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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ㅅㅅ

왜 한국에는 100년 된 상점이 없을까: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중심으로

손님이 줄을 설만큼 잘 되는 가게라도, 왜 3~5년 안에 모두 사라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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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 중인 사이버대학의 2학기 수업이 거의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 수강한 과목 중 ‘도시재생과 복합개발’이라는 수업과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라는 수업이 있는데, 두 수업 모두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주제로 상당 시간 강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변호사로 업무를 담당하면서 실제로 접하기도 한 사안이기도 해서 주의 깊게 수업을 들었던 것 같은데,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을 드릴까 합니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있는 100년 된 음식점


한국 사람들이 자주 여행을 가는 일본의 경우, 100년 된 음식점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5대 째 장사하는 돈까스집, 스끼야키집, 스시집이 많습니다.


100년 된 음식점은 그 거리의 명물이 되고, 그 거리가 곧 그 가게를 의미할 정도로 오래된 음식점은 지역의 자랑이자 상징이기도 합니다.

동경시에서 100년 동안 스끼야키를 판매한다는 음식점



왜 우리나라에서는 100년 된 음식점을 찾기 어려울까?


그런데 한국에서는 100년 된 음식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한때 유명한 음식점으로 소문난 곳도 3~5년 정도 지나면 없어지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같은 장소에서 100년 동안 영업을 한 음식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왜 우리나라에는 100년 된 음식점이 없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음식점 사장이 임대인이 아니라 임차인이라서 그렇다.



유명한 음식점이 사라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임대료 문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란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지역에 중산층 이상이 진입하면서 기존의 저소득층 주민들을 몰아내는 현상을 말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크게 주거지 개발로 종래 살고 있던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비자발적으로 이주를 하는 ‘주거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와 상업지가 개발되면 오래된 상인들이 높아진 임대료 때문에 비자발적으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는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있는데, 100년 음식점이 없는 주된 배경은 바로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입니다.

 


한때는 신선하고 개성이 넘쳤으나 지금은 개성을 상실한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입구역


결혼 전 아내와 연애를 할 때, 신사동 가로수길과 홍대입구역 인근을 자주 갔습니다. 그 근처에는 강남이나 종로에서 볼 수 없는 그곳 나름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신사동은 작은 악세사리 가게와 공방이 위치하고 있어서 신선했고, 홍대입구역에는 이색 카페가 많아서 신선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몰리고 부동산이 개발되면서 대형 프렌차이즈가 입점하고, 대형 복합 쇼핑몰이 건축되면서 가로수길과 홍대입구역은 2000년 초반의 개성을 모두 상실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이상 가로수길과 홍대입구역을 가지 않습니다.

가로수길에 위치한 대형 프렌차이즈 건물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대형 상점과 계속해서 건축 중인 대형 빌딩들

서울시에서 이른바 핫한 지역은 사람들과 자본이 몰리게 되고, 해당 지역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해온 음식점이나 상점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이사를 가고 있습니다. 삼청동길, 성동구 성수동, 경리단길….. 제2, 제3의 신사동 가로수길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현실성과 실효성이 적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과 지역 상인 공동체의 노력들

알쓸신잡의 한 장면

출처TVN

얼마 전 ‘알쓸신잡’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여러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제정하는 조례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생 협력 도모에 집중이 되어 있어 실효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아가 상인들도 연합하여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임차인들이 연합한다고 하더라도 임대료의 인상을 요구하는 임대인의 요구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실효성이 있는 법 개정의 필요성


변호사인 제 입장에서 보면, 임대인과 임차인의 상생 협약이나 자치 노력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임대인이 싫다고 하면 소용이 없는 상생 협약만으로는 임차인을 보호할 수 없고,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향후에도 100년 된 음식점을 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결국은 법 개정이 필요하고, 그 핵심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인데, 국회 개정 과정에서 큰 저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법 개정 역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법 개정 방안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내용 중


사업자등록을 해야 대항력을 얻을 수 있는 조항을 수정하고(상당수의 영세 상인들은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습니다),

단기 임대차기간을 종래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고,

계약갱신이 보장되는 기간을 종래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여 대단위 필지로의 합필을 금지하거나 대규모 프렌차이즈의 입점을 제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대형 프렌차이즈 업체의 소송도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1997년 정독도서관 앞길을 기억하며


전 1997년 종로구 계동의 중앙고등학교에 입학했고, 그 해부터 인근에 있는 북촌마을길, 정독도서관이나 삼청동을 자주 갔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20년 전 삼청동길, 정독도서관, 북촌마을길은 인적이 드물고 작은 가게와 음식점 특히 오래전부터 영업해온 허름한 음식점이 많았던 조용한 동네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지난 20년 동안 이 일대는 엄청난 개발이 진행되었고, 각종 대형 프렌차이즈가 입점하고, 건물이 새롭게 건축되거나 새로운 길이 조성되는 등 종전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제 모교인 중앙고등학교 건물만이 110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그대로 있을 뿐 모든 것이 변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이상 삼청동 일대를 가지 않습니다.


부동산개발을 피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예전의 모습이나 그 지역의 상징이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천천히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중국은 왜 칭다오에 있는 100년 전통의 음식점 거리를 그대로 보존하고, 일본은 왜 100년이 넘은 교토의 거리를 그대로 보존하는 것일까요. 한국도 이웃 나라의 100년의 철학을 배워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원문: 법무법인 해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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