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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경력직으로 합류한 멤버는 무엇을 해야 할까?

조회수 2018. 7. 6. 12: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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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되게' 해주어야죠.

이 글은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3주가 지났을 때 정리했던 것입니다. 제목은 조금 거창하게 잡아봤지만 어디까지나 단편적인 경험으로부터 온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읽는 분들이 감안해서 봐주셨으면 좋겠고, 부디 글의 의도가 와전 없이 전달될 수 있길 바랍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처음’이라는 것은 있으니까요. 그런데 ‘스타트업’은 그런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모인 곳입니다. 특히 신생 스타트업일수록, 청년 창업일수록 더더욱.

간혹 진짜로 사업에 타고났거나 일잘DNA를 선천적으로 지니신 분들이 있긴 합니다만

얼마 전에 대기업에서 오래 근무를 하다가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사람들의 글을 봤습니다. 두 사람이 익명으로 솔직 토크를 한 내용을 정리해 둔 글이었는데 요지는 그거였습니다. 

스타트업, 기대하고 갔는데 체계도 없고 힘들고 별로더라.

이 글에 일부는 동의하고 일부는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그런 마인드라면 스타트업 업계에 안 오는 게 서로를 위해서 좋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건 그런 것들을 내포한다고 생각합니다. 뭐든지 처음인 사람들과 우여곡절을 나누며 오르락내리락을 함께 할 의향이 있다는 것. 그런 것 없이 기존 큰 회사가 가진 ‘당연한 것들’을 기대하면 서로 힘들어집니다.



기존 멤버들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위와 같은 이유로 스타트업에 합류한 경력직이라면 뭐든지 처음인 사람들 사이에서 기존 멤버들이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력직 멤버에게는 기존 멤버들과 조금 다른 배경, 경험, 리소스, 네트워크 등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경영진 또한 그러한 판단과 기대 하에 경력직을 채용했을 것입니다.


덧붙여 여기에는 단순히 위에서 언급한 경험, 네트워크 등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경력직이어서 가질 수 있는 눈치와 센스, 적응력 또한 이 대목에서 빛을 발합니다. 신입이 들어오면 느껴지는 패기처럼, 새로 들어온 멤버로서 ‘활력’을 불어넣어 줌과 동시에 과하지 않게, 분위기에 잘 젖어 들면서 ‘일이 되게’ 해주는 것. 그게 정말 ‘능력 있는 경력직’의 모습이 아닐까요?

활력에는 칭찬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 내부의 합의


그런데 여기에 전제되는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내부에서 얼마 정도 ‘합의’가 되었느냐입니다. 새로운 시각, 새로운 솔루션은 사실 기존의 멤버들도 원하던 바였을 터. 하지만 기존에 해왔던 것들에 대한 경험치와 애정, 나름의 철학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새로운 시각이나 솔루션을 받아들이기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점을 사전에 경영진이 멤버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통해 합의를 이뤄놓는다거나 새로운 멤버의 역량에 맡겨 충분한 시간과 합의, 믿음을 쌓는 모습을 지켜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전자의 방법을 통하든, 후자의 방법을 통해서든 컨센서스를 이뤄가는 과정은 서로 꽤 인내가 필요합니다. 하물며 학창 시절만 생각해봐도 새로 전학 온 친구가 ‘티 안 나게’ 우리 반에 섞이려면 적어도 두세 달, 즉 한 학기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듯.


물론 스타트업의 특성상 ‘린’하게, 빨리, 결과물을 얻어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조금 들겠지만 서로 조바심을 (티) 내지 않고 합을 맞추는 시간을 인내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분명 생각지도 못했는데 잘 맞는 부분이 발견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생각지도 못했는데 안 맞는 부분도 발견할 수 있… ㅇ……

그럼 나는 뭘 하고 있지?


스타트업에 합류한 후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유저 생각’입니다. 왜 이것을 더 많이 클릭했을까? 혹은 내가 의도한 장치들이 효과가 있었나? 유저들의 반응을 평균 내보고, 비교해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나 자문자답하곤 합니다.


더불어 유저들의 입장에서 더 궁금할 만한 것, 더 필요할 만한 것을 찾아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이런 고민은 기존의 일을 할 때와 약간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가져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계속 듣습니다. 필요하면 먼저 물어보거나 자리를 마련하도록 만들어서라도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때는 신입의 자세로 돌아가려고 의식적으로 애씁니다. ‘나 이 정도 경력 있고 이런 경험 있는 사람인데, 내가 왜 이런 말을 듣고 있어야 해’라는 식의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경계합니다. ‘내 경험이 전부가 아니다, 내가 일해왔던 방식이 여기서는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동안 이 서비스를 위해 고민하고 개선했던 시간을 존중해야 한다’는 자세로 이야기를 듣습니다.

모두의 이야기를 모으는 모습

마치며


글을 다시 보면서 이후에 나는 어땠나 반추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사는 데, 일을 하는 데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일을 합니다.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찾아 움직이고, 더 잘하는 일을 해서 많은 사람과 잘 소통하려 노력합니다.


지금 내 자리가 그것에 큰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멤버가 되기 위해 이때나 지금이나, 내일도 끊임없이 고민할 것입니다. 이 고민이 쌓여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길 바라며.


원문: 지영킹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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