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 투하가 해방 상징? 재일한국인 4만 명 죽었다

조회수 2018. 11. 15. 14: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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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해방의 상징으로 남아선 안 된다.

오른쪽에는 폭발하는 원자폭탄, 왼쪽에는 ‘해방’을 기뻐하는 한국인이 그려진 티셔츠. 방탄소년단 지민이 입은 이 티셔츠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먼저 당시 두 번의 원폭 투하로 20만 명이 넘는 일본인뿐 아니라 재일한국인 4만 명이 사망했다(한국인원폭피해자협회 추산, 일본 정부 추산은 한국인 6,500~1만 명 사망). 일본에서 일하다가 그렇게 많은 한국인 또한 죽었는데, 그게 그리도 기쁜 일인가.


생존자들은 피폭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전국에 2,300여 명이 생존해 있다고 한다. 그들은 한국에서도 멸시와 차별을 겪어야 했고, 그 자녀들까지도 가난과 질병에 시달렸다. 유독 원폭 피해자 중 경남 합천 사람이 많아 합천은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며 올해도 ‘원폭 피해자 추모제’가 합천에서 열렸다.


불행히도 미국과 일본은 물론 한국 정부도 원폭 피해자들에게 관심이 없다. 원폭 피해자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실태조사도 없다고 한다. 그들이 받은 보상은 일본 정부가 ‘인도적 차원’으로 지원한 40억 엔이 전부다. 이 돈으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등이 지어졌고 의료비 등을 지원받지만 7~8년 후면 의료비도 고갈된다고 한다.


합천에 계신 원폭 피해자분들이 저 티셔츠를 보면 정말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지민이 별생각 없이 저 옷을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이것이 해방의 상징으로 남아선 안 된다.

출처: SBS
합천의 원폭 피해자 위령소.


입은 지 1년도 더 된 티셔츠를 빌미로 출연을 취소시키고, ‘혐한정서’를 부추긴 것에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본 방송국들의 행태가 옹졸한 것과 별개로 이 티셔츠의 메시지엔 동의할 수 없다.


심지어 미국이 일본 원폭 투하를 통해 전쟁에서 이겼으니까 한국이 해방됐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느낌. 해방을 그저 미국 승리의 산물 정도로 치부하는 관점 아닌가 싶다. 당연히 원폭 사진 대신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이 들어가는 게 맞다. 나는 이 티셔츠가 ‘애국심,’ ‘우리의 역사,’ ‘해방,’ ‘한국’ 이 가치들을 더 퇴색시킨다고 본다.



참고

  • '한국의 히로시마' 된 합천, 그리고 끝나지 않은 고통」, 스토리펀딩
  • 합천, 한국의 히로시마」, 한겨레
  • 몰랐던 사실… 한국은 원자폭탄 피해국이다」, 오마이뉴스
  • "일본도 미국도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사죄·배상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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