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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이 놓치고 있는 것들

현실은 반대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가장 고통받은 사람들이 가장 덜 공감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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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작성일자2018.07.12. | 5,680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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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QUARTZ에  Loran Nordgren과 Rachel Ruttan이 기고한「The science of empathy—and why some people have it less than others」를 번역한 글입니다.


회사에서 '공감 훈련'이 그 어느 때보다 화제가 되고 있는 요즘, 그에 맞춰 떠오르는 격언은 역시 '역지사지'일 겁니다.


누군가의 처지가 되어 봐야 그 사람에게 공감할 수 있다는 뜻이겠죠. 그렇다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역경을 겪어본 관리자라면 비슷한 어려움에 처한 직원을 가장 잘 이해해 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가장 고통받은 사람들이 가장 덜 공감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니 이 경우라면 차라리 “익숙함이 경멸을 낳는다”는 격언이 더 어울리겠습니다.

2012년 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성인을 대상으로 다섯 건의 공감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중 한 연구에서, 차가운 미시간 호수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참가자들은, 마지막 순간에 추위를 겁내어 포기한 가상의 참가자 '팻'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때 ‘성공적으로’ 호수에 뛰어들었던 참가자들은 그렇지 못했던 참가자에 비해 팻에게 덜 공감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 323명의 온라인 참여자들은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학생은 성공적으로 따돌림을 극복하거나, 혹은 따돌림을 견뎌내지 못한 채 폭력적으로 행동했습니다. 이때 따돌림을 견뎠다고 응답한 참여자들은 그렇지 않았던 참여자들에 비해 따돌림을 극복한 학생에게 더 큰 공감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던 학생에게 가장 적은 이해심을 보여준 건 그들이었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사람들은 어려운 시기에 겪어야만 했던 감정적 괴로움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일단 한 번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면, 괴로움을 주었던 당시의 사건 정도는 쉽게 이겨낼 수 있는 것이었다고 믿기 마련입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모르겠어”라는 기억과 “나는 해냈어”라는 기억이 한데 섞이면, 과거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타인에게 덜 공감할뿐더러 도리어 상대의 처지를 얕보게 됩니다. 같은 일을 겪어봐야 이해할 수 있다는 통념 때문에, 괴로움에 처한 사람들은 결국 가장 덜 공감할 상대에게 도움을 호소하는 셈이 됩니다.


연구의 일환으로, 우리는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겪어본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 중 어느 쪽이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에게 더 공감하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결과는, 따돌림을 당해본 교사 쪽을 선택한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통의 경험이 공감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은 널리 퍼져 있습니다. 많은 사회 프로그램이 한때 알콜중독이나 중퇴, 가난을 겪어본 이들의 손으로 짜여집니다. 그러나 그러한 경험 여부가 반드시 타인에 대한 직접적인 공감으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기업 차원에서도, 직원들은 도움이나 조언을 청하려는 상대가 꼭 알맞은 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고용주들 역시 서로 공감하는 문화를 가꿔나가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관리자들은 직원과 비슷한 경험을 나누는 일이 도리어 공감의 폭을 줄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의식해야 합니다.


공감하는 법은 누구나 터득할 수 있으며, 헌신적인 리더는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사내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공감은 관계가 부드럽게 돌아가는 데 필요한 윤활유입니다. 공감은 신뢰를 낳으며, 신뢰의 결과는 양질의 팀워크로 돌아옵니다. 공감이 더 나은 비즈니스를 가능케 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이해심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알아야만 합니다.


한 가지 방법은, 과거에 치뤘던 도전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도록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한 예로, 알콜중독을 극복한 관리자라면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직원과 이야기를 나눌 때 자신의 경험을 동원하는 대신 재발률에 관한 통계치를 고려하는 것이지요.


다소 유감스럽긴 하지만, 한때 타인의 처지가 되어봤다는 사실만으로는 상대가 현재 겪는 고통을 이해하는 데에도, 서로 공감하는 사내 문화를 형성하는 데에도 충분치 못한 듯합니다. 그런 점에서, 공감이란 기실, 강력한 만큼이나 터득하기 어려운 기술입니다.


원문: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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