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사회적 기업은 처음이지?"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를 만나다

조회수 2018. 4. 3.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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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는 거대 기업이 나설 때 효과적입니다.

TV 프로그램 〈비정상회담〉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얼굴이 된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몬디가 사회적 기업가로 변신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법인 등록을 마치고 올 2월부터 제품판매를 시작한 천연재료로 비누를 만들어 판매하는 ‘디엘레멘트’(대표 도혜진)가 그가 투자한 회사입니다.


‘디엘레멘트’는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기획하고, 김병철 피부과 의사가 연구해 직접 비누 조리법을 만들며, 환경보호재단에서 일한 도혜진씨가 운영을 맡는 등 알베르토 이사를 포함해 총 4명이 동업한 회사이지요.

천연재료를 활용한 비누 제조 회사 ‘디엘레멘트’를 시작하며 사회적 기업가가 된 알베르토 이사

자본주의 환경에서 사회적 기업을 외치다


유명 자동차 회사의 직원이었고 현재는 소위 말하는 ‘잘 나간다’는 방송인인 그가 사회적 기업 창업에 나선 건 의외로 비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알베르토 이사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취약계층, 사회 문제 등을 해결하는 사업에 관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동업자 김병철 의사는 중국에서 MBA를 공부하면서 만난 동기입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기업의 역할이 무엇일까?’ ‘자본주의에서 사회 도움 되는 기업의 종류’와 같은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한국에 들어와 맥주 회사, 자동차 회사 등 영업 관련 일을 하며 흥미도 느꼈지만, 조금이라도 좋은 일, 혹은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갈증을 느꼈습니다.

알베르토의 본국 이탈리아의 기업 문화를 보면 그가 사회적 기업을 택한 일이 대단한 결단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기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의무로 여기며, 직원 복지를 향상하고, 회사가 속한 근처 상권의 발전을 돕거나, 수입의 3분의 1 정도는 사회에 기부하는 것을 당연시한다는 것이죠.

알베르토는 이탈리아 시민들에게 CSR은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시민은 CSR이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책무는 사회적 기업과 일반 기업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있는 것이니까요. 



사회 문제는 거대 기업이 나설 때 효과적이다


알베르토는 최근 한국 소비자도 제품을 선택할 때 기업의 이미지를 고려한다며 ‘환경, 미혼모, 위안부 할머니 등 사회 문제해결에 일조하는 제품을 구매하면 스스로 만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코카콜라, 나이키, 애플 등 세계적 기업이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서야 파급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프리카에 백신을 유통하기 어려울 때 회사 유통망 사용을 허가해준 코카콜라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말합니다. 코카콜라는 아프리카의 가장 외진 곳까지 닿는 자사의 유통망으로 영국의 사회적 기업과 협력해 아프리카에 필수 의약품을 전달한 적이 있습니다.


알베르토는 여러 번 자신을 낮추어 “내가 방송에 나오니 인터뷰 제의가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 동업자 도 대표는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엄청난 분으로 모든 과정을 꼼꼼히 관리해주고 연구해주는데 내가 인터뷰하는 것이 부끄럽다”며 웃었습니다. “자신은 좋은 취지에 동의하고 전문가들을 믿고 동참했을 뿐”이라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립니다.


디엘레멘트에서 만드는 비누 제품은 트러플, 마카다미아 두 종류입니다. 트러플은 1000시간 저온숙성을 거쳐 유해성분을 제거한 제품으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고, 마카다미아는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이 풍부함에도 자극이 없으며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제품입니다.

디엘레멘트에서 만드는 제품 〈트러플〉, 〈마카다미아〉

이 제품은 공식 웹사이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왜 다른 판매 채널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걸까요? 이 질문에 그는 “처음부터 판매량에 집중하다 보면 소비자 요구에 반응하기 어렵다”며 “사업 초기라 예상 못 한 문제나 개선할 부분이 나올 것으로 보여, 천천히 사업을 추진해야 대응할 수 있다”고 답합니다. 


당연히 수익이 발생해야 원활히 회사가 운영되지만, 수익이 최우선 순위가 아닌 것도 그에게는 당연하게 보였습니다. 사업을 막 시작한 그는 어떤 기업가가 되고 싶을까요.

좋은 기업의 시작은 ‘직원 복지’가 아닐까요? 사회에 많은 도움을 줘 표창받는 사회적 기업인데, 정작 직원들은 힘들어한다면 과연 좋은 회사일까요? 직원의 본심은 ‘나나 좀 도와주지’ 일거 같습니다. 디엘레멘트는 (사회적 책무를 앞세워 직원 복지를 모른 척하는) 그런 기업이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편 알베르토는 꼭 이것만큼은 알려달라며 부탁했습니다. 지난 1월에 방영한 지상파 방송사의 방송에서 그가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디엘레멘트’와 함께 거래처인 ‘동구밭’의 공장을 방문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는 “방송 이후 저를 동구밭 소속으로 오해하는 기사가 나왔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하지만 동구밭도 발달장애인을 고용한 사회적 기업이니 함께 홍보가 돼 만족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답을 마친 알베르토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원문: 이로운넷 / 필자: 이화형 / 사진: 박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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