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후보정을 해보자

조회수 2018. 8. 1. 14: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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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정, 취미 사진가의 새로운 세상

최근에 사진에 취미를 가진 지인을 우연히 다시 만난 일이 있습니다. 저보다 사진 취미도 오래되고 같은 캐논 장비를 쓰다 보니 장비 조언도 얻고 했었는데 사는 게 바쁘다 보니 본지가 오래되었습니다. 같은 카메라 취미가 있으니 요즘은 어떤지 물었는데 어느 순간 재미를 잃어서 카메라를 들고 나간 지 오래되었다 합니다.


사진 취미를 처음 가졌을 때 아이들 사진을 담는 게 그저 즐겁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더 잘 담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둘 렌즈를 추가하고, 결국은 풀 프레임을 가지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대다수 아빠 사진사들이 가는 길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비질에는 늘 돈이 많이 들고 설령 새로운 렌즈나 바디를 손에 넣더라도 익숙해지고 나면 또 사진이 변하지 않아 고민하기를 반복합니다. 그러다 사진 찍는 것보다 장비를 사고파는, 이른바 장비질에 취미(?)를 두는 경우도 있죠. 점점 흥미를 잃어서 카메라를 장롱에 넣어두고 1년에 한두 번 꺼낼까 말까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무엇이 되었든 한창 재미있고 즐거웠던 취미도 큰 변화가 없으면 점차 질려가기 마련인가 봅니다. 저 역시 오막삼에 만투와 신계륵까지 지르고 나서 한참 사진 취미가 너무 재미있다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스피드라이트를 배우는 재미도 잠시 붙여보았으나 그 분야는 워낙 어렵기도 하고 사진에 큰 진전이 없으니 슬슬 카메라가 장롱에 들어가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웹에서 누군가 아이들 사진을 정말 “우와” 소리 나오게 리터칭한 것을 보았고 사진 후보정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직 후보정을 해보지 않은 취미 사진가라면 슬슬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취미를 오래 가져가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사진 리터칭은 사진 취미를 지속적으로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요인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졌지만 디지털 시대에 더욱 간편해진 후보정, 리터칭에 대해 한동안 ‘카메라에서 만들어진 사진만이 진정한 사진’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카메라에서 JPG로 저장되는 순간도 이미 카메라에 지정해둔 픽처 스타일 또는 픽처 컨트롤, 이름이 무엇이건 간에 자체적인 로직에 따라 보정 및 변환이 이루어지는 것임에도 말입니다.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갈 때도 필름만이 사진이라고 반발하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것도 시간이 해결해줄 이슈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4-5년 전에 비해, 역시 시간이 지나서인지 이제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많이 줄었습니다. 오히려 주변에 “후보정은 사진의 완성”이라고 말하는 사진가가 더 많아졌습니다.


드물지만 종종 아직도 오프라인에서는 “포토샵 따위로…”라는 굳건한 믿음을 가진 분들을 가끔은 마주치긴 합니다. 사실 본격적인 사진 취미나 업으로 사진을 하시는 분들보다는 오히려 저 같은 아마추어 중에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종종 계시더군요. 셋트로 아웃포커싱에도 아주 부정적인 생각을 내비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아이들 사진이나 좀 찍는 방구석 아마추어 아빠 사진사인 저는 이런 논란에는 제 주장을 내세우며 끼어들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각자의 생각이 있는 것이고 각자의 생각에 따라 사진 취미를 즐기면 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종종 “필름 시절에는 보정 따위 하지 않았다”는 말도 아래와 같이 사진가가 꼼꼼하게 후보정 사항을 메모로 남긴 것에서 보듯 사실이 아닌 부분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필름 시절 우리가 찍던 증명사진도 대개는 후보정이 된 사진들이었습니다. 주민등록증 만들 때 이마의 여드름 자국을 말끔하게 지워주셨던 동네 사진관 아저씨를 기억합니다.

예전에 이런 후보정 관련 글을 적었다 좀 시달린 적이 있어 글 서두에 강려크한 보호막을 생성하느라 사설이 조금 길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후보정이 사진을 어떻게 달라지게 하는가를 원본에 가까운 사진과 비교를 통해서 가볍게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사진 취미를 가진 많은 분이 종종 “왜 내 사진은 더 이상 발전(or 변화)이 없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분명 오는 듯합니다. 사실 애들 담고 가족끼리 돌려 보기에는 충분한데도 점차 기존 자신의 사진에 만족 못 하고 욕심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 욕심이 채워지지 못하는 경우 심하면 아예 의욕을 잃어 카메라가 장롱에 들어간 뒤 다시 햇빛 보기가 힘들어지는 경우까지도 있나 봅니다.


개인적으로 부족한 사진 실력이지만 취미 생활 중 사진이 가장 변화했던 때를 꼽으라면 첫 번째는 카메라를 풀 프레임으로 바꿨을 때, 두 번째는 렌즈를 추가했을 때, 마지막으로는 후보정에 관심을 가졌을 때 3가지 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카메라를 바꾸었을 때는 사진이 변했다기보다 핀 안 맞아 버리는 사진이 줄어들었고, 예전에 거의 사진을 못 담던 환경에서도 사진을 더 건지고, 좀 더 크고(?)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이제 와서 보니 사진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렌즈를 바꾸었을 때는 사진이 바로 변하는 게 바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표준 렌즈만 있을 때보다 조리갯값이 낮아, 이른바 뽀샤시한 사진을 담게 되거나 화각이 변해서 늘 찍던 사진 구성과 달라지거나 망원으로 멀리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 것 같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변화입니다.


장비질을 하거나 지름을 통한 변화를 제외하고(그러한 것들은 돈이 많이 드니까요) 가장 큰 변화는 역시 후보정에 관심을 가지고 리터칭을 시작하면서입니다. 제 리터칭 실력은 솔직히 일천하고 빛과 사진술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지만 보정을 하지 않은 사진보다 보정을 한 사진이 훨씬 제 마음에 더 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알면 알수록 더 배울 게 많구나 하는 걸 알게 되지만 어찌 되었든 큰 비용 안 들이고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가장 사진이 많이 변하게 만드는 행동입니다. 장비질을 해도 더 이상 사진이 변화·발전하지 않아 고민이라면, 그리고 지금까지 리터칭을 해보지 않았다면 한번 시도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하다못해 밝기만 조절해도 사진의 분위기가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터칭이 사진을 어떻게 바꾸는지 예시를 몇 개 실어 봅니다(※ 주의: 제 실력이 부족해서 원본이 더 낫다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아래의 예시 사진은 좌측이 원본이고 우측이 리터칭 한 사진들입니다. 리터칭에는 때로는 포토샵이, 때로는 라이트룸이 간혹 둘 다 사용되었습니다.


매우 초보적인 리터칭이라 필요할 경우 간단하게 설명을 달았습니다. 사실 사진은 RAW로만 남기고, 디지털 사진에서 원본이라는 게 참 애매한 표현이라 제 오막삼에 메인으로 설정해둔 YS Style 픽쳐스타일이 적용된 별도 조정 없이 DPP로 바로 변환한 사진을 원본이라 지칭했습니다.



정물 사진: 다른 느낌이나 분위기를 원할 때


정물 사진을 담을 때는 사진 담을 때 느꼈던 분위기나 느낌을 되살리려 노력합니다. 보통은 제 뇌 속의 이미지를 살리려 하는 편입니다. 설령 그게 전혀 현장의 모습과는 다른 제 머릿속의 상상일 뿐이라도 말입니다. 물론 실력 부족으로 항상 뜻대로 되지는 않지만 대체로 비슷한 느낌으로 타협합니다.

YS Style이 적용된 기본 사진도 나쁘지 않았지만 촬영할 때 빛이 좀 더 환하게 들어오는 느낌이었기에 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좀 더 밝게 조정한 사진입니다. 

촬영할 때 약간 빈티지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카페였던지라 이 사진과 아래의 사진들은 그 느낌을 살리는 방향으로 색감을 조절했습니다. 두 사진은 닉 콜렉션의 아날로그 필름 느낌을 활용하였습니다.

필름 느낌에 오래된 사진 느낌을 주려고 닉 콜렉션의 노이즈 등을 그대로 살려서 넣어 보았습니다.

등의 스테인레스와 어우러진 차가운 느낌이 살아나지 않아서 전체적인 색과 색온도를 조절했습니다. 



인물 사진: 인물에 좀 더 집중하게 만드는 보정을 


인물 사진의 경우는 얼굴을 좀 더 밝게 만들거나 비테팅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필름 느낌을 주는 닉 콜렉션 아날로그 필름 플러그인도 자주 이용하는 편입니다.

아이들 얼굴이 너무 어둡게 표현되어 가운데를 기준으로 밝기를 라이트룸에서 좀 더 끌어 올렸습니다. 

약간 그늘에서 담았는데 좀 더 밝고 인물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 필름 느낌을 주고 주변부 비네팅을 일부러 넣었습니다. 

다른 사진들과 달리 검은색 비네팅 대신 반대로 주변부에 흰색 비네팅을 주어 회상 장면 같은 느낌을 주려 시도해 보았습니다.



풍경 사진: 파란 하늘을 더 파랗게, 대상을 선명하게


풍경 사진의 경우 하늘을 좀 더 파랗게 표현하고 밝은 곳은 좀 어둡게 어두운 곳은 밝게 만들어 명암비를 줄여주는 보정을 많이 합니다. 선명도 역시 끌어올리는데 라이트룸으로 보정할 때는 디헤이즈 수치를 올리는 것도 자주 활용하는 편입니다. 라이트룸의 그라데이션 필터 기능도 풍경 사진을 보정할 때 참 유용합니다.

몰입에 방해가 되는 사물은 삭제하거나 크롭하기 


다큐멘터리 사진을 담는 사진가들이라면 이런 보정이 큰 논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저 방구석 아빠 사진사에게는 거슬리는 부분이 있으면 지우는 것도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사진에 몰입에 방해가 되는 어지러운 피사체가 있으면 과감히 지워버리기도 합니다.

사실 아빠 사진사가 사물을 지울 일은 거의 없지만 사진이 정말 마음에 드는데 모르는 사람의 뒤통수나 손가락 등이 들어가 있으면 지우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 아이가 정말 환상적으로 이쁜 표정을 지었는데 발치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는 경우 같은 때 말입니다. 

이 사진은 크롭한 사진입니다. 사진 일부를 잘라내어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거나 더 주 피사체에 집중하기도 합니다. 사진 자체는 과도한 HDR에 빠져 있을 때라 노이즈도 많고 암부 노이즈도 올라왔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노이즈의 느낌도 나쁘지 않아서…



때로는 재미를 위한 합성 도전 


아빠 사진사라면 재미를 위한 합성도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굉장히 허술하더라도 아이들은 무척 즐거워합니다.

후보정, 취미 사진가의 새로운 세상 


이처럼 후보정, 리터칭을 하는 경우에 취미 사진가에게도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솔직히 사진을 업으로 하거나 뛰어난 리터칭 실력을 갖추신 괴수가 아마추어 사진계에도 많습니다. 종종 이분들의 실력 자랑을 보면 우리 같은 초보들은 주눅이 들 수밖에 없는데, 꼭 그분들처럼 잘할 필요도 없고 잘할 수도 없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 즐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물론 후보정을 하거나 안 하거나 모두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래도 요즘 사진의 변화를 꾀하신다면, 사진이 예전만큼 재미없다면, 후보정에 재미를 붙여보세요. 장롱 속의 카메라를 다시 꺼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원문: 지후대디의 Favo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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