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의 경제학: 대형마트 쇼핑카트의 오해와 진실

조회수 2018. 5. 4. 14: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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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 머쓱ㅇㅅㅇa

쇼핑카트에는 여러 속설이 있다. 카트를 가득 채우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매년 카트 크기를 조금씩 늘린다는 설, 카트를 일부러 무겁게 만들어 천천히 걷게 해서 더 많이 물건을 사도록 만든다는 설 등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갖가지 소문이 떠돈다.


국내에서 쇼핑카트를 직접 제조하는 회사는 두 곳뿐이다. 이마트에 독점 납품하는 삼보가 시장의 90%을 점유하고 나머지는 씨앤에스시스템에서 맡는다. 쇼핑카트에 대한 속설의 사실여부를 두 업체를 통해 확인해 봤다.

출처: i-DB
코스트코 광명점의 모습.

쇼핑시간을 늘리기 위해 일부러 무겁게 만든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쇼핑카트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돼 있어 꽤 무거웠다. 어떤 이들은 이것이 매출을 늘리기 위한 대형마트의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쇼핑카트가 무거워서 빠르게 끌 수 없다 → 천천히 걸어가면서 더 다양한 제품에 노출된다 → 매출이 올라간다’는 논리다. 그러나 카트 제조사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사실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지금까지 스틸 카트를 써 왔던 것은 플라스틱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으로 카트를 만들려면 금형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 쇼핑카트용으로 사용할 플라스틱은 강도가 높아야 하므로 소재 자체도 비싸다. 최근에는 하나둘씩 바뀌는 추세다. 스틸 제품보다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높고 디자인도 우수하다.


스틸과 플라스틱 카트는 단순히 소재만 다른 것이 아니다. 스틸은 철재를 용접해서 만드는 반면, 플라스틱은 금형(틀)을 만든 다음 뽑아내야 한다. 초반에는 비교적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스틸 카트가 주류를 이뤘는데, 플라스틱 카트를 만들기 위한 금형 개발비용이 만만치 않아 기존 제품을 고수해왔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출처: i-DB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적용한 이마트의 플라스틱 카트.

스틸 카트는 저렴한 대신 각종 문제점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녹이 슬어 카트에 담은 물건에 녹이 묻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카트의 용접 부분이 떨어져 고객의 옷이 걸리거나 찔려 안전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에 비하면 플라스틱 카트는 관리와 보관이 쉬운 편이다. 


쇼핑 풍경이 달라진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씨앤에스시스템 박경식 대표는 i-DB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대형마트가 단순히 장을 보는 공간이 아니라 식사도 하고 영화도 보는 복합쇼핑몰의 개념으로 변화해 매장 분위기도 고급스럽게 바뀐다”면서 “마트에서도 디자인이 우수한 플라스틱 카트를 선호한다”고 했다.


아마존 고(Amazon Go) 같은 무인마트 시대가 도래한다면 플라스틱 카트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아마존 고란 카메라와 센서로 고객이 구입한 제품을 자동으로 읽어들여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도 자동 결제 되는 마트다. 현재는 아마존 시애틀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이다. 만약 이런 마트가 상용화된다면 센서 인식을 방해할 수 있는 스틸보다는 플라스틱 제품이 선호될 것이라고 박 대표는 말했다.



매년 쇼핑카트가 조금씩 커진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 중에는 쇼핑카트가 매년 조금씩 커진다는 얘기가 있다. 빈 카트를 채우려는 고객의 심리를 이용해 점점 더 카트를 크게 만든다는 속설이다. 쇼핑카트의 크기가 전반적으로 커진 것은 사실이다. 1993년 이마트 1호점의 카트 용량은 101L였으며 2001년에는 150L를 도입했고 2003년부터는 180L를 일반적으로 쓴다. 대체로는 커지기는 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개점한 롯데마트 서초점은 130L 규격을 사용한다.


쇼핑카트가 커진 이유를 마케팅 목적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카트는 적게 8만 원에서 비싸면 20만 원이나 하는 데다 제품 간의 호환성이 중요해 일부만 교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카트끼리 맞물려서 보관해야 하므로 한번 교체할 때 전부를 교체해야 한다. 그러니 마트에서 매출을 늘리겠다고 매년 카트를 새로 구입한다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 말이다.



쇼핑카트 가져가는 얌체족과 코인락의 상관관계

출처: i-DB
코스트코 광명점 인근 오피스텔 앞에 쇼핑카트가 방치돼 있다.

대형마트의 고질적인 고민 중 하나는 쇼핑카트를 집까지 끌고 가는 고객이다. 인근 주민 중 일부가 집까지 물건을 들고 가기 귀찮아 카트를 끌고 귀가하는 것이다. 집 앞까지만 끌고 오면 그나마 다행이고, 현관문 앞까지 가져가거나 집에서 분리수거용으로 쓰다 분리수거장 앞에 버려놓는 경우도 있다. 이 카트를 수거하는 것은 모두 마트 직원들의 몫이다. 


한 보도에 따르면 킴스클럽 강남점에서는 하루 평균 200개의 카트를 인근 주택가에서 수거한다. 전체 카트의 10%에 해당하는 숫자다. 카트제조사 삼보의 한 관계자는 i-DB에 “우리 쪽에서는 카트 내구성을 이유로 외부 반출을 막아달라고 권하나 마트 쪽에서도 딱히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반출을 금지하면 고객 방문횟수가 줄어들고 매출이 줄어드니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에서는 카트 외부 반출을 전면 금지했다가 주민들의 불매에 못 이겨 흐지부지된 일도 있었다.


현재로선 코인락이 유일한 강구책이다. 동전을 넣어야만 쓸 수 있는 코인락 기능을 두면 그나마 회수율이 높아진다. 단돈 100원이라도 쇼핑카트에 넣었던 동전이 일종의 보증금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부 매장에서는 500원짜리 동전을 요구하는 ‘귀한’ 쇼핑카트를 사용한다.



대형마트 쇼핑카트 4종 전격 비교


최근 쇼핑카트는 플라스틱이 대세다. 기능성 플라스틱이라 스틸 제품보다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높고, 디자인도 뛰어나다. 마트가 단순히 장을 보는 공간이 아니라 여가의 역할까지 겸하면서 카트 디자인도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탓이다.


i-DB 취재진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코스트코 등 수도권 4개 브랜드 대형마트를 방문해 쇼핑카트를 비교해 봤다. 4곳 중 3곳은 국내 브랜드 삼보의 제품을 썼다. 국내 쇼핑카트 제조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업체다. 2위인 씨앤에스시스템은 롯데마트와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 카트를 공급한다.


쇼핑카트 디자인은 각 회사의 BI를 닮았다. 이마트 카트에는 노란색이, 롯데마트·홈플러스·코스트코에는 각 회사를 상징하는 빨간색이 들어갔다. 카트 크기는 점포의 특징에 따라 달랐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가장 일반적인 180L 규격의 쇼핑카트를 사용했으며,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는 2배에 달하는 300L였다.

1. 이마트
최근 신규점포에서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카트다. 꽃잎의 형상을 응용해 디자인했으며, 카트 곳곳에 이마트의 BI를 상징하는 노란색이 들어있다. 스테인리스 카트에 비해 가볍고 귀엽다는 인상을 준다.
  • 제조사 : 삼보
  • 모델명 : 프랜드 180
  • 소재: 재사용 가능 플라스틱
  • 바구니 규격: 180L
  • 크기(길이*너비*높이) : 1095*562*1042mm
  • 적재용량: 80kg
  • 캐스터(바퀴): 125mm, 5인치
  • 특이사항: UV프로텍트, 정전기 방지, 에코 무독성 파우더
  • 촬영 점포: 이마트 광명소하점
2. 홈플러스
방문한 4개 브랜드 매장 중 가장 오래된 곳이라 카트 역시 가장 노후돼 있었다. 스테인리스 카트 곳곳에 녹이 슬거나 안전띠가 떨어진 곳도 있었다. 이 매장에서 쓰는 ‘유로 쇼핑카트’는 국내 대형마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델이다.
  • 제조사 : 삼보
  • 모델명 : 유로 쇼핑카트(2010년 5월 제조)
  • 소재: 스테인리스 스틸
  • 바구니 규격: 180L
  • 크기(길이*너비*높이) : 1015*595*1025mm
  • 적재용량: 90kg
  • 캐스터(바퀴): 125mm, 5인치
  • 촬영 점포: 홈플러스 금천점
3. 코스트코
저가로 묶음 판매하는 코스트코는 개인사업자가 많이 찾는 창고형 할인매장이다. 다른 마트보다 제품 크기도 크고, 수량도 많다. 그러다 보니 카트 크기도 다른 곳의 두 배가량 된다. 상단 바구니와 더불어 추가로 물건을 담을 수 있는 하단 수납공간도 있다. 독특한 점은 다른 점포와 달리 코인락 기능이 없었다.

제조사 : 삼보

모델명 : 파워 카트 300(2015년 9월 제조)

소재: 스테인리스 스틸

바구니 규격: 300L

크기(길이*너비*높이) : 1080*745*1060mm

적재용량: 약 170kg

캐스터(바퀴): 125mm, 5인치

촬영 점포: 코스트코 광명점

4. 롯데마트
롯데마트 서초점은 지난 7월 문을 연 신규 점포로 플라스틱 카트를 사용 중이다. 신규 점포다 보니 쇼핑카트 상태도 가장 우수했다. 쇼핑카트 규격은 일반 점포(180L)보다 작은 130L였다.
  • 제조사 : 씨엔에스시스템
  • 모델명: 쇼핑카트 PL 130L(2017년 7월 제조)
  • 소재: 플라스틱
  • 바구니 규격: 130L
  • 크기(길이*너비*높이) : 990*620*990mm
  • 적재용량: 80kg
  • 캐스터(바퀴): 오토워크 5인치
  • 촬영 점포: 롯데마트 서초점

원문: 산업정보포털 i-DB / 필자: 이혜원(won@i-d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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