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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라곤 쥐뿔도 모르던 남자가 매트리스 사업을 열기까지

조회수 2018. 1. 4. 14: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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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한번 망하고 또 사업을 시작한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

제조업 쥐뿔도 모르던 남자가 매트리스 사업을 열기까지


리(이승환 ㅍㅍㅅㅅ 대표): 어떤 일을 하고 있습니까?


전(전주훈 삼분의일 대표): ‘삼분의일’이라는 온라인 매트리스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요. 기획부터 판매까지 모든 라인을 총괄하고 있죠.


리: 어쩌다 매트리스를 팔게 된 거죠?


전: 제가 ‘홈클’이라는 청소 업체를 운영하다가 접었어요. 이후 먹고 살려고 외주를 여럿 했는데, 매트리스 마케팅 외주도 하게 됐죠. 근데 제품이 너무 좋아서 관심이 생겼어요. 프로젝트 끝난 뒤, 공장장님께 ”우리 집 매트리스를 직접 만들고 싶다”고 했어요. 이후 3개월간 공장을 오가며 3개를 만들었어요. 1개는 제가 쓰고 2개는 지인들 나눠줬죠. 그런데 친구들도, 제 와이프도 반응이 너무 좋더라고요.


리: 망했는데 사업할 돈 있었나요?


전: 정부 지원 사업 응모해서 지원금을 좀 받았어요. 디캠프 디데이를 통해 사무공간도 얻었고요. 팀원들을 모으는 과정에서도 수면장애 있는 분이 첫 직원이 됐어요. 빙글에 있던 분인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모이는지 잘 아는 데다가, 대행사 출신이라 올라운더로 지금까지도 큰 도움이 되고 있죠. (최정원님의 브런치)

올라운더로 모델포스까지 뿜으신다

리: 마케팅은 그쪽에 맡기고 대표님은 주로 뭘 하십니까?


전: 제품 기획 쪽에 많은 시간을 써요. 제품의 질을 높이려고, 한국 최초로 매트리스 전용 압축 기계를 들여왔어요. 미국에서는 이미 다 쓰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까지 일반 프레스를 개조한 걸 쓰고 있거든요. 여기에만 1억 5천을 썼어요. 큰 회사에는 얼마 안 하는 돈이지만, 제게는 빚까지 낀 전 재산이었어요.

리: 구멍가게에서 1억 5천이라니, 불안하지 않았나요?


전: 되려 마음이 편했어요. 이것만 있어도 어떻게든 되겠다. 1억 5천 정도는 뽑을 수 있겠지…


리: 다시 돌아가서… 매트리스가 마음에 든다고 사업화한다는 마음을 먹기는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전: 외주 때문에 매트리스 시장을 엄청 공부했는데, 이 시장이 되게 특이해요. 패션은 트렌드가 빠르잖아요? 가구는 패션보다 7년이 늦다고들 해요. 그런데 매트리스는 가구 중에서도 가장 느려요. 부피가 크니까 중국 제품이 쉽게 못 넘어오거든요. 한국에서 매트리스 주문하면 배송비만 7만원 정도 해요. 침대 프레임 빼고 매트리스만… 해외에서 사오면 20~30만원 나가고요.



매트리스 업계, 비싸게 오프라인으로만 판매하는 이유


리: 자, 제품이 좋다는 건 그렇다 치고 커머스에서 처음 고객 모은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전: 일단 시작은 제 주변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남자가 많았죠. 초기에 입소문을 탄 쪽은 IT 종사자들이었고요. 맨날 야근하다 보면 허리 안 좋잖아요. 또 이 양반들이 꼼꼼하게 디자인은 안 보는데, 내부 설계 설명을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남자들이 와이프 데려와서 사가는, 특이한 구조로 초기 매출이 나왔어요.


리: 아무리 그래도 쇼핑은 여자들이 훨씬 깐깐하지 않나요?


전: 프레임 디자인은 여성분들이 훨씬 많이 보죠. 그런 거 있잖아요. 남성분들 중 스펙 엄청 따지고… 스펙 설명해주면 초롱초롱 눈이 밝아지는 그런 사람들… 그래서 초기 페르소나가 ‘뭘 좀 아는 형’이었어요. 브랜드 가치에 자부심을 가지는…

뭘 좀 아는 형(들)

리: 대표님이 그런 사람 아닙니까(…)


전: 그렇죠. 원래 첫 제품에는 창업자 성향이(…)


리: 나온 지 1년이 안 돼서 엄청나게 잘 되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애초에 대기업이 왜 안 한 건지…


전: 시장이 온라인으로 가고 있는 건, 모두가 알아요. 패션, 가구, 다 그랬죠. 그런데 매트리스 회사는 여전히 오프라인이 메인이에요. 온라인으로 시장이 옮겨간다는 걸 알면서도 못하죠.


리: 왜죠?


전: 자기 비즈니스 갉아 먹기라 생각하니까요. 오프라인이 마진이 높잖아요. 그래서 온라인 진출은 해도, 좀 어설프게 했어요. 거의 대부분 가구 회사가 오프라인, 온라인 브랜드가 달라요. 리바트-바이미, 이런 식으로 일부러 차별화하죠. 제품 차이가 크지 않아도 가격 차이는 크도록…

한샘 정도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브랜드를 합친 상태에요. 전반적으로 가구회사 계열이 IT 쪽이 많이 늦어요. 아직 네이트온 쓰는 곳도 있고… 그리고…


리: 그리고?


전: 매트리스 시장, 침대 시장은 사실 에이스, 시몬스, 썰타 모두 에이스침대 일가의 가족이에요. 물론 지분은 처리하고 했지만, 경쟁이라 하기에는 과점 시장이죠. (참조 기사: 침대 업계 1~3위 ‘에이스 ·시몬스·썰타’ 모두 한집?)


리: 외주 성과는 좀 좋았나요?


전: 제가 온라인 마케터도 아닌데, 그간 홈클하면서 썼던 마케팅 방식이 잘 되더라고요. 클라이언트도 새로운 걸 보여주니 되게 좋아했고요.



폐업을 통해 배운 것들: O2O


리: 그 마케팅 잘 됐다는, 홈클은 왜 접은 거죠?


전: 고객 사이드 마케팅은 잘 됐어요. 삼분의일과 마찬가지로 고객 입장에서 생각했죠. 청소가 필요한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메시지에 반응할지 알았어요. 그런데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사이드가 구르기 힘들었어요. 어떤 분인지, 어디 있는지…


리: 적자 많이 봤나요?


전: 한 달에 2~3천씩 깨져서 빚도 좀 많이 졌죠. 그나마 다행인 건, 적자임에도 돈이 돌았다는 거에요. 고객이 30만원 정기결제하면 그 돈을 땡겨 쓰는 꼴이에요. 어찌 서비스는 돌아갔지만, 캐시플로우는 계속 적자가 쌓였죠. PG사에 갚을 돈이 쌓여 나간 거에요.

출처: 임원기의 인터넷 인사이드
밝게 웃고 있었으나 속은 썩어 있었다 한다

리: 왜 그렇게 꼬였을까요?


전: 처음에는 에어비앤비 호스팅을 늘리며 쉐어하우스 형태로 발전시키자고 생각했어요. 당시 구글벤처스에서 400억 투자 받은 홈조이가 무척 핫했어요. 일단은 집 청소 시장이 훨씬 크니까, 그 시장을 먹고 키워나가려 한 거죠. 하지만 이 시장은 굉장히 파편화된 시장이었어요.


리: 돈 많은 사람들 모인, 강남3구에만 집중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전: 그것도 고정관념이에요. 의외로 강남에 현금을 잘 굴리기 힘든 사람이 많아요. 돈을 굴리려면 자기 집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잖아요. 근데 다들 전월세더라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서울 전역을 커버할 수밖에 없었어요.


리: 그런데 그런 서비스는 이미 각 지역별, 구별로 작동하고 있지 않습니까?


전: 아무 아주머니나 막 모아서 연결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제가 하고 싶었던 건 특이한 가사도우미를 뽑자, 경력단절 여성이 경력단절 여성을 도와주자… 이런 컨셉이었어요. 단순히 청소를 넘어서 집안을 서포트해줄 수 있는… 그래서 채용 프로세스도 엄격하고 독특했어요. 성악가, 유치원선생님 출신 이런 분들 되게 좋아했죠. 실제로 자기 직업에서 어느 정도 해본 사람이 청소도 잘 하셨어요.


리: 하지만 돈이 되지 않았다…


전: 가사도우미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저는 사실 홈클 접을 때 마음이 되게 편했어요. 청소 비즈니스의 KPI는, 막말로 아주머니들이 최대한 남는 시간 없이 일을 해야 돈을 벌거든요. 그런데 홈클은 깐깐하게 사람을 뽑으니 항상 가사도우미 수가 부족했어요. 돈을 벌려면 해외 동포분들을 마구 뽑고 연결해야 하는데, 그러면 기존 업체들과 차별점이 없더라구요. 그리고 가사도우미 플랫폼은 성장할수록 오퍼레이션 비용이 더 커져 BEP에서 점점 멀어지는 사업임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미련 없이 폐업했어요.

출처: 삼분의일 전주훈의 브런치
실리콘밸리에서 대형 투자를 받은 청소 O2O 홈조이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리: 돈을 많이 줘도 소비자가 만족할 만큼 능력 있는 가사도우미 수가 적었던 걸까요?


전: 아뇨. 수 자체는 어떻게 확보를 했어요.


리: 그런데 왜 접었죠?


전: 아주머니들이 3개월 청소하니 병이 나더군요.


리: ……


전: 청소가 굉장한 중노동이에요. 하루 두 탕 뛰면 8시간이잖아요. 처음에는 우리도 아주머니도 다 좋아했어요. 파출부가 아니라 전문직처럼 대우해드리고 돈도 동종업계 최고로 드리니, 새로운 커리어 찾은 것처럼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나아가 이런 아주머니들로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야심 찬 계획도 있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아주머니들이 계속 아프니 저도 마음이 무겁더라고요. 본사 나가면 파스 냄새 진동하고… (참조 기사: 주부 월급 433만원 <1일 가사노동 14시간 기준>)

이 짓을 매일 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물론 군대는 쓸데 없는 짓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회사를 폐업하며 느낀 것: 창업보다 폐업이 훨씬 힘들다


리: 좋은 가사도우미 오면 고객이 따로 연락하는 그런 문제는 없었나요?


전: 별 문제 아니라 생각해요. 아주머니들도 플랫폼에서 노력하는 게 보이니, 굳이 푼돈 더 벌려고 그렇게 하진 않아요. 또 직거래하면 휘둘리는 문제가 있어요. 플랫폼을 사용하면 회사 규정이라고 회사 핑계 댈 수 있잖아요. 고객도 약아서 직거래하는 순간 온갖 요구를 다 하거든요.


리: 청소업에 아직 미래는 없다고 보는 건가요?


전: 그렇진 않아요. 한 달에 2천씩 버는 사장님도 있어요. 소수정예 3명으로 식당 아줌마도 하고,고객에게 연회비 받는 거죠. 그 경험이 5년 정도 쌓이면 현금이 제대로 돌아요.

그런데 이게 과연 앱으로 혁신할 수 있는 분야인가, 하면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 사장님들 노하우가 손님과 아주머니를 기가 막히게 매칭시키는 감각이에요. 어떻게 하면 재구매율을 높일 수 있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어요.

이런 매의 눈이 되어야 돈을 벌 수 있다

리: 예를 들어 어떤 식으로…


전: 이 아줌마는 말재주가 좋으니, 좀 무뚝뚝한 김씨네 보내야겠다… 이런 식이죠. 그런 게 아니라면 비즈니스가 엄청 피곤해요. 우리 CS팀도 많이 힘들어했고… 차라리 구청이나 이런 데에서 경력단절녀 지원, 이런 식으로 가면 사회적 가치는 클 거에요.


리: 난이도가 정말 높군요.


전: 법적 이슈도 있었어요. 이게 원래는 서비스 플랫폼에 돈을 주면 불법이고, 무조건 아줌마에게 줘야 해요. 그러면 청소 플랫폼이 어떻게 살겠어요? 이유도 웃긴 게, 이전 티켓다방 직원들에게 사장들이 돈 안 줘서 생겼다 하더라고요. 가사도우미 입장에서는 이게 얼마나 번거로워요? 그냥 수수료 떼고 받으면 편한데, 돈 다 받고 플랫폼에 입금하고… (참조글: 홈클의 흥망성쇠 / 작성자: 삼분의일 전주훈 대표)


리: 청산은 잘 했나요?


전: 대기업 인수 제안이 있어서 아싸 했는데… 대표가 바뀌면서 물 건너갔어요. 그냥 다 정리했죠. 아무것도 안 남고, 빚만 남았죠. 또 하나 실패한 원인이라면, 진급 시스템을 만들 수 없었어요. 회사원도 진급하고 월급 더 받으려고 신나게 열심히 일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동기 부여가 힘들었어요. 한국은 인건비 자체가 낮으니 미국처럼 수수료 30% 뗄 수도 없고… 여러 가지로 힘들었어요.

미국은 일용직 인건비가 매우 높다. 그래서 홈조이는 최대 50%까지 떼었다고(…)

리: 정리하고 나니 어떻던가요?


전: 정리하기까지가 힘들었지, 그 이후야 차라리 속 편해요. 폐업이 창업보다 훨씬 힘들어요. 여기 드는 돈이 정말 뼈아프거든요. 아주머니들 고용보험, 사무실 인터넷 위약금, 자질구레한 거 되게 많아요. 2억 엔젤 투자한 분께도 미안하니까 지금 매트리스 제품 나오는 거 계속 드리고…


리: 2억 투자인데 매트리스로 되나요?


전: 저도 마음의 빚이 있어서, 나중에 잘 되면 차 한 대 뽑아 드리려고요. 오히려 요즘은 저에게 고마워해요.


리: 왜죠?


전: 제 덕택에 스타트업은 어지간하면 다 망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앞으로는 검증된 비즈니스에만 투자하겠다고(…) 아무튼 인격적으로도 참 훌륭한 분입니다.

인생은 실전입니다(…)

리: 망하고 대기업 갈 생각은 없었나요?


전: 주변에서 강하게 권했죠. 저도 생각이 없던 건 아니고… 완전 참여는 아니고 컨설팅 개념으로 대기업 일을 좀 했어요. 그런데 해보니까 대기업 실무진들이 참 똑똑한데… 위에 잘 모르는 높은 분이 계속 엎어요. 자꾸 그러니 하기 싫더라고요.


일단 하고 나서 누구 때문이네 말이 나오는 게 아니라, 애초에 높은 분들이 책임을 안 지려 해요. 저도 대기업 다녀봤으니 알죠. 책임지기 싫고, 일 안 벌여도 회사는 돌아가니… 하지만 제 이름 걸고 내년, 내후년을 계속 그려가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또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된 거죠.



매트리스 도전기


리: 그렇게 외주를 하다가 잡은 게 매트리스였다…


전: 제가 홈클을 접으면서 자기객관화를 좀 했어요. 나랑 플랫폼 비즈니스는 안 맞구나. 플랫폼 비즈니스는 양쪽을 끌어모아야 해서 신경 쓸 부분이 많아요. 또 청소라는 아이템은 표준화도 불가능해요. 모든 아줌마가 다 다르니까요.


리: 그런데 왜 하필 매트리스?


전: 또 한 가지 느낀 게, 일단 재미가 있어야겠다. 홈클은 그렇게 재밌진 않았어요. 저는 브랜드와 제품에 철학을 입히고, 딱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 만들어서 만족을 줄 때 즐겁거든요. 제가 잠을 잘 자면 안 풀리던 게 풀리는 경험이 많았어요. 돈 갚으려고 잠 못 자고 일했죠.


그때 잠 좀 제대로 자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원래는 고깃집 컨설팅 외주도 해서 그쪽으로 빠질까 했는데, 이건 어지간한 돈으로 안 되겠더라고요. 좋은 고기 유통이 정말 힘들어요. 이미 돈 많은 곳이 먼저 좋은 고기를 공급받거든요.

출처: 리디북스
덕질하다가 e북까지 냈다(…)

리: 그렇게 짜잔! 하고 등장.


전: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제가 3개월간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고, 이후에도 계속하고 싶다고 했죠. 기존 회사들이 온라인화를 못 하고 있으니까, 내가 해보겠다… 그 과정에서 사장님께 아이디어 드리고 일 도와주며 굉장히 친해졌어요. 디캠프 출전하고 올해 1월에 법인 설립했죠.


리: 하지만 고기에 비해 매트리스는 공정, 제조에서 난이도가 있지 않나요?


전: 홈클 같은 O2O 비즈니스와는 차원이 다르게 진입장벽이 높았어요. 제대로 만드는 공장을 찾는 것이 쉽지 않고, 우리 물건을 만들어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차근차근 공장장님께 하나씩 배워나갔어요. 몇 개 레이어로 되어 있는가, 각 레이어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런 걸 계속 배웠죠.


리: 되게 쉬워 보이는데요.


전: 다만 그 응용은 좀 복잡해요. R&D실 가면 폼이 수백 개가 있어요. 그 다양한 분류를 조합하는 거죠. 이 조합에 따라 밀도와 경도가 달라져요. 누웠을 때 느낌이 완전 다르죠. 온갖 테스트 제품을 찍어보면서 지인들에게 테스트를 맡겼어요. 제품당 50명 정도씩 누워보게 하고, 불편한지 편한지 물어봤죠… 결론은 물 위에 떠 있는 느낌의 매트리스였어요.

내부를 까면 이렇게 레이어가 짜여 있다, 이 최상의 배합을 찾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리: 그렇게 막무가내 테스트해서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나요?


전: 오히려 빠르게 만들고 테스트하는 과정을 보고 공장에서 놀라 하셨어요. 보통 매트리스 업체는 연구실에서 하나 내놓는데 2년 정도 걸려요. 그런데 저는 6개월 동안 10번 이상 제품을 찍어냈거든요.


이런 빠른 피드백이 스타트업에서는 당연하지만, 전통 제조업에서는 황당한 일이었던 거죠. 전통 제조업은 설계도는 기가 막히지만 고객 접점이 부족했어요. 반면 우리는 고객을 계속 만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들었고…


리: 공장 R&D실도 테스트 계속하지 않나요?


전: 이건 고객 측면이 아니라, 인증 통과를 위한 것에 가까워요. 그래서 규격은 엄청 빡빡하지만, 고객의 느낌을 반영하기보다 각종 내구성 테스트에 가까웠어요. 하지만 고객에게 중요한 건 누웠을 때 느낌이잖아요? 진짜 고객 목소리 듣는 채널이 거의 없었던 거죠.


리: 그래도 가족 회사… 아니, 3대 회사라 하는 곳은 자본력이 엄청날 텐데…


전: 놀랍게 그 파트가 약해요. 사람들이 브랜드빨을 너무 믿는데, 매트리스가 다른 가구보다도 느리다 했잖아요? 극적인 변화가 없어요. 어떻게 하면 광고 많이 때려서 밀어낼까… 메이저 회사들은 실제 고객이 대리점 통해서 사니까, 고객뿐 아니라 대리점주들도 신경 써야 해요. 그런데, 본사가 마케팅 때려서 대리점 잘 가게 하는 과정에서 고객과 브랜드의 거리가 멀어져요.


반면 우리 같은 온라인 브랜드는 고객과 딱 붙어 있어요. 고객 의견 듣고, 바로 반영하고… 그게 큰 도움이 됐죠. 공장도 새로운 고객들의 실제 후기와 인터뷰를 계속 갖다 주니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삼분의일’이 만들어지는 곳



폼매트리스, 선진국에는 선택이 아닌 필수


리: 왜 스프링 매트리스가 아닌 폼매트리스를 택하게 된 거죠?


전: 유럽은 이미 스프링이 없는 폼 매트리스 점유율이 60% 수준이에요. 수면선진국은 대부분 폼매트리스로 넘어왔는데, 한국은 10%가 채 안 돼요. 에이스, 시몬스는 여전히 스프링만 만들고 있죠. 이미 많이 벌어둬서 망할 일이 없는 회사고 땅부자에 현금이 넘치죠. 오프라인 채널은 다 가지고 있고 브랜드 파워도 강하죠. 광고만 때리면 소진되고…


리: 원가를 비교하면 어떤가요?


전: 모 회사 스프링 매트리스 원가표를 봤는데, 300만원에 파는 게 15만원 수준이더라고요. 생각해 봐요. 철사와 원단 위주인데… 폼은 기본적으로 원가가 비교도 안 되게 비싸요. 스프링은 안이 텅 비었지만, 폼은 꽉 찼잖아요. 우리가 팔던 매트리스도 몇 년 전이었다면 400~500만원 수준이었을 거에요. 중국에서 폴리우레탄을 엄청나게 만들어내며 가격이 많이 현실화된 거죠. 폴리우레탄 국제 시세 따라서 움직여요. (참조 기사: 원가보다 ‘뻥튀기 가격’으로 팔리는 대표 물건 8개)


리: 폴리우레탄은 어디서 만들죠?


전: 모두 국내에서 만들고 있어요. 아직까지 우리나라 석유화학 2차 가공 제품의 기술력은 이들에 전혀 뒤지지 않아요. 국제적으로는 바스프, 다우케미컬 등 글로벌 메이저 회사가 과점하고 있는데요. 이런 글로벌 기업에서 연구원 생활을 오래하신 공장장님과 함께 국내 표준 시설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기술력만큼은 자신감 있습니다.


리: 왜 폼 매트리스가 스프링보다 우월한 거죠?


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스프링 매트리스는 스프링 사이의 공간이 있어요. 몸을 받춰주는 중간에 불연속곡면이 생길 수밖에 없죠. 반면 폼매트리스는 사람 곡면을 완벽히 맞춰주죠. 한국은 메이저 업체 3사가 다 가족 기업이다 보니 아직까지 발전이 늦지만…


리: 폼 매트리스 시장은 점점 크고 있나요?


전: 미국 폼 매트리스로 상장한 회사가 둘 있어요. 템퍼와 실리인데, 템퍼가 실리를 인수했어요. 템퍼가 나사 우주비행선에 들어간 스폰지로 대박 냈어요. 그런데 올해 들어 주가가 70% 폭락했죠. 증권사 애널은 엄청 빠르게 봐요. 매트리스도 패션처럼 온라인 시장 위주로 갈 거란 거죠. 반면 지누스와 캐스퍼는 온라인으로 엄청나게 크고 있어요. 캐스퍼는 800억 투자받았고, 지누스는 한국 회사인데 올해 예상 매출이 7천억 수준이에요.


매트리스 자체가 미국식 생활 양식이고 한국은 이를 뒤쫓아가요. 결국 한국도 스프링에서 폼 매트리스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봐요. (지누스 관련 기사: 이윤재 지누스 회장, 최소 3조 몸값 노린다)


리: 그리고 한국은 삼분의일이 먹는다?


전: 우리는 온라인에서 시작한, 디지털 네이티브 브랜드에요. 모든 게 온라인에 최적화돼 있죠. 밀레니얼 세대는 매년 더 많은 물건을 온라인에서 사고 있어요. 우리는 아직 선두가 없는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을 노리고 있어요. 젊고 합리적인 세대는 삼분의일을 더 가깝게 느낄 거에요.


리: 가격이 굉장히 싼 걸로도 화제가 되고 있는데…


전: 희한한 게 매트리스가 싸다고 잘 팔리지는 않아요. 비싸면 좋다고 믿고 싶어 하죠. 그럼에도 100만원은 심리적 장벽이라 생각해서 저렴하게 공급 중이에요.


리: 오히려 딱딱한 옥침대나 돌침대가 고급형으로 인지되던데…


전: 한국인이 온돌 때문에 ‘딱딱한 게 허리에 좋다’는 좀 잘못된 고정관념이 있어요. 사실 돌침대가 허리에 좋다고 볼 수 없어요. 매트리스의 역할은 허리에 느껴지는 감각, 압점을 없애주는 거에요. 푹신하고 단단한 건 기분 차이에 가깝고요. 우리 부모님도 20년 돌침대 살다가, 우리 제품 쓰고 만족하고 있어요. 왜 그간 불편한 돌침대에서 지냈나 하더라고요.


리: 부모님께 돈 받았나요?


전: 당연히 받았죠. 제주도에 사시는데 배송비까지 다 받았어요.


리: ……


전: 우리 회사는 지인 할인은 해줘도, 자기 자신부터 제값 내고 가져가라고 해요. 그만큼 자신도 있고요. 수많은 사람들의 테스트 결과 템퍼보다 좋다는 평이 대다수였어요.



딱딱한 옥침대와 돌침대, 딱히 허리에 더 좋지 않다


리: 구입하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이슈로 삼분의일을 사던가요?


전: 고객 분석을 계속해보니까 매우 명확해졌어요. 첫 번째, 결혼이에요. 새롭게 가정 합치니 좋은 거 사야죠. 두 번째는 이사에요. 매트리스 크기도 큰데, 이참에 새로 바꾸는 거죠. 들고 가고 싶지 않다. 그 두 가지 부류가 가장 많고 세 번째는 우리가 원한 부류에요. 약간 얼리어답터랄까… 자기 커리어에 자부심 있는 사람들이죠. 깨어있을 때 생산성을 위해 잠을 잘 자야 한다 생각하고, 수면 경험을 개선하려는 분들이죠.


리: 수면 경험이 나쁜 분들이 참 많으신가 보군요…


전: 저도 몰랐는데, 참 많은 게 수면을 나쁘게 하더라고요. 족저근막염 때문에 잠 못 잔다는 분도 2분 봤어요. 발바닥이 왜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 턱관절장애는 왜 수면에 악영향을 미치는지도… 보통은 하루 종일 앉아서 컴퓨터 하는 사람, 경각골 땡기는 사람, 옆으로 자면 어깨 결리는 사람… 그런 분들이 굉장히 많이 샀어요. 침실은 자신을 리프레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돈을 그렇게 아끼지 않아요. 여유 있는 분들에게 100만원이 큰돈은 아니니…


리: 침대도 좀 취향 타지 않나요?


전: 완전 취향 타요. 정부지원금으로 맨 처음에 한 게 50명의 테스터들에게 매트리스를 돌리는 거였어요. 이름 다 지우고 철저하게 수면 문제로 고통받는 분들만 선별해서 제공하고, 3주 후 맘에 안 들면 그냥 돌려달라는 거였죠. 놀랍게도 절반이 구매하셨어요. 그리고 나머지 절반인 비구매자와 심층 인터뷰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리: 어떤 점을…?


전: 쌓여온 경험이 중요하단 걸 간과했었죠. 저희 매트리스가 두 가지 타입이 있어요. 보통 첫 느낌은 부드러운 걸 좋아해요. 물 위에 뜬 느낌이랄까… 그러면서도 적당히 지지력이 있는… 그런데 40대 이상 분들은 좀 달라요. 폼 매트리스가 처음이면 너무 어색하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을 위해 좀 하드한 모델을 따로 냈어요. 또 남성이 여성에 비하면 좀 더 딱딱한 걸 선호하고요.


리: 나이 많으면 더 딱딱한 걸 산다?


전: 그건 아니고… 직접 체험해 봐야 알 수 있어요. 저희 쪽에서도 생산비용이 더 들어가니 고민이 많았어요. 특히나 딱딱한 모델은 두 번째 레이어에 공기 통로를 뚫어야 하는데, 이건 인건비도 들거든요. 하지만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니 두 가지를 만든 거죠. 공장장님이 나름 장인 정신이 있어서 야심 차게 준비해 주시더라고요.


리: 그… 성생활에 폼 매트리스는 어떤가요?


전: 신혼부부들이 사기 전에 정말 많이 물어보는 부분이에요. 다행히도 반응이 굉장히 좋아요. 그… 자세에 따라 스프링 매트릭스에서 무릎이 까지지 않습니까(…) 폼 매트리스는 그런 일이 없어요. 반면 반발력이 약해서 싫어하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도 많은 분들께서 만족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대표님도 어서 매트리스 사세요.

삼분의일 메트리스에서 안정적으로 수면을 취하고 있는 이승환 수령

리: 전 사도 쓸 데가(…)


전: …… 아무튼 제 와이프도 그렇고, 아무래도 여자들은 좀 명확해요. 푹신한 걸 좋아하죠. 폼 매트리스가 여자들이 원하는 느낌에 훨씬 근접해요. 남자는 이상하게, 단단한 게 허리에 좋다는 생각이 있어서… 우리나라 남자들은 돌침대, 옥매트가 좋다는 고정관념이 좀 있죠. 반면 여자들은 느끼는 대로 좋다 느끼다 보니 폼 매트리스를 금방 좋아하게 되더라고요.



단순 매트리스 제조사가 아닌, 수면 솔루션 회사로


리: 앞으로는 어떤 방향을 그리고 계십니까?


전: 기존 매트리스와 다르다는 걸 계속 어필해나갈 생각이에요. 또한 그냥 매트리스 파는 회사가 아니라, 수면 문제를 해결해주는 회사로 나아가려 하고요. ‘이 시장에서는 우리가 1등이다!’를 혼자 어필하고 있는 중입니다(…)


리: 수면 회사?


전: 네. 매트리스는 시작일 뿐, 수면 관련 아이템을 하나씩 출시할 계획이에요. 이미 방수커버가 나왔고, 곧 프레임과 베개도 나올 예정이에요.


리: 베개는 어떤 컨셉인가요?


전: 우리 매트리스에 꼭 맞게 만들었어요. 높이를 맞춘 건 물론이고, 등으로 잘 때와 옆으로 잘 때, 양쪽 모두를 고려해서 만들었어요. 그리고 아직 개발 단계라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세계 최초로 세탁기에 빨 수 있는 폼 소재의 베개를 개발하고 있어요.

출처: 전주훈의 페이스북
이미 강남 드림플러스 사무실에는 베개가 놓여 있다

리: 그 밖에는 어떤 제품이 있습니까?


전: 테스트 삼아 야근 많은 회사에 커스터마이제이션시킨 7cm 타퍼를 좀 넣어봤어요. 매트리스와 달리 타퍼는 접어서 넣어둘 수가 있으니까요. 이건 아직까진 지인들에게만 팔고 있어요.


리: 왜 지인에게만 팔죠?


전: 매트리스 사려다가 싼 타퍼 살까 봐(…)


리: ……


전: …는 훼이크고, 이것도 곧 시중에 풀 생각이에요. 사실 결혼 전에 매트리스 바꾸는 데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 있거든요. 결혼하기 전까지는 타퍼 쓰겠다는 사람들이 있어요. 애인도 없으면서, 왜 벌써 결혼 생각을 하는 건지(…)


그다음이 프레임이에요. 프레임은 특이하게 종이로 만든 제품이에요. 10만원대에 제공할 생각이에요. 매트리스는 건강과 수면을 위한 거니 좋은 거 쓰고, 프레임은 극단적으로 실용성을 강조한 거죠. 튼튼하지만 언제든 쓰다 버릴 수 있는… 굳이 50만원, 100만원 돈 주고 살 필요 없다는 거죠.

종이인데 근사하다

리: 글쎄요. 그래도 침실 분위기라는 게 있는데, 잘 팔릴까요…


뭐, 일단 테스트용으로 만들어보는 거죠. 그다음에는 제습 시트를 생각하고 있어요. 매트리스 바닥에 깔면 물먹는 하마처럼 습기를 머금는데,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그런 식으로 하나씩 천천히 내놓을 예정이에요.


리: 웨어러블 기기 쪽은 어떤가요?


전: 수면 트래커를 개발할 생각은 있어요. 매트리스에 센서를 넣으면, 밴드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잘 때와 일어날 때를 정확히 체크할 수 있어요. 아침에 AI 스피커에서 “주인님, 수면시간은 8시간이었고, 오늘 스케줄은 블라블라…” 이걸 슬랙으로 보내서 팀원에게 뿌린다거나… 기본적으로 수면 관련해 질문이 있다면, 우리가 답을 주겠다는 생각이에요.


리: 저기, 슬랙은 별 필요 없어 보이는데요(…)


전: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개발자들이 만들고 싶다 해서(…) 아무튼 웨어러블에는 관심이 많아요. 생체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유일할 때가 잘 때거든요. 스테디하게 가만히 있을 때 정보가 신뢰도가 높으니까요. 그래서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리: 그 많은 걸 다 할 수 있나요?


전: 저는 오히려, 기존 매트리스 회사들이 이걸 안 한 게 문제라고 생각해요. 매트리스 하나 잘 갖춘다고 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잖아요. 브랜드와 고객 거리가 굉장히 멀었던 거죠. 반면, 우리는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 거리가 매우 가깝고 로열티도 높아요. 그래서 매트리스를 구입한 후, 또 뭐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많이 와요.



우후죽순 미투업체, 기술경쟁력으로 장벽 세울 것


리: 현재 직원은 얼마나 되나요.


전: 7월 7일 첫 제품이 나왔는데, 벌써 7명이네요. 빨리빨리 더 키워야죠. 대기업이나 이런 곳에서 수백억 들고 오면 바로 훅 갈 수 있으니…


리: 이미 경쟁자가 여럿 나오고 있는데, 긴장되지 않나요?


전: 요 3개월 사이에 시장에 큰 변화가 있었어요. 소위 스펙 좋은 사람들, 대자본이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요. 저에게 컨설팅받으러 오고, 어찌 알았는지 우리 공장으로도 찾아가고…


그래서 최근 걱정은 어떻게 하면 신규진입장벽을 구축하는가에요. 자본금이 많지 않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래서 최근에는 공장 등 파트너를 최대한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필요로 하는 물류 정산 시스템 개발을 도와드린다거나, 히팅 시스템을 구축한다거나…


리: 물류 시스템은 그렇다 치고 히팅 시스템은 뭐죠?


전: 멋있게 말해서 그렇지, 그냥 난로 놔 드리는(…) 일단 저부터 인간적으로 그분들을 아버님처럼 잘 모십니다. 돈이 없으면 몸으로라도(…) 그 외에는 기술적 해자를 더 깊게 가져가려 노력하고 있어요.

해자(moat)란 땅 파고 물을 흐르게 해 상대가 침략하지 못하게 하는 겁니다

리: 기술이라니, 넘 어려운 길이란 생각이 듭니다만…


전: 그래도 가장 중요하죠. 지금까지도 남들 쓰는 일반 압축기 안 쓰고, 매트리스 전용 압축기 안 들여왔으면 지금 삼분의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폴리우레탄 매트리스 냄새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공정까지도 추가했어요. 모 자동차 회사와 함께 통기성이 있는 메모리폼을 개발하기도 했고요.


리: 미투업체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 당장 삼분의일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여요. 모 회사는 라텍스가 메인인데, 라텍스가 고무 원액을 발포해 만든 거잖아요. 몸에 안 좋아요. 흔히들 천연 라텍스라 포장하는데, 몸에 제일 안 좋아요. 천연이 마케팅 용어로 쓰이는데, 라텍스 고무 원액이 맹독성이니까…


또 대기업에서 연 곳도 있긴 한데, 아직 그곳도 매트리스 전용 압축기가 없어요. 우리 공장만이 국내 유일하게 가지고 있어서… 마케팅은 엄청 때리는데, 아직 뭔가 수면의 본질로 접근하는 곳은 없어 보여요. 아직까지도 유럽에서 인증받은 온라인 기반 매트리스는 저희밖에 없고요.

두둥

리: B2B는 어떤가요?


전: 호텔과 병원 중심으로 B2B 요청이 많이 들어와요. 사실 처리할 인력이 없어서 고민고민 중인데… 일단 B2B 들어가면 해외 진출 레퍼런스로 쓰기 좋아서, 언젠가 시작은 할 것 같아요. 미국 매트리스 시장이 17조가 넘는데, 한국은 1조가 안 되거든요.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수면의 질에 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하루 5분 하는 모바일 게임 회사는 끝없이 느는데, 하루 8시간을 책임지는 수면 관련 회사는 그렇게 늘지 않아요. 개인적으로는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고 빠르게 성장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어요.


리: 요즘 장사도 잘 되고 투자도 받았는데, 향후 확장 계획은 어떤지요?


전: 제일 고민 중인 이슈가 오프라인 매장이에요. 내기는 낼 건데, 언제 어때 어떤 형태로 낼지 고민 중이에요. 알리바바가 새로운 트렌드로 ‘뉴 리테일’을 내세웠어요. 미국만 해도 e커머스 비중이 전체의 50%를 못 넘어요. 뭔 지랄을 해도 반은 안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알리바바가 편의점을 마구 인수하고 있어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함께 가는 게 트렌드에요.


삼분의일도 온라인에서 정보를 보고, 오프라인에 와서 체험하고 살 수 있는 식으로 확장해 나가려 해요. 매트리스는 어쩔 수 없이 온라인 기업이라 해도 만지고 체험해야 하니까요.


리: 지금도 쇼룸 있지 않나요?


전: 디캠프에 작게 꾸며놨죠. 꽤 많이 판매했는데, 사실 그 방이 무슨 원룸 같은 거잖아요. 보통 매트리스 회사는 엄청 화려한 쇼룸인데… 이런 방에서 사주신 분들이 너무 고마워요. 나이 든 분 중에서는 이게 무슨 쇼룸이냐고 화내는 사람도 종종 있었거든요. 대한민국은 서울 공화국이니 우선 서울에 쇼룸 몇 군데를 낼 생각 중이에요. 시작은 몇몇 직영으로 가겠지만, 이후까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리: 본인이 그리는 삼분의일의 미래는?


전: 개인적 욕심으로는 다른 브랜드들도 해보고 싶어요. 비싼 매트리스 브랜드 만들어 봤으니, 싼 제품은 상대적으로 유통이나 브랜딩이나 상대적으로 쉽거든요. 회사 안에 그런 브랜드들이 여럿 있고… 그러고 싶어요.


리: 꿈이 참 크군요.


전: 꿈이 크다 우겨야 투자자가 투자해주죠. 이 카테고리 내가 다 먹겠다.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뭐다. 이것만 설득하면… 투자자가 관심을 기울이고 도와주는 것 같아요. 다행히 지금까지는 잘 돌아가는 듯하고요.

투자자 중 한 분인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님. 기회가 된다면 ㅍㅍㅅㅅ도 도와주십시ㅇ…

리: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부탁합니다.


전: 사람 뽑고 있어요. 동종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해요. 우리 채용 철학이 ‘인재를 위해 돈을 깎지 말자’에요. 자기 영역에서 최고라는 자신감이 있다면, 정말 좋은 조건으로 모십니다. 누구든 조인할 생각 있다면 연락 주세요.


경쟁자 많다 하지만, 앞으로도 우리처럼 하는 곳은 앞으로도 거의 없을 거라 봐요. 7명 중 개발자가 2명인 곳이 있을까요? 또 우리는 계속해서 온라인경험을 완벽히 하려 해요. 데이터를 통해 효율적인 마케팅과 제품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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