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지 못할 공약은 하지 않는다, 환경 복지 문화로 부천을 바꾼다.

조회수 2018. 5. 23.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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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지방선거 특집: 부천시장 장덕천 후보 인터뷰

리: 어쩌다가 출마를 결심하게 되셨어요?


장덕천: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뜻이 있었어요. 2016년 총선에도 부천에서 출마했는데 경선에서 낙천되었죠. 그 뒤로 대선 거치고 촛불 정국으로 넘어가면서 사회적으로 자치분권 강화에 대한 논의들이 많아졌어요. 지방자치단체의 재량도 늘고, 예산도 따라서 늘 것 같고… 그래서 시장 쪽으로 방향을 튼 거죠. 주민들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국회보다 지역에서 정치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리: 정치인이라는 정체성을 스스로 매우 강조하시는 것 같은데, 보통 그렇게까지 정체성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거든요? 어쩌다 그렇게…


장덕천: 저는 정치인의 정체성, 신념이 매우 중요하다고 봐요. 거기에 맞는 삶을 살아왔으면 더 좋고요. 일반 정치인들도 정체성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야 해요. 그래야 유권자들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어요.

정치인은 선명한 정체성이 중요하다

리: 인권이나 노동 문제에도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진보 정당이 아니라 민주당에서 활동하시게 되셨는지?


장덕천: 옛날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운동과 정치는 다르다. 제가 현실 정치하면서 느낀 것도, 진보 정당의 한계는 분명하다는 거예요. 물론 유권자들이 보셨을 때, 제 정치적 스펙트럼은 진보 정당에 더 가까울 것 같긴 하네요.


리: 민주당에는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서(웃음)


장덕천: (웃음)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래요. 진보적인 신념이 정책화되기 위해서는 정당이 중요해요. 우리가 여당이라 그나마 정책을 펼칠 수 있어요. 정치인이라면 선거에서 당선되는 게 자기 신념을 실현하는 길이에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왔다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리: 와, 님 진짜 솔직하시네요.


장덕천: ……



2016년, 기적의 ‘골든 크로스’에서 배운 것


리: 진보정당 사람들과는 좀 친하세요?


장덕천: 아직 활발하게 교류는 못 해봤어요. 제가 정치경력이 길지는 않습니다. 2016년 총선에 첫 출마했어요. 2015년 여름부터 정치적 행보를 시작했고요.


리: 근데 지방 정치를 보면 해온 기간이 너무 중요하더라고요.


장덕천: 제가 총선에 출마해야겠다, 라고 생각한 게 2015년 5월쯤 되었을 때예요. 그래서 여기저기 물어보러 다녔죠. 현역 국회의원도 만나고, 후배 의원, 여당 의원도 만나고…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이었어요. 너무 늦었다고. 그래도 2016년 총선에 도전하기로 했어요.


리: 그럴 거면 왜 물어보러 다녔어요?


장덕천: 뭐 이미 하겠다고 마음먹은 거니까(웃음). 그래서 가을부터인가 여론조사를 자체적으로 해서 내 수준을 평가했어요. 마지막 여론조사가 3월 19일 경선을 한 달 앞둔 2월 중순이었는데, 제가 가파르게 추격해서 골든크로스를 이뤘어요.


리: -.-? 여론조사 오차에게 속은 것 같은 것 같은데…


장덕천: 아니, 그렇지는 않고.(웃음) 보니까, 응답률이 많이 떨어져요. 사람들이 전화를 잘 안 받으니까, 경선 상대인 설훈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받으니 진 거에요. 저는 거기에 대한 준비는 안 돼 있었고요. 그때 크게 경험이 되어서 이번에는 어느 정도 대비를 했습니다.


리: 설훈 의원도 나름 거물이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싸움이 됐던 거죠?


장덕천: 처음에 인지도에서 많이 밀렸죠. 현역의원들 보면 보통 인지도가 40%는 넘겨요. 저는 5%부터 시작했죠.


리: 그래서 사실 묻고 싶던 게, 3년도 안 되어서 이렇게 경선에서 승리하는 건 되게 어려운 일입니다. 얼마나 열심히 뛰었길래…


장덕천: 정치인들이 거치는 코스를 압축적으로 지나왔다고 할까요? 제가 봤을 때 인지도가 높다고 다 표 받는 게 아니에요. 그분들이 어떻게 저를 평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체활동이 있을 때면 열심히 일합니다. 임원을 한다 하면 임원으로서의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아예 같이 준비를 해요.


리: 정치하면서부터 변호사 활동은 거의 못 하셨겠네요?


장덕천: 얼마 전까지는 계속 병행했어요. 그러다 점점 일을 줄였고, 경선 과정부터는 거의 손을 뗐어요.


리: 2016년 총선 당시 경선에서 졌을 때에는 기분이 어땠어요?


장덕천: 다음 날 바로 승복했어요, 쿨하게. 하지만 선거운동 보면 괜히 울컥하고, 누우면 눈물나고 그랬어요. 뭘 잘못했을까, 실패의 원인을 찾게 돼요. 제가 내린 답은 ‘단단한 조직’이었어요. 이번엔 그 쪽으로 많이 준비했구요.


하지만 그때는 당이 그만큼 어려웠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었어요. 남들이 믿을지 안 믿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총선에 출마한 이유는 당이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때 제가 내건 슬로건이 ‘강한 야당, 이기는 야당’이었어요. 일종의 사명감이었죠. 강덕구 전 의장님이라고, 경선도 못하고 컷오프 되셨지만 낙천자들끼리 모인 ‘선당후사’ 유세단 단장도 하신 분도 있어요.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은 ‘더컷 유세단’을 구성했던 바 있다

리: 이번에 경선 통과할 때는 어땠어요?


장덕천: 이번엔 당의 상황이 좋고 대통령 지지도도 높다 보니 경선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선거법 상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게 8번인데, 저는 경선에서 6번을 썼습니다. 옛날 같으면 본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못 했을 텐데, 몰입해서 이겼죠.


리: 2016년만 해도 암울했던 민주당이 지금은 엄청나게 강해진 것 같네요.


장덕천: 당시 혁신위원회에 대해 말이 많았지만, 문재인 당대표 시절 당 혁신에 대한 의지도 강했고, 일부 물갈이도 되면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게다가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석권하면서 지역색도 옅어진 것 같고요.


리: 어우, 갑자기 옅어졌죠.


장덕천: 그쵸? 대선 거치면서 그런 틀로 변했어요. 제가 보기에는 지방선거 거치고 총선을 한 번 더 거치면 소위 지역감정은 되돌아가기 어려운 수준까지 완화될 것 같아요.


리: 오오…


장덕천: 옛날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지방선거 실시를 요구하기 위해 단식까지 하셨잖아요?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자치분권연구소를 운영하였어요.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자치분권이 확실히 강화되고, 지역감정과 이데올로기는 옅어졌어요. 합리적 시민들이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지방에 필요한 인재, 바르게 일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대중들의 선호가 커지게 될 겁니다.

1990년, 야당 총재 김대중은 13일 간의 단식 투쟁을 통해 민선을 통한 지방자치를 이끌어냈다


요란한 두번째 사춘기, 29살에 늦깎이 대학생이 되기까지


리: 중고등학교 때 평범한 학생이었나요?


장덕천: 모범생 스타일의 평범한 학생있어요. 그때는 음악 밴드를 했어요. 그룹사운드.


리: 그렇게 열심히 음악 하면서 서울대 들어간 거예요?


장덕천: 아뇨, 군대 갔다 와서 입학했죠.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84년에 공대에 입학했는데 그만 두고, 외대 한 번 갔어요. 운동권 경계에 있다가 선배와의 관계 때문에 이탈했고요. 저는 합리적인 것에 관심 많고 토론하는 걸 좋아하는데, 당시 운동권이 그런 문화가 아니었어요. 지금 군대보다 위계질서가 더 심하고. 그래서 그냥 군대 갔어요. 다녀오고 이것저것 공부했어요. 도서관 가서 책만 보고 그러다가 다시 늦게 대학을 갔어요. 93년에.


리: 부모님이 굉장히 답답해하셨을 것 같은데.


장덕천: 제 선택이니까 안 말리셨어요. 처음 총선 나갈 때도 그랬고요.


리: 공부도 잡다하게 하신 것 같고…


장덕천: 관심분야가 많았어요. 과학에도 관심이 많았고… 중학교 2학년 때 경기과학고를 만든다고 선발을 하더라고요. 전교에서 2명 뽑는데 제가 뽑혔어요. 지금 말하면 특채죠. 그런데 박정희가 사망하면서 계속 미뤄지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저는 못 갔어요. 그게 제 인생에 조금 영향을 줬어요. 선생님들도 저를 총애하고 그러니까 우쭐거리다가 한 방 제대로 맞은 거죠. 그게 아니었다면 친구들이랑 같이 부천고등학교 갔을 텐데.


리: 고시공부는 오래 하셨어요?


장덕천: 본격적으로 제대로 한 건 3~4년 지나서였을 거예요. 그전에도 시험 치긴 했는데 관성적으로 친 거예요. 이렇게 얘기하다 보니 뭔가 너무… 너무 방탕하게 산 것 같네… (후회)


리: 사춘기가 한 20년 정도 지속된 것 같네요? 마지막 해에는 공부 좀 하셨어요?


장덕천: 어우, 열심히 했죠. 한 번 시험을 안 친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리: 늦깎이인생 그 자체네요.


장덕천: 남들이 봤을 땐 그런데, 제가 봤을 때는 즐기면서 산 게 아닌가… 제가 좀 그래요. 현재를 되게 중요시해요. 부모님들께는 죄송스럽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좀 그렇게 비치더라도… (비서를 보며) 아니, 왜 한숨을 쉬고 그래요?


지나가던 비서: 네? 아, 제거 만들다가 그냥(웃음)



어떤 후보도 하지 않은 이야기: 1. 노인 복지, 장애인 복지


리: 사람 성격이 한 스무 살 되면 안 바뀌거든요? 어떤 경험이 그런 성정을 만들었다고 보세요?


장덕천: 부모님의 가르침이 있었어요. 오늘 마침 어버이날인데… 아, 맞다. 오늘 그거 SNS에 포스팅할라 그랬는데…


리: ………


장덕천: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늘 그거예요.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지 마라. 93년 중국 갔을 때 생각이 나는데, 가이드들이 걸인들에게 함부로 돈 주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한 명 주면 다 달려든다고. 근데 너무 안 되어 보이는 사람이 있어서 거금을 꺼내서 줬어요. 그러다 보면 사람이 더 많이 오고… 제가 좀 그래요. 사회적 약자를 보면 마음이…


리: 장애인 문제도 그렇고 노인도 그렇고, 한국 사회가 복지정책이 되게 부족하잖아요?


장덕천: 신문에서 어르신들의 이성관을 다룬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노인들도 젊은이들 못지 않게 감정이 살아 있다는 거예요. 정말로 그런게, 제가 경로잔치에 가면 어르신들하고 이야기를 나눠요. 주로 여성 분들이 많은데, 예상외로 연애에 대한 생각이 많으세요. 그래서 생각한 게, 시에서 실버타운을 운영해서, 싼 가격으로 이용하는 카페 같은걸 제공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젊은이들 노는 곳하고 비슷하게, 대신 노인 분들 취향에 맞춰 문화, 영화 등도 제공하고요.

그동안 금기시 되었던 노년층의 연애를 다룬 웹툰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영화화, 드라마화, 연극화로 이어지는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리: 단순히 경로당 분위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


장덕천: 실버타운처럼 잘 만들면 관광 명소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자칫하면 되게 욕먹을 것 같긴 한데… 그분들께도 직접 여쭤봤어요. 만약 그런 곳이 생기면 자주 가시겠어요? 하니까 “어우, 싸면 자주 가지!” 그렇게 대답하시더라고요.


리: 실제로 나이드신 분들 가는 콜라텍 같은 곳은 미어터져요. 시정 뿐만 아니라 노인복지로서 훌륭한 생각 같아요.


장덕천: 우리 지역의 노인 복지 뿐만 아니라, 당일코스로 노인 관광객도 유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해요. 꼭 그런 방식이 아니더라도, 어쨌든 노인복지에 대해 많이 고려해야 한다는 거죠. 애기 때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순간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젊은이들보다 더 짧게 남은 생이 더 중요하고 애틋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노인복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봐요.


리: 장애인 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다른 후보들은 잘 하지 않는 이야기인데.


장덕천: 제가 부천시 체육회에서 부회장으로 있었어요. 장애인 분들도 체육대회를 하는 일이 생기죠. 그런데 항상 문제되는 게 장애인 이동권이에요. 휠체어를 타고 가셔야 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정말 불편해요.


그런데, 특장차라는 게 있어요. 일반 버스보다 조금 비싼데, 한대에 2억 3천 정도 해요. 평소에는 일반 버스로도 쓸 수 있고, 휠체어가 이동해야 할 때는 장애인 휠체어 8대에 보조하는 분들까지 해서 약 20명 정도가 탈 수 있어요. 시장 되면 반드시 도입할 생각이에요.



민주당 후보인가, 녹색당 후보인가: 2. 환경 공약


리: 2년 전 한번 물먹은 다음 열심히 지역운동 하면서 배운 게 많았을 것 같아요.


장덕천: 약간 제 자랑이 되니까 조심스럽긴 한데, 배려의 리더십이라고 할까, 딱 니 일 내 일 가르는 게 아니고, 힘든 일 하는 분 있으면 돕는 거예요. 남하고 갈등을 갖지 않는 성격이고요. 양보도 잘 하고… 그러면서 인지도가 차근차근 불었던 것 같아요. 적어도 이번 경선 거치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죠.


리: 선거를 위해서든 아니든, 여러 활동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첨예한 갈등을 조율해야 할 때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장덕천: 모든 단체를 제가 주도한 건 아니에요. 갈등이 일어나면 저는 양 측 말을 다 들어줍니다. 그게 제 소통의 방식이고 갈등을 해결하는 큰 장점이 아닐까 해요.


리: 그런 갈등의 대표적인 예로, 저번 총선 나가셨을 때 재개발 얘기하셨잖아요? 사실 각자의 이득이 첨예하게 걸려 있는데 솔직하게 이야기한다고 뭔가 되는 게 있던가요?


장덕천: 이익이 걸린 상황은 상당히 어렵죠. 민주주의 대원칙이 대화와 타협이라고 하는데, 타협은 양보를 전제로 하거든요. 양보 없는 타협이 없을 수가 없어요. 제가 책에서 본 건데, A안을 선택하면 100명 중 1명에게 100이라는 효력이 생기고, B안을 선택하면 나머지 99명에게 200이라는 효력이 생겨요. 그러면 A가 양보해서 200이라는 효력이 발생하는 선택을 하고 나눠 갖는 게 말이 돼요. 그런데 사람은 막상 자기한테 0이 된다고 하면 200의 효력을 포기하고 100을 선택할 거란 말이에요. 그걸 조화시키는 게 상당히 쉽지 않습니다.


리: 흐음…


장덕천: 부천시도 그런 갈등이 많았어요. 제가 인천의 동화마을이라는 곳을 견학하러 갔어요. 원도심 지역을 잘 정비해서 관광객을 많이 유치한 곳이에요. 그런데 사람이 늘다 보니 주민 불편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마을 입장비 같은 걸 받고, 주민들에게 기본소득처럼 나눠주는 걸 생각하고 있어요. 결국 보상이 있어야 양보가 되는 거라… 또 국가에는 손실보장제도라는 것도 있어요. 그걸 자치단체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요. 성남에서 하는 기본소득과는 좀 다른 방식이긴 한데…

관광지가 되다 보니 주민들은 불편해졌다는 말씀

리: 성남은 돈이 썩어나죠… 부천은 재정자립도가 낮지 않습니까?


장덕천: 한 37%인가 하죠.


리: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죠?


장덕천: 재정자립도가 37프로라 해서 예산이 없는 건 아니에요. 필요한 사업이 있어서 도비 지원을 많이 받으면 자립도는 떨어지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똑같은 지방세수를 가져오는 두 도시가 있을 때 재정자립도가 낮은 도시가 더 훌륭한 도시죠. 국비, 도비를 잘 따와서 그 비중이 높아지면 재정자립도가 낮아지는 거니까.


다만 자체 세원을 늘릴 수 있도록 고민도 하고 있습니다. 부천시 대장동에 120만평 습지가 있습니다. 그 중 70만평을 친환경 산업단지로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요. 나머지 50만 평 습지를 원도심 쪽 공원으로 조성해서 환경적 가치를 옮겨올 수 있지 않을까 구상하고 있어요.


부천 여월농업공원이 도시농업과 관련해 아주 성공적인 모델이죠. 도시민들의 경작본능을 일깨운다는 반응이 많아요. 폐지 줍던 노인분들이 기술을 배워 조경도 하시고, 강사로도 나가고 계세요. 일자리가 생긴 거죠. 이런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리: 제가 요새 민주당 후보님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건데, 이 사람들이 민주당 후보인지 녹색당 후보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환경 정책이 많아요.(웃음) 그런데 그 중에서 후보님이 제일 세거든요? 강도가 센 게 아니라, 공약을 여럿 내놓으면 그중 상당수가 환경과 관련이 있어 보여요. 그런데 기본적으로 주거단지나 공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야 주민이 늘어나고 세수도 잘 걷히니까요. 그런데 왜 환경이나 삶의 질을 더 강조하시는지?


장덕천: 저는 기본적으로 정치가 해야 될 일이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환경의 가치를 지켜줄 수 있어야 해요. 주민은 물론 관내 기업이 원하는 일이에요. 친환경 산업단지를 만들어도 습지의 환경적 가치는 구현할 수 있어요. 또 성공적인 공원 모델 중에 부천 벌막공원이 있는데요, 이런 공원이 미세먼지 대책이 될 수도 있다고 해요.

도시공원에 숲을 조성하면 미세먼지가 저감된다는 연구가 있다.

리: 부천도 미세먼지 많이 안 좋죠?


장덕천: 많이 안 좋죠.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 반드시 선거에 공약으로 반영돼요. 미세먼지 대책은 부천 뿐 아니라 대부분의 후보들이 다 내고 있죠. 저는 중국에 있는 100L 짜리 굴뚝 시설에 대해서 친구 통해서 확인해봤어요. 소문에는 박원순 시장님도 한 번 방문하실 거라 하더라고요? 하여튼, 그게 중국에서는 효과가 있다고 얘기한대요. 시안이 우리나라보다 공기 질이 더 나빴는데, 요새는 많이 좋아졌다고. 근데 미세먼지의 발생량과 관련해서 꽤 오래 된 연구가 있어요. 서울시에서 한 건데, 도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양이 국내 발생량의 77%를 차지한다는 거죠.


리: 엥, 그렇게 많아요?!


장덕천: 의외죠! 도로 위의 미세먼지를 줄여야 해요. 지금 부천시 석천로 일부에 스프링쿨러처럼 물을 쏘는 게 있거든요? 물론 오염물질이 그대로 물로 돌아가니까 문제는 있죠. 외국엔 새로운 해답이 있어요. 씻어낸 물을 그대로 회수하는 거죠. 제가 볼 때는 그런 기능을 추가로 도입할 필요가 있어요.


리: 특이했던 게, 미세먼지는 다들 얘기 많이 하시지만 후보님은 물 가지고도 공약을 내세우시더라고요. 고도정수였나?


장덕천: 제가 고도정수를 도입해서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세우니까 녹슨 배관 교체를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이미 부천시에서 1년에 50억 가까이 노후배관을 교체하고 있습니다. 그걸 한번에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리: 흐음…


장덕천: 부천시의 취수원은 상류예요. 일부는 팔당에서 와서 원미와 오정 지역에 하루 26만 톤 정도 공급돼요. 소사 지역은 8만 톤이 노원 정수장에서 와요. 이와 비교해 서울은 잠실에서 취수하는데도 불구하고 고도정수를 해서 부천시민들보다 더 깨끗한 수돗물을 먹어요.

고도정수의 원리.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리: 아리수 처음 나왔을 때에는 냄새 때문에 못 먹겠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장덕천: 그게, 정수하는 분들께 여쭤보면 갈수기 때 녹조류가 완전히 정화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해요. 고도정수로 하면 완전히 다 없어지는데, 표준정수 때에는 그 냄새가 남은 거죠. 부천시에서도 거기에 대한 고려가 있어요. 실시 용역을 오래 하고 계획도 세웠는데, 문제는 예산이 안 잡혔어요. 들어보니까 성남은 100% 자체 예산으로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페트병도 나옵니다

리: 거기는 한 4조 되겠죠?


장덕천: 부천은 1조 7천억.


리: 근데 부천 인구를 생각하면 그렇게 많다고 하기 그렇네요.


장덕천: 환경부 예산이 관련해서 280억 정도밖에 안 된대요. 그런데 부천에 필요한 시설 지으려면 한 550억 든다고 하더라고요. 몇 년 거쳐서 지어야죠.


리: 교통 문제는 어떤가요?


장덕천: 서울시하고 차별되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7호선이에요. 작년 말에 한 번 더 증편을 했어요 그 전 혼잡률이 220%인가 그랬어요. 엄청 빡빡한 거죠. 그런데 더 할 필요가 있어요. 지금은 서울에서 7호선 열차당 간격이 3분 20초 정도 되고, 부천은 증편해서 4분 3초 대예요. 그런데 두 편 증편하면 서울과 똑같이 운영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8량짜리 두 편.


작년 1차 증편 끝나고 얼마 후에 부천시 구간은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었어요. 그래서 손해를 보더라도 해야 되는 사업이긴 해요. 하루에 12만명이 이용하는데 그 정도 편의를 제공하는 건 필요하죠.

부천 7호선 현황(아님)

리: 저는 기본적으로 공약을 믿지 않거든요? 정치인은 선심성 공약을 쓸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후보의 살아온 삶을 말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데, 후보님은 공약이 전반적으로 솔직하게 나온 것 같아요.


장덕천: 제가 공약을 정하면서 했던 생각은, 주민들 삶에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줄 수 있는 공약을 앞세우자는 거였어요. 제 정치적 신념에 따르면, 평등이란 약자 평등을 뜻하는 거에요. 그런 면에서 서민, 노동자, 사회적 약자들이 많이 접하는 영역에서의 공약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피부에 와닿는 공약, 비전을 제시하는 공약 말이죠.


리: 5대 공약은 정말 모든 시민들이 누리는 혜택이고요. 사회적 약자에 대해선 어떤 정책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어떤 동네 가면 교복을 무상으로 제공한다던데.


장덕천: 교복 무상 제공은 당연히 해야 해요. 사실 그 문제는 지방정부가 아니라 중앙정부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봐요. 우리 헌법에 의무교육 써놨을 때는 무상의무교육이 원칙이었어요. 급식, 교복, 책까지 다 무상으로, 적어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고요.


사실 자치 분권도 마찬가지예요. 원래 지방 정부가 먼저 시민들에게 필요한 걸 하고, 여기서 못 하는 걸 도가 하고, 거기서 못 하는 걸 국가에서 해야 해요. 이걸 보충성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과거를 보면 계획은 중앙에서 하고 단순집행만 지방에서 했어요. 진정한 자치분권이 되려면 다르게 생각해야 해요. 또 지방자치단체도 단체 별로 특징이 있을 거 아니에요? 예를 들면 어르신 많은 동네는 어르신 복지와 관련된 정책을 많이 써야죠.


리: 그러면 부천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장덕천: 부천은 혼재돼 있죠. 가슴 아프게도, 서울과 가까운데도 학력평가에서 부천이 경기도 최하위 수준이죠. 그런 부분을 보완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리: 사실 교육만 잘 해결하면 3선은 일도 아닌 것 아니겠습니까?


장덕천: 학교 밖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학원이 아니라,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의 학업적 감성을 자극해서 자기주도학습을 유도하는 거죠. 아마 서민가정 아이들이 대상이 될 겁니다. 예산을 추산할 수 없어서 공약으로는 못 낼 테지만요.


리: -_-;; 그런 걸 다 보고하면 공약을 누가 냅니까…


장덕천: 아니, 그래서 굉장히 힘들어요. 매니페스토에 따라 예산과 조달 방안을 밝혀야 하다 보니, 공약으로 쓰고 싶은데 못 쓰는 것들이 많아서. 퉁쳐서 쓰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지키지 못할 말은 안 하는 사람


리: 몇 가지 정리질문 드리겠습니다. 중동 신도시 노후화 대한 의견 간단히 부탁 드립니다.


장덕천: 총선 때 공약인데 다 찾아보셨네요? 경기도에 중동 신도시라는 게 생기고서 신도시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잖아요? 그게 91~92년도 즈음이죠. 그런데 아파트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생활이 무척 불편해졌어요. 주차장부터 배관까지 다 그래요. 시 재정으로 대책을 마련하고는 있어요. 지하주차장은 LED등으로 바꾸고, 수도배관도 노후배관 지원을 하고.


지방정부로서 가장 억울한 건 열 배관이에요. 이게 발전소 쪽의 수익이 엄청나서, 년 순수익이 천 억 가까이 나오고 그래요. 이 배관이 노후화되면 터지고 그러면서 효율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걸 발전소가 아니라 지방정부 예산으로 지원하는 건 억울한 측면이 있어요. 중앙정부에서 어떻게 법령을 고쳐주든가 해야 할 거예요.


상가도 그래요. 지하주차장이 거의 25년 이상 됐는데 다 기계식 주차장이다 보니까 제대로 쓰지를 못해요. 공간이 텅텅 비는 거죠. 경기도의 노후화된 신도시에 거주하는 인구만 140만 가구쯤 돼요. 거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요. 학자들도 대비가 필요하다고 글을 내고 있고요.


리: 역사교과서 헌법소원 이건 어쩌다가 내신 거죠?


장덕천: 원래 정책 중립에서 어긋나고, 정말 잘못된 정책이었고… 학부모와 학생의 교과서 선택권을 침해하는 거니까요. 사실 당시 제가 총선 출마 준비 중이라 써놓기만 했다가 안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주변에서 막 혼났어요.


리: 어, 진짜요?


장덕천: 아니, 이걸 왜 안하냐고…


리: 그렇죠!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해야지!


장덕천: (너털웃음) 실제로 빅 이슈가 되어서 중앙언론에서 엄청나게 보도했어요. 전 당시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는데, 거기 기름을 부은 거죠. 너무 정치적인 거 아니냐, 오히려 헌법소원이 왜곡될 수 있다, 민변에서도 준비하고 있다 해서 접었었어요. 그런데 민변에서 움직임도 없고, 주변에서도 왜 안하냐고 물어와서.

전 언론이 나를 주목해!

리: 평소에 정치 롤 모델 같은 분이 계세요?


장덕천: 개인적인 에피소드인데, 김대중 대통령께서 정계복귀 이후로 저희 대학에 오셔서 강연을 하신 적이 있어요. 정치학과 학부생, 대학원생, 교수님들하고 식사를 하러 가셨죠. 그때 교수님들이 한번 기를 눌러주고 싶었나 봐요.


중세 정치를 전공하신 분이 자기 전공 분야에 대해서 막 말씀을 하신거죠. 그런데 오히려 김대중 대통령께서 중세 시절 종교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엄청난 지식을 보여주시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제가 놀랐죠. 이 분은 진짜 대인이구나. 정치철학을 제대로 연구하신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리: 애들도 부천에서 자라고 있나요?


장덕천: 네, 애 하납니다. 지금 중학교 일학년.


리: 앞으로 애가 계속 부천에서 자랄 텐데, 기존의 부천과 장덕천의 부천은 어떻게 다를까요?


장덕천: 그동안 주장한 게 ‘문화특별시’예요. 진짜 시민들 삶 속의 쉼, 여유, 문화 이런 걸 이뤄보고 싶어요.


리: 지금만 해도 대단하지 않나요? 오케스트라에 영화제까지…


장덕천: 겉으로 봤을 때 하드웨어는 갖춰진 것 같은데, 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문화는 좀 부족하다고 봐요. 제가 구상중인 것 중에 문화둘레길이라는 게 있어요. 자연공간과 전시공간, 공연공간이 어우러져서 시민들이 하루 종일 쉴 수 있는 곳이에요.


지난 번에는 부천문화재단 대표님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같이 스터디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어느 정도 중산층이신 분들도 몇만 원짜리 공연 보려고 티켓을 끊으려다가 야, 이걸로 그냥 고기나 먹자 하고 옆으로 샌다고.


적어도 부천 시민이라면 시 한 편, 영화 한 편으로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문화적 혜택의 문턱을 낮추고 싶어요. 부천 시민들이 좋은 공연을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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