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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쯤 1인 사업가에게 찾아오는 멘탈의 진자운동 20

이대로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 되는 걸까?ㅠㅠ →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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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작성일자2018.11.09. | 957 읽음

연말이 되어갑니다. 한동안 제가 글을 안썼죠. 바쁜 탓도 있었습니다만, 사실 쓰고 싶지가 않았어요.


예전만큼 조회수도 안 나오고 계속 디자인과 브랜딩 이야기를 쓰다보니 약간 현타가 온 탓도 있습니다. “이게 내가 말할 수 있는 영역인가, 난 전문가도 아닌데, 난 멍게일까 뭘까” 이런 생각들 말이죠.

난 뭘까

이제 1,2달 정도 남은 2018년의 아슬아슬한 달력을 바라보며 다들 여러가지 감정과 생각들에 잠기셨을 것 같습니다. 제목엔 1인 사업가라고 했지만 이건 제가 1인 사업가니까 그냥 그렇게 쓴 거고, 사실 감수성 풍부한 대표님들이라면 가을 낙엽을 바라보며 한 번쯤은 젖어봤을 법한 생각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 요즘 아래 적어놓은 20가지를 동시에 겪고 있습니다. 아주 원시세포가 된 느낌입니다. 제가 저에게 하는 위로와도 같은 글이니 객관성은 없을 겁니다. 그저 지나가시다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계시다면 함께 위로받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차피 죽을 때 쥐고 갈 돈도 아닌 거, 행복하게 사십시다.

뿌려버리든가

1. 난 부유물질일까

셀카

뭔가 걸림돌이 된 것 같은 기분…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조약돌이나 혐기성세포라든지(얘는 산소라도 만들지..) 실지렁이 같은 존재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는 일마다 실수 투성이에 맨날 뭔갈 두고 오고, 그르치고, 잘못 보내고, 까먹고 등등… 민폐덩어리에 제대로 하는 것도 없는데 힘들기는 오지게 힘들고 딱히 성과도 보이지 않는데 혼자 아등바등대고 있죠.


이럴 때 ‘아냐 난 멋진 사람이야! 난 잘하고 있어!’ 라는 위로와 응원은 별 소용이 없습니다. 그런 말을 들어봐야 “아니야 난 절지동물이야, 해삼… 아냐 해삼은 맛있기라도 하지, 난 중국발 초미세먼지야…”라는 생각만 더 강화될 뿐이지요. 그저 이럴 땐 완벽한 무존재론에 빠져봅시다.

세상에 실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모든 것은 無로 돌아갈 뿐… 허허허허… 잘들 지내시게… 나는 가네…

라는 느낌으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우주다큐를 멍하게 바라보거나, 대자연속에 몸을 내맡기고 나의 하찮음을 실존적으로 느껴봅시다. 별들의 크기 비교 영상같은 걸 보면 더욱 생생하게 나의 작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칼 세이건도 우린 모두 원자의 집합체라고 했습니다. 애시당초 나는 먼지와 다를 바가 없음이다, 라는 것을 인정하고 속 편하게 잠이 들어봅시다.



2. 초심을 잃은 건 아닐까

마이 초심…

지금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뭔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다른 종류의 일이 쌓여가면 ‘초심’을 생각하게 되죠. 하지만 이건 훼이크일 확률이 높습니다.


애초에, 초심이 있었나요? 처음 사업 시작할 때의 설레임과 그 때 사업계획서에 썼던 목적·목표가 있긴 하겠지만, 그걸 초심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사실 일이란 건 하다보니 커져서, 어쩌다보니 아직까지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흘러흘러 여기까지 온 거죠.


이제와서 갑자기 초심을 찾는 건 그냥 지금의 암울함에 대한 책임을 과거에게 묻고 있는 거죠.

내가 초심을 잃어서 지금 이렇게 안되는거야!

아닙니다. 그냥 지금 아다리가 안 맞거나 일을 안 해서 그런겁니다. 초심 탓이 아니예요.


없던 초심을 만들어내면 자괴감만 심해집니다. 과거의 나는 멋졌고 지금의 나는 후져, 라는 생각만 들테니까요.



3.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 되는 건 아닐까

사업가가 돈을 바라보는 건 나쁜 일이 아닙니다. 돈’만’ 바라보는 게 위험한거지. 매출이 안나오고 통장이 작고 귀여운 것을 합리화시키려고 자꾸 돈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거나 매출에 집착하는 본인을 채찍질하는데, 그게 아닙니다.


사업가는 가난한 철학자가 아닙니다. 돈이 있고 그걸 옳은 방향으로 계속 순환시키고 흘려보내는 사람이죠. 사업가의 통장에는 큰 돈이 흐르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 통로가 뭔가 말라비틀어졌다면 그건 고고하고 이슬 같은 게 아니라 그냥 가난한 거예요.



4. 주변사람이 날 떠나지 않을까


내가 떠나지 않으면 떠나지 않습니다. 왜 갑자기 떠나요. 맥락이 없잖아. 물론 연말증후군으로 까칠해져서 아무에게나 시비를 걸거나 5분단위로 죽는 소리를 해대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5. 내년엔 할 게 없지 않을까


저에게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입니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생각을… 작년에도 했고… 제작년에도 했고… 그 전년도에도 했었네요… 아마 올해도 하겠죠. 그리고 내년에도 할 겁니다. 내후년에도 할 거고…



6. 언젠가 아프지 않을까


지금은 안 아픈가…?



7. 아이디어가 떨어지면 어떡하지?


두뇌는 1000억개 정도의 신경세포가 있고 그 배에 달하는 아교세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일세포일 때의 이야기죠. 이것들이 조합되면서 만들어내는 생각의 가짓수를 계산해보시면, 아이디어가 멈출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다만, 정확히는 아이디어가 떨어지는 게 아니라 감이 떨어지는 거죠. 생각에도 유효한 생각이 있고, 아다리가 어긋난 생각들이 있으니까요. 감은 관찰과 생각에서 나옵니다. 매일 같은 사무실에서 같은 사람들과 같은 얘기만 하고 있으면 감이 떨어지기 시작하죠. 시간과 장소와 사람들을 바꿔보세요.



8. 외롭다


흡…



9. 세금 많이 내고싶다


노놉. 세금을 많이 내는 건 바보같은 짓입니다. 탈세를 하란 얘기가 아닙니다. 세금 많이 내고 싶다, 가 아니라 매입 겁나 잡고싶다, 라고 하시는 게 더 현명하지요. 나중에 돌려받을 수도 있고, 비록 내 통장에 모은 돈은 없어도 돈 자체는 슝슝 돌고 있다는 소리니까요. 물론 사업자 통장이 귀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막상 세금 수백만원 낼 일이 생기면… 것도 썩 유쾌하진 않습니다.



10. 나만 뒤처지는 거 아닐까

다른 분들은 막 프리미어, 베가스, 에펙, 어피니티, 맥스, 마야, 스케치, XD 등등 툴도 잘 다루고, 인맥도 쩌는 것 같고, 말 들어보면 일도 잘하는 것 같고 자기들끼리 다 아는 분들이래… 요즘 하는 프로젝트 보면 내가 모르는 이름이 없어, 막 어디랑 뭐 하고 있고 누구 연사님 오시고, 어디랑 쪼인했고 등등….


그러다 하루종일 책상에 멍청하게 앉아서 아이콘 만들고 있는 제 모습이 거울에 비칠 때면… 이루 말 할 수 없이 오천킬로는 뒤쳐진 느낌입니다.


어차피 쫓아가긴 글른 것 같으니, 저는 이 경주를 포기하고 그냥 아무데나 가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왠지 내가 제일 뒤쳐진 각이다 싶으면 고민해보세요. 죽기살기로 뛰어서 한 사람이라도 잡을 수 있는지, 잡으면 뭐가 좋은지, 잡고나면 내 멘탈과 육신은 성할지. 아니다 싶으면 그냥 저처럼 마이웨이를 갑시다.



11. 아무것도 하기싫다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대요. 얼마나 좋아요.



12. 취직하고 싶다

ㄱ나니?

네, 그렇습니다. 저도 거의 매주 한번씩 잡플래닛이 ‘박창선님께 어울리는 채용정보’ 어쩌고 해서 메일을 날리는데 한 번씩은 읽어보고 지웁니다. 사실 대기업을 가보고 싶어요. 하지만 제 스펙으론 어림도 없는데다가,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것이 아깝기도 해서 망설여지죠.


가끔 취직 생각이 들 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3일만 출퇴근 지하철에 올라보세요. 뭔가 결정이 좀 쉬워질 거예요.



13. 난 멍청한 것 같아


똑똑해서 사업하는 게 아닙니다.



14. 저 대표님은 잘나가는데…

… 라고 생각한 저 대표님도 절 보면서 ‘저 대표님은 잘나가는데…’ 할 거예요. 무엇보다 이런 생각이 들 때는 일단 ‘저 대표님들’ 을 보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페이스북도 끊고 인스타그램도 좀 줄이고 잠시 아름다운 코스모스와 중국발 미세먼지를 즐기며 단풍구경이라도 좀 다녀오시거나 한강둔치라도 좀 뛰세요.



15.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하나…

밥을 먹어야 해요

주로 이런 생각은 맛있는 것을 먹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점심을 굶고 저녁10시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녹초가 되어 집으로 가는 길에 주로 드는 생각이죠. 이런 생각은 한우채끝살타다끼와 따뜻한 도쿠리, 시원한 조개탕과 명란소스에 새우튀김을 바삭, 하는 순간 사라집니다.



16. 하루 정도 푹 쉬고싶다


사람이 100년 산다고 치면 거진 30,000일을 사는데 그중 하루 정도도 쉴 수 없다면 뭘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걸까요. 돈은 벌어 무어하며 효율적인 생산성을 만들고 제품을 팔고 사회적가치를 만들면 그게 다 무에 소용입니까… 그러다 톡 하고 승천하면 묘비에 금칠해주는 것도 아니고…



17. 저 사람이 불편해


팔로우를 끊어요.



18. 뭔가 정리가 안돼!

대표님들의 고정 멘트중 하나예요. 정리가 안 된다. 생각해보면 창업 이래 여지껏 정리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그건 마치 영원히 지저분한 내 방과 비슷하죠. 정리가 안 된 게 아니라 내 맘이 복잡한 거예요. 환경과 행동은 전혀 바뀐 게 없습니다. 늘 하던대로 하고 있고, 책상도 늘 똑같죠. 그냥 오늘따라 눈에 거슬리는 겁니다.


이럴 땐 갑자기 화이트보드를 꺼내서 뭔갈 정리하려고 하지 마세요. 일단 명상 앱을 틀고 차를 한 잔 마시며 30분간 유도명상을 해보도록 합시다.


내 눈이 심란한데 화이트보드에 뭔갈 정리한들 그게 마음이 들 리도 없고, 들었다고 해도 내일이면 다시 흔들릴 것들입니다. 불안한 눈빛은 잠시 감는 것이 좋아요.



19. 사람을 뽑아야 하나

새로운 사람은 무서워…

지금 힘든 게 혼자여서 힘든 걸까요? 사람이 부족해서 힘든 게 아닐겁니다.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단도리하느라 힘든 걸테고, 사람이 없다면 나를 단도리하느라 힘든 거겠죠. 그러니 일단 있는 사람부터(나 포함) 잘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을 들이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들이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건 그 사람의 인생 내내 쌓았던 수많은 능력과 경험도 받아들이는 거지만, 다른 말로 하면 그 만큼의 고민과 아픔, 문제와 단점도 함께 받아들이는 거거든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20. 졸려


이번 주말에 10시간을 잤고 어젠 2시간을 잤다고 해봅시다. 그럼 합쳐서 12시간이니 하루 6시간씩 잔 걸까요?


우리 몸은 데이터요금제가 아니예요. 이월되거나 합산되지 않습니다. 졸린데에는 졸린 이유가 있죠. 그리고 그 이유는 꽤나 명백합니다. 참고로 졸림에 대해서 몇 가지 얘기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졸린 건 수면과 큰 연관이 있지만, 나머지 요소들의 영향도 굉장히 큽니다. 수면의 질과 시간, 규칙성이 제일 큰 문제고 수분부족으로 인한 탈수현상일 가능성도 있어요.


오늘 하루 물 몇 잔 마셨는지 생각해보세요. 냉각수가 없으면 자동차도 과열되고 퍼집니다. 영양소부족이나 빈혈, 호르몬계통의 문제도 커요. 특히 생리나 가을 탐, 봄 탐, 여름 탐, 겨울 탐 등은 내분비계를 힘들게 합니다. 졸리고 피곤하죠.


졸린 것과 피곤한 것은 다릅니다. 하지만 몸은 그걸 쉽게 착각하죠. 잠이 필요한 게 아니라 역으로 운동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피가 끈적해지고 장기들의 활동성이 떨어지면 소화도 안되고 피곤해요. 독소가 땀으로 빠지지 않으니 간에 무리가 가죠. 라고 병원샘이 얘기해주셨습니다. (각색함)

대표님들 화이팅ㅠㅠ!


놓치지 말아야 할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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