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추천해달라는 분들 많아서 쓴 글

조회수 2018. 10. 22.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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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찍어본 다음에 사도 늦지 않다.

요즘 카메라 추천해달라는 분들이 온·오프라인에 많아서 정리할 겸 몇 자 적어본다. 중간중간의 사진은 모두 5D로 찍은 것들이다. 카메라를 구입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좋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자 하는 동기, 나머지 하나는 가용 예산이다. 이 두 개가 명확해지면 카메라를 고르는 데 훨씬 수월하게 후보군을 좁힐 수 있다.

자 이제 카메라를 찾으러 가볼까

1. 사진을 찍고자 하는 동기


일상에서 좀 더 좋은 화질의 사진을 찍고 싶어요


→ 최근 2년 이내에 출시된 스마트폰+스마트폰용 삼각대면 충분하며, 주광에서의 풍경 사진은 대형인화를 할 목적이 아니라면 웹용 및 손바닥 크기의 사진 인화용으로 충분한 퀄리티의 사진을 뽑아낼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화질이 떨어져 보이는 대다수 이유는 사진을 찍을 때 손 떨림이 미세하게 발생했다거나, 스마트폰 렌즈 부위를 지문 등으로 더럽혀서 렌즈가 제대로 성능 발휘를 못 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스마트폰용 삼각대와 렌즈 닦기를 지참하면 이전보다 훨씬 나은 화질의 스마트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요즘 스마트폰은(아이폰을 제외하고) ‘프로모드’라고 하여 직접 ISO(감도)와 조리개, 셔터스피드를 직접 조절할 수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름 이 분야의 대가라고 볼 수 있는 안태영 님의 저서가 사진을 찍는 데 도움 된다. RX100 같은 카메라 괜찮냐고 물어보시는 분들 많은데, 스마트폰으로 찍을 수 있는 사진과 비슷한 사진을 화질이 조금 더 좋게 찍는 고급 똑딱이일 뿐이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그 있잖아요, 사진 찍으면 배경 확 날아가고 인물만 딱 보이는 그런 사진요!


→ 최근 2년 이내에 출시된 스마트폰 중 듀얼렌즈가 장착되어 있는 아이폰 X, 아이폰+ 시리즈, 갤럭시 S+ 시리즈, 갤럭시 노트 시리즈 등에서 소프트웨어 처리를 통해 아웃포커싱(초점이 안 맞은 피사체 뒤의 배경을 흐리게 하는) 사진을 만들 수가 있다.


실생활에서 간단한 정도의 상반신 아웃포커싱 정도는 무난하게 처리하는 수준이라 무리는 없지만, 그런 소프트웨어적인 이미지 처리 말고 광학적으로 찍기를 원한다면 이제 DSLR이나 미러리스, 혹은 일부 단초점(줌이 안되는) 카메라 구입을 고려해야 한다. 이제 카메라를 결정하기 위해 2번으로 가자.

카메라는 들고 다니는 맛이 있어야지, 무조건 예뻐야죠!


→ 후지 카메라 사세요. 한형기 님한테 물어보시면 됩니다. (도망)



2. 가용 예산


100만 원 내외: 캐논 200D + 35mm f2.0 IS(일명 사무방)


→ 넌 캐논 안 쓰면서 왜 캐논 추천하냐고 욕하지 마시고(…) 이전에 마루토스 님께서 초심자용으로 추천해 주셨던 조합인데, 캐논의 듀얼 픽셀을 채용한 가장 저렴한 모델 + 밝은 조리개의 손 떨림 방지 기능이 장착된 단렌즈 조합으로 사진을 처음 시작하면서 적당히 아웃포커싱도 하고 무난한 이미지를 뽑는데 좋은 조합이다.


실제로 지인에게 추천해드리고 매우 만족스럽게 쓰시는 중이다. 여기에 풍경 사진 조금 찍고 싶으면 10만 원도 안 하는 번들렌즈 사면 된다. 카메라 좀 아는 사람들은 캐논을 욕할 수밖에 없지만, 스위블 액정 + 무난한 Jpeg 화질 + 듀얼 픽셀을 이용한 쾌적한 AF + Wifi 등 기타 편의성 면에서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라 추천.

200만 원 내외: 캐논 6D mark 2 + 50mm f1.4(일명 쩜사)


→ 또 캐논 추천하냐고 욕하지 마시고(…) 가장 저렴하면서 무난하게 찍을 수 있는 풀 프레임 구성이다. 풀 프레임 + 스위블 액정 + 가벼운(?) 무게 + 무난한 Jpeg 화질 + 듀얼 픽셀 + Wifi + GPS 등 편의 기능에 있어서 타 브랜드를 압도하면서 가격까지 경쟁력 있어 결국 최선의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저 조합으로 사진을 찍으면 아웃포커싱에 대한 갈증은 싹 잊히고 너무 배경 많이 날아간다고 그냥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고 싶어지기도 한다.


300만 원 내외: 소니 A7 mark 3 + Zeiss Sonnar T FE 55mm f1.8 혹은 Tamron 28-75mm f2.8


→ 사실 이 정도의 예산이 있는 분들은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을뿐더러, 워낙에 선택지가 다양하기 때문에 취향의 영역이라고 보면 된다. 칼자이스 렌즈를 선택하는 경우에는 극강의 화질과 아웃포커싱을 얻을 것이다. 뒤의 탐론 조합은 현재 내가 사용하는 조합이라서 넣어봄.

사실 카메라 구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추천받은 카메라를 사 놓고 부지런히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고, 틈틈이 사진에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고, 촬영한 사진 파일을 컴퓨터에 저장하고,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적절히 골라 편집하고, 그중 마음에 드는 사진을 몇 장 골라 인화하고…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즐기고 꾸준히 유지할 자신이 있는가’다.


기껏 카메라를 샀다가 몇 장 찍어보지도 않고 보관함에서 미개봉 신품 급으로 잠들어 있다가 중고장터에 나오는 주인 잘못 만난 카메라가 수도 없이 많다. ‘지금 손에 든 카메라가 가장 좋은 카메라입니다.’라는 말은 그래서 항상 진리인 것이다.


충분히 사진공부를 하고 지금 가진 스마트폰으로 이리저리 찍어보면서 나에게 필요한 카메라가 무엇인지 숙고한 다음 카메라를 구입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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