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 원숭이 죽이기

조회수 2018. 2. 7. 11: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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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쉬지 않고 핸드폰을 보고 있을 것이다..

집중하기 어려운 시대


정말 집중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손 안의 핸드폰에선 이메일과 SNS 알람이 계속 울려대고, 텔레비전과 유튜브, 넷플릭스에선 우리를 유혹하는 프로그램들이 끝없이 나온다.


회사 일이든 개인의 창작 욕구든 할 일을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어느새 주말이 다 지나고 일요일 밤이 되어 있다. 몇 번 같은 패턴을 반복하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어디 조용한 데에 가서 혼자 집중하려 해본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기안84는 팔달산을 오른다고…

그런데 유혹이 없는 조용한 곳에서는 과연 어땠는가? 그때부터 머릿속에 온갖 잡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갑자기 생각난 급한 일부터 어제 있었던 웃긴 일, 지금 이 일을 하면 안 되는 열 가지 이유가 하나씩 떠오른다. 고백하자면 이 글도 한 시간 넘게 딴짓하다 겨우 쓰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의 원숭이


저자는 이 생각들을 ‘원숭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책 제목이 『내 머릿속 원숭이 죽이기』다. 원숭이는 내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자아 같은 존재이다. 원숭이는 두려움을 먹고 산다. 내 글을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그림에 소질이 없다고, 내일 발표는 분명히 망칠 거라고 끊임없이 속삭인다.

연어초밥 만드는 법

원숭이는 어릴 적 내 미술 숙제가 x 같다고 말했던 친구의 잔상일 수도 있다. 그거 하면 돈 못 버니까 다른 길을 가라고 했던 어떤 어른의 목소리일 수도 있다. 어쨌든 문제는 원숭이가 당신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원숭이가 곧 당신이니 당연하다). 


그걸 이용해 당신을 무기력하게 하고, 당신이 위대한 일을 이루는 것을 방해한다. 마이클 잭슨, 타이거 우즈, 반 고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그들은 자신 속 원숭이에게 졌다.

황제 타이거 우즈도 이런 모습으로…

원숭이는 끊임없이 시비를 건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사실 나도 머릿속 원숭이와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 다니며 SNS에 꾸준히 글을 쓰고 있지만 원숭이는 끊임없이 시비를 건다.

그거 해봤자 너한테 별로 도움 안 돼. 책 써봤자 생각보다 안 팔릴 거야. 누구누구가 너보다 더 글을 잘 쓰던데? 근데 너 지금 자고 싶지 않아? 야, 저번에 쓴 글에 악플 달렸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무슨 일이든 잘 안 될 이유는 끝없이 찾을 수 있다. 그 모든 안 되는 이유를 다 고려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생각이 너무 많다’는 피드백을 들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 머릿속에 원숭이가 있다는 뜻이다. 그것도 너무 많다. 남들 눈에 보일 정도로.

판사님 이 악플은 원숭이가 썼습니다

그렇다면 이 원숭이를 어찌해야 좋을까? 원숭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꿀벌이다. 꿀벌은 남과 비교도 하지 않고, 꿀이 얼마나 맛있을지 고민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며, 자기가 왜 수벌이나 여왕벌이 아닌지 고민하지도 않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도 하지 않으며, 자신의 재능을 탓하지도 않는다. 


오직 자기가 꿀을 얼마나 모았는지만 본다. 그렇게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논문을 읽든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꿀벌의 자세인 것이다. 꿀벌은 원숭이가 뭐라 하든 제 할 일을 끝낸다.



어느 순간 찾아오는 ‘사자’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위대한 작품을 만들 창의적 생각이 떠오르는데 저자는 그것을 ‘사자’라고 표현한다. 영감. 창조자.


사자는 원숭이와 달리 당신에게 잔소리하지 않는다. 당신이 하는 일을 경이롭게 만들 뿐이다. 문제는 당신이 사자를 일부러 찾으러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사자는 당신이 얼마나 큰 노력을 꾸준히 하는지 지켜보다 마법처럼 어느 순간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

원숭이 대신 가끔 찾아오는 사자 (아님)

이 책은 내용도 길지 않고, 재미있는 원숭이 삽화로 가득 채워져 쉽게 읽을 수 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내용이니만큼 책 자체도 심플하다. 다만 내용이 심플하다고 실천도 간단한 것은 아니다. 매일 한 편의 글을 쓰는 것. 하나의 그림을 그리는 것. 


이런 꾸준함에 대한 강조에서는 세스 고딘의 이카루스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한다. 저자 자신도 크리에이터로써 수십 년간 살아왔고 이제는 자기 이름으로 나온 책도 십여 권 되지만 지금도 원숭이를 길들이기 위해 꾸준히 무언가를 만들고 쓰고 있다고 한다.


자, 이제 우리도 원숭이를 죽이고 꿀벌처럼 할 일을 마치러 가자. SNS에서 빈둥거리다 이 글을 우연히 발견했다면, 원래 무엇을 하려고 자리에 앉았었는지 떠올려보자. 그리고 그 일을 지금 해라.


이렇게까지 이야기했는데도 계속 딴생각이 든다면, 이 책의 도움을 살짝 받아보아도 좋을 것 같다.

알라딘 / 교보문고 / YES24 / 인터파크 / Daum 책


그럼 나는 글 쓰러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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