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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고 싶은 사람도, 찍고 싶은 정당도 많아서 행복한 선거

왜 진보정당이 더 약진해야 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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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작성일자2018.07.12. | 257 읽음

진보정당 광역비례 득표 총합 (선관위에서 다운이 안 되어서 일일이 입력 노가다 ㅠ)


전국 총합은 정의당 8.98%, 민중당 0.97%, 녹색당 0.70%, 노동당 0.24%다. 이전 선거보다는 진보정당 성적표가 조금 나아지긴 했다. 그러나 제1야당의 몰락이 예측되어 자한당 견제를 위한 ‘비판적 민주당 지지’의 필요성이 없었던 상황에선 좀 아쉬운 결과다.


난 이번 선거에선 진보정당이 더 약진하기를 바랬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지방정치 개혁에는 진보정당 의원이 충분히 효과적이다. 과거 역사를 봐도 실제로 진보정당 의원들이 지방정치에서 이룩한 성과는 무수히 많다. 울산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이룩한 참여예산 제도가 가장 대표적이다. 특히, 시장이나 구청장이 여당일 때 진보정당 시의원, 구의원이 단 한 명이라도 있어야 시정 견제가 된다. 지역개발사업에는 자한당이나 민주당이나 거의 차이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한 비토권이라도 행사할 수 있는 의원은 진보정당 의원이다.
  2. 조직화를 통한 기반마련 능력이다. 김진태 의원이 과거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말을 한 적 있다. 21세기 아무리 인터넷과 SNS 바람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결국은 진지전, 조직화가 필요하다. 촛불의 성과를 정치적 자산으로 전환시키는 물리적 실체가 없으면 공허하다. 풀뿌리 조직, 노조 조직을 실질적으로 만들어나가는 활동가들은 진보정당에 있고, 그러한 조직가들이 진보정당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 술회를 좀 하자면….



정의당

많은 광역지자체에서 비례 도의원을 배출하게 됐다(5% 초과 시 비례 진출 가능). 원내 제3당의 지위를 획득했다는 점에서 더 많은 지지와 성장을 기대해본다.


자한당 몰락을 한국 정치 발전에서 가장 우선순위 과제라고 생각하는 페친들이 많아 보인다. 만약 그런 이유로 민주당을 전략적으로 지지하시는 분이라면 정의당 같은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 같다.


딱히 자한당을 지지하지는 않는 분들도 너무 심한 일당 쏠림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일당 쏠림 걱정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정의당 지지를 권해본다.



민중당

신생 정당으로 1% 득표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선전이었다고 본다. 많은 분들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정당이 광역비례에서 1%라는 선전을 한 이유는 역시 조직의 힘이다. 조직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스스로 증명했다.


민중당은 비정규직 조직화에 가장 앞선 정당이다. 학교 비정규직 조직화를 비롯해 마트 비정규직 노조 조직화를 위한 실천과 헌신은 훌륭했다. 특히, 최근 탠디제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결국 승리로 이끄는 투쟁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녹색당

이번 선거 최대 수혜당은 민주당을 제외하곤 녹색당이다. 신지예와 고은영은 진보정당이 배출한 스타가 되었다. 이는 단순히 ‘개시건방진’이라는 말 하나 때문에 우연히 얻은 성과가 아니다. 과거 기묘한 정당법에 의해 당 해산을 당해가면서도(지지율이 일정 수준 미만 정당 등록 취소 규정) 꼿꼿이 버텨가며 풀뿌리 조직에 힘쓰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노력의 결과다.


녹색의 가치를 넘어 기본소득, 페미니즘 같은 새로운 확장된 가치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



노동당

지역 현안에 잘 대응하는 정당이다. 노량진수산시장, 경의선공유지 등 언론이 주목하지 않는 지역 현안에서 즉각적이고 헌신적인 대응을 하는 광경을 여러 번 봤다.


수없이 많았던 진보정당 간의 이합집산에서도 휘둘리지 않고 뚜벅뚜벅 자기 갈길을 가는 모습이 진보정당 중 가장 ‘간지 나는’ 정당이다. 선전을 기대한다.



마치며


경기도민으로서 경기도에는 찍을 사람이 없다는 푸념을 특히 많이 들었다. 정치인들은 모두 썩었고,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는 ‘선욕후사'(먼저 욕을 하고 나중에 욕을 하는 이유를 생각한다?)가 적용된다.


그러나 나는 키보드 앞에서 아무리 훌륭한 말을 하고 좋은 정책을 발표하는 대부분의 사람보다 정당 활동을 하고 실제로 정치 현장에서 뛰는 정치인들이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인과 정당의 단점을 잡고 씹으면서 정치혐오를 만들고 정치는 더러운 사람이나 한다고 생각한다면 정치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난 개인적으로 이번 선거도 찍고 싶은 사람과 찍고 싶은 정당이 너무 많아서 행복한 고민을 했다.


원문: 이상민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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