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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 시대 유럽에는 초식 곰이 살았다

조회수 2018. 8. 10. 16:5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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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이전에도 초식 곰은 있었다는 이야기!
출처: Madrid Scientific Films
스페인에서 온 ‘데네링거 곰’의 완벽한 두개골 모습.
출처: Centro Mixto UCM-ISCIII
A는 데네링거 곰 수컷의 두개골이며, B는 전형적인 동굴 곰 수컷의 두개골. 많은 점에서 비슷하지만 일반 동굴 곰의 두개골이 더 크고 튼튼하다.

초식곰이라고 하면 다소 이상하지만, 선사 시대 유럽에는 실제로 초식곰이 살았습니다. 초식 동굴곰 vegetarian cave bear (Ursus spelaeus)이 그 주인공으로, 대략 12.5-1.2만 년 전 유럽에서 주로 식물성 음식을 먹고 살았습니다. 본래 곰이 잡식 동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닌 게 많은 육식 혹은 잡식 동물이 초식 동물로의 변신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식물은 소화시키기 어렵지만, 대신 자연계에 대량으로 존재해 쉽게 구할 수 있는 먹이입니다. 따라서 팬더나 고릴라처럼 본래는 초식 동물이 아니었지만, 큰 덩치를 유지할 목적으로 초식성으로 전업해 나름 성공을 거둔 동물도 많습니다. 하지만 곰이 어떤 과정을 거쳐 초식 동물로 변신을 시도했다 결국 사라지게 됐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그렇다 판다도 원래는 포악했다 (아님)

독일과 스페인의 과학자들은 초식 동굴곰의 직접적인 조상으로 여겨지는 데닝거 곰 Deninger’s bear (Ursus deningeri)의 두개골 화석을 마이크로 CT를 이용해 상세히 복원했습니다.


그 결과 데닝거 곰의 턱과 두개골이 그 후손이라고 생각되는 유럽 초식 동굴곰과 매우 흡사한 구조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따라서 데닝거 곰 역시 초식 곰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유럽 초식곰의 역사는 50만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초식곰이 일시적이 아니라 이렇게 오래 살았다면 빙하기와 간빙기 사이를 뛰어넘는 이점이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동물성 먹이를 구하기 쉽지 않고 식물성 먹이가 풍부한 환경이 영향을 미쳤을지 모릅니다. 물론 경쟁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생태학적 지위를 노렸을 수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먹이를 선택해서 경쟁을 피하고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은 유명한 다윈 핀치의 사례에서 보듯이 종의 분화를 촉진하고 생태계를 더 튼튼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발견된 데닝거 곰의 골격이 그외 다른 유럽 지역과도 조금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당시 곰의 다양한 분화는 지금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거대한 매머드와 동굴 사자, 그리고 초식곰이 활보했던 고대 유럽 생태계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요롭고 복잡했을 것입니다.


원문: APERTURE LABORA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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