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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아이템'의 비밀

조회수 2018. 2. 20. 12: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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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상품의 탄생 배경부터 모든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준다

집에 가다가 문득 화장품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향수가 다 떨어졌던 것 같고, 최근에 발이 건조해서 로션을 구매해야 했는데 로션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길을 걷다 화장품 매장에 들어갔다.


화장품에 대해 평소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는 편은 아니었다. 예전에 선물 받았던 향수가 좋아서 그 브랜드로만 계속 쓰고 있는 게 전부였기 때문에, 굳이 내가 향수를 바꿔야 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다 매장 앞의 추천 제품에 시선이 끌린다. 빈티지한 느낌, 마치 표면을 광주리로 덮어놓은 듯한 포근한 느낌의 향수가 나의 책상 위에 있는 것을 상상하고, 이번에는 이 제품을 사 볼까? 라는 생각으로 추천제품을 들고 가 결제를 한다.

우리가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추천 제품’ 이다. 누가 추천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누군가가 많이 썼기 때문에 검증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추천 제품은 대개 모든 매장의 입구 부근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추천제품을 매장의 입구에 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 전략은 어떻게 우리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일까?


오늘은 ‘추천제품’ 이라는 네 글자의 말이 우리에게 어떤 행동을 유도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선택지가 많은 것 vs 적은 것


여러분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택지가 많은 상황이 좋을까? 아니면 선택지가 적은 상황이 좋을까? 만일 여러분이 ‘잼 실험’을 보았다면 선택지가 적은 것이 좋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 실험을 통해 선택지를 줄이는 것은 좋은 대안이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선택을 할 때, 선택의 상황이 어떤지에 따라 선택지가 많은지 적은지에 대한 요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음은 선택지가 많으면 좋은 상황과 적으면 좋은 상황을 구분하여 서술했다.

정보를 탐색할 때 – 선택지는 많을수록 좋다


우선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정보를 탐색해야 할 때, 무엇인가를 조사할 때는 선택지가 많은 게 사람들에게 더 만족스럽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정보에 대해 모르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고객은 아직 내가 어떤 제품을 구매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결정하는 순간이 아닐 때에는 선택지가 많은 상황이 소비자들에게는 더 만족감을 줄 수 있다. 나중에 구매행위를 할 때 합리적인 구매를 했대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매장은 이에 따라 제품을 탐색하는 사람들을 고려해 제품의 종류를 다양하게 비치한다.

 


대안을 결정해야 할 때 – 선택지는 적을수록 좋다


오히려, 대안을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는 많은 선택지보다는 적은 선택지가 더 낫다. 그 이유는 선택기준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양한 선택지 앞에 섰을 때는 다양한 기준들이 중첩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앞서 서술한 잼 실험은 다양한 잼 중 대안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선택지가 적은 것을 더 선호한 것이다.


 

선택지가 많으면 좋은 매장, 선택지가 적어야 좋은 고객


정확하게 선택한다는 것은 어려운 과정이며, 매장과 고객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정이다. 매장과 고객은 어떤 입장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매장은 선택지가 많은 상황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소비자가 먼저 매장(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포함)에 방문하게 하여 최대한 많이 탐색하게 하고 그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대안을 선택해 구매를 유도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선택지가 많은 상황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선택을 했을 때 선택의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이 많이 줄어든다. 다양한 대안을 고려한 상황으로 인해 자신의 결정이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객의 입장은 매장과 다르다. 물론 그들이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며 나에게 맞는 제품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하겠지만 결론적으로 소비를 하는 순간이 가까울수록 소비의 선택지가 최대한 적어야 한다.


소비자에게 소비는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고용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최소화해야 하는 것은 ‘스트레스’ 다.소비를 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비라는 과정을 포기할 가능성도 높다.

 


추천 :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이러한 충돌로 인해 매장은 고민이 생겼다. 제품의 수를 줄여야 하나? 혹은 그대로 가서 소비자에게 스트레스를 계속 유발하게 할 것인가?

제품의 수를 줄이면 언뜻 보기에 스트레스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기존 매장의 취지와는 맞지 않을 뿐더러 대안이 줄어들면 소비자들마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의심을 할 것 같고,


반대로 현재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 나올지 모르지만 잼 실험에서처럼 결정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모두의 바람을 충족하는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했다.

그러다 문득 그들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정리’ 해 주는 추천이라는 행위에 주목했다.

추천이란 타인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가 좋다고 이야기해주는 것을 말한다. 추천을 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관점이 추천 제품을 위주로 변화하게 되고 자신이 해야 할 선택의 상황을 누군가가 대신 해 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훨씬 높아지며, 더불어 추천한 제품도 기존에 팔리던 상황보다 더 많이 팔릴 수 있었다.


추천이라는 행동은 나의 입장에서 누군가 대신 선택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소비의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제품을 선택하여 소비할 수 있다. 


즉, 소비자의 탐색 과정을 생략하는 과정을 통해 고객들이 소비하는 이유를 지켜주면서 동시에 매장이 매장의 구조를 통째로 바꿀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추천 제도는 매장에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법이었던 것이다.


 

추천 아이템의 넛지 전략


추천 제도는 고객과 매장의 바람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제도였지만, 이 제도가 효과적으로 발현되려면 고객들이 어느 순간 추천 제품을 소비할 수 있게 하는 넛지들이 필요했다.

다시 한 번 정리하는 추천아이템의 본질적인 넛지

추천 아이템은 추천이 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이 소비의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하여 특정 제품을 소비하게 하는 넛지 전략이다.

 

추천 아이템을 입구(혹은 홈페이지 메인)에 놓기


추천 아이템이 매장의 입구에 있는 것은 여러분의 소비 탐색시간을 줄이겠다는 넛지 전략이다. 추천 아이템이 앞에 있다면, 소비자들은 굳이 매장을 도는 행위를 하지 않고 더 빠른 시간 내에 제품을 소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선택의 경우가 많고 시간이 많이 걸리면 소비자가 지갑을 열 확률이 점점 떨어지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애초에 고객들이 제일 눈에 띄는 곳에 추천 제품을 전시해 놓는 것이다.


결국 추천 아이템은 소비자들이 더 빠르게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넛지 전략이다. 매장이 한 것은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추천할 제품을 선정한 것밖에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소비의 과정 대신 누군가가 추천한 제품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여 소비한다.


추천 아이템 중에서는 물론 좋은 아이템이 많다. 하지만 당신 기준에서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추천한 것이라고 무조건적으로 구매하지 말고, 나의 기준에서 다시 생각한다면 조금 더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원문: 고석균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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