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조식가: 일본거주 샐러리맨 저가 조식 세트로 한 끼 때우기 2

조회수 2018. 3. 16. 12: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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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비싼가?

지난 글을 쓰고 난 다음에 골라둔 곳에는 못 가게 되었다. 직장에서 일도 있고, 아들 둘이나 있다 보니 애들 관련 일도 연일 있어 아침 시간대의 스케줄 조정이 뜻대로 안 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원래 가려던 체인점이 아니라 신주쿠 교엔마에 역까지 가는 길에 가장 편리하게 들어갈 수 있는 밥집이자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규동 체인점인 요시노야(吉野家)로 골라봤다.

1899년에 만들어진 요시노야는 일본에서 가장 흔하게 눈에 띄는 음식점 체인 중 하나로 지난번 간 스키야와 함께 일본 규동 3대 체인이다. 전 세계에 지점을 냈지만 한국 지점은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해서 철수한 것으로 안다. 이때 가격이 좀 비싼 이미지였다는데, 규동은 일본에서 싸게 한 끼 때우는 음식이다. 이걸 비싸게 팔았으니 실패할 수밖에. 게다가 대부분 카운터에서 먹게 만들어진 매장은 한국에서는 좀 꺼려하는 분위기였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요시노야는 다른 규동 체인보다는 좀 고급진 분위기다. 정통파 규동 이미지도 좀 강하고. 일본에서 이전에 미국산 소고기 파동이 났을 때 요시노야가 망한다는 소문이 돌자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정통파 규동 먹어둔다고 가서 줄 서서 먹기도 했다. 필자의 스승 같은 괴짜 양반은 세 그릇 먹어뒀다나? 여기서 알 수 있지만 이 규동 체인 음식에 들어가는 고기는 당연히 모두 값싼 수입산 소고기다.

울 동네 요시노야. 택지 사정에 따라서 매장 크기 차이는 큰 편.
가게 앞. 뭐 아주 깔끔하다.

카운터에만 자리가 있다 보니 나도 10여 년 전 처음 매장에 들어갔을 때 닭장에서 모이 먹는 거 같아서 꺼려졌던 기억이 있다. 각설하고, 오늘의 조식을 먹어보자. 

가게 안. 기본적으로 좁은 카운터 석만 있다.

의자에 앉아서 외국인 종업원(인력난이 심각해서 도쿄 도심지 대부분의 이런 가게들은 외국인 아르바이트 종업원이 상당히 많다)이 주는 녹차 한잔 받아들고 메뉴를 봤다. 위는 오후 3시부터 밤 12시까지 하는 저녁밥 메뉴, 밑이 아침밥 메뉴다. 

스키야 메뉴하고 비교했을 때, 역시 좀 비싼 느낌이다. 필자는 제일 싼 햄에그 정식을 골랐는데, 이걸로는 허전할 것 같아서 소고기 조림을 하나 곁들였다. 가격이 140엔 뛴다! 고급이다, 고급.

한 5분 정도 만에 나온 음식. 쌀밥 한 그릇에, 샐러드, 달걀프라이에 햄구이, 된장국 한 그릇, 김, 소고기 조림 한 그릇. 달걀과 햄이 담긴 그릇은 조그만 철제 프라이팬. 겉보기에도 푸짐한 느낌이다.

요게 추가로 시킨 소고기 조림. 140엔짜리인 셈. 약간 간장 냄새가 강한 풍미랄지, 그래서 비치된 시치미(고춧가루를 기본으로 여러 향신료를 추가한 조미료)를 팍팍 뿌린다. 밑에 보이는 건 김이다. 단맛이 나고 한국 김에 비하면 두꺼운 느낌이 든다. 그다지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

체인점에 따라서는 이런 샐러드에 뿌리는 드레싱을 큰 용기에 담아두는데, 여기는 깔끔하게 1인분 분량의 간이용기 팩을 준다. 맥도널드 가면 주는 케첩 같은 이미지.

요게 메인 반찬. 옥수수를 곁들여주는데, 필자같이 캔에 담긴 조미 옥수수를 그다지 안 좋아하는 사람에겐 안 맞는다. 달걀 자체는 소금 등을 뿌려서 주지 않는다. 팬이 따듯할 거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샐러드가 담기니까 할 수 없다.

이런 체인점에 가보면 신기한 것 중 하나가 이 쌀밥 품질이 거의 균일하게 유지된다는 거. 극히 드물게 질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물 양을 메뉴얼 따라서 딱 맞추는 게 느껴질 정도로 맛나게 밥이 나온다. 물론 코시히카리 같은 초 고급 브랜드 쌀은 못쓴다.

자, 이제 먹기 위해서 달걀프라이와 햄구이를 밥에 투하. 필자 스타일이다. 달걀이 간이 안 되어 있으니 위에 간장을 약간 뿌렸다. 열심히 먹는 중. 음식은 맛이 난다. 

중간쯤 달걀과 햄을 다 먹었을 때 추가한 고기조림 투하. 시치미를 좀 더 뿌리고 고기에서 나는 냄새를 없애려고 비치된 생강 절임을 듬뿍 집어넣는다. 규동에는 빼놓을 수 없는 영원한 동반자.

그리고 완식. 맛있게 먹었음.

이번에 먹은 조식 세트 가격은 490엔. 조식 메뉴 치고는 비싼 가격이다. 물론 품질 자체는 좋은 편이지만 500엔 가격에 육박하면 좀 그렇기는 하다.

계산대 옆에 붙은 아르바이트 애플리케이션 광고가 눈에 띈다. 바로 밑에는 이 요시노야 체인점 채용 광고도 들어가 있다. 이런 저가 음식점 체인은 손님들 질이 안 좋은 경우가 많아서 일하기 빡센 편이고 항상 사람 일손이 모자라다. 여하튼 오늘도 한끼 때웠다. 

평가


  • 먹은 곳: 신주쿠 어딘가의 규동 전문집 요시노야 체인점 
  • 메뉴: 햄에그 아침밥 정식에 소고기 조림 곁들임
  • 칼로리: 799칼로리 

  • 만족도: 5점 만점 중에서 2.9점 


맛은 있지만 역시 가격이 조금 비싼 느낌. 달걀이 나오는 프라이팬도 달걀이 밑에 붙어서 눌은 느낌이라 감점했다. 이만 아침 먹은 파워로 열심히 일하겠다. 다음 편도 기대하시라. 으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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