹 스페이스에는 미리 연락해서 오픈하는지 여부를 알아봐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Tet’이 베트남의 설날을 의미한다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올해 베트남의 설 연휴는 2월 3일 공산당 창립 기념일을 시작으로 2월 5일에 본격적으로 귀성길이 시작되었고, 2월 14일까지 거의 2주 동안 휴일이라고 한다. 덕분에 우리는 딱 연휴 기간과 겹쳐서 이곳에서 지냈다. 우리가 미리 찾아보았던 맛집은 대부분 열지 않았지만 길 가다 고른 식당조차도 맛있었다. 베트남 오기 전 와이프는 할 게 있을까 하는 반응이었는데 음식을 맛보고 베트남에 푹 빠지셨더랬다.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제대로 첫날 해보고 좋았던 점을 써본다.

  1. 걸어서 출퇴근하는 즐거움
  2. 8시 출근 5시 퇴근이 주는 긴 퇴근 후의 삶
  3. 점심시간 현지 음식 골라 먹는 재미
  4. 5시 퇴근 후에 즐기는 호찌민 시내 구경

생각해보면 좋았던 점 중 몇 가지는 한국에서도 원격근무를 하면 충분히 누릴 수 있기도 하다.


원문: 한대용의 브런치


출처: ㅍㅍㅅㅅ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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