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지금, 그리고 미래

조회수 2017. 11. 27. 16: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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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시장 규모는 4,500억 원대, 불법 시장의 매출은 10배 이상

지금은 웹툰시대


최근 ‘만화를 본다’고 하면 책을 떠올리는 사람은 적다. 많은 사람은 스마트폰이나 데스크톱 모니터로 보는 만화인 ‘웹툰’을 먼저 떠올린다. ‘웹툰’은 웹+카툰의 합성어로 인터넷망을 통해서 디지털 기기로 열람할 수 있는 만화의 형식을 취한 콘텐츠를 통칭하는 단어다.


대표 국내 포털 사이트인 다음카카오에서는 웹툰을 개별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유저에게 매일 새로운 연재작을 몇십 개씩 무료로 제공한다. 무료가 아닌 유료 웹툰을 제공하는 레진코믹스, 탑툰 등의 사이트에서도 수많은 작품이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연재된다. 모바일 앱인 카카오페이지는 방대한 유저를 바탕으로 ‘기다리면 무료’라는 새로운 판매 방식을 통해 독자들에게 작품을 제공한다.

네온비 작가의 〈나쁜 상사〉는 흥행 대성공으로 성인 웹툰에 한 획을 그었다.

만화가라고 하면 골방에서 그림만 그리는 폐인의 이미지를 떠올리던 옛날과는 달리 웹툰 작가들은 새로운 형태의 셀럽이 되었다. 웹툰 작가는 댓글은 물론 SNS, 이메일 등으로 독자와 소통하며 작품에 독자 의견을 반영하는 쌍방향성으로 중고생 등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끈다. 


부업으로 인터넷 방송을 운영하거나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작가들도 있다. 이러한 활동과 함께 웹툰은 단순한 콘텐츠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문화의 한 영역을 개척 중이다

주호민 작가는 파괴왕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이 주도한 웹툰, 세계 시장으로 확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규모는 2015년 기준 약 2,347억 원이며 작년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4,500억 원대로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콘텐츠 자체의 매출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원천이 되는 소스로서의 잠재력도 주목받아 2018년에는 8,000억 원을 넘어 1조 원 시장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웹툰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웹툰의 원산지는 한국이나 다름없다. 디지털로 보는 만화를 미국에서는 ‘디지털 코믹’, 일본에서는 ‘디지털 망가’라고 표현한다. 웹에 특화된 콘텐츠인 ‘웹툰’과 달리 외국에서는 책의 형태로 발간된 만화를 웹 화면에 맞춰 서비스하는 단순한 방식이 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웹에 적합한 작품이나 서비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업적으로 유효한 디지털 전용 시장이 구축되어 활발하게 유통된다고 할 수 있는 곳은 아직까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의 웹툰 서비스 코미코는 일본에서의 흥행으로 일본 만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세계에서 손꼽는 통신망을 바탕으로 데스크톱은 물론 이동 중인 대중교통에서도 무리 없이 감상이 가능하다. 소비 형태에 따른 변화에 발맞춰 데스크톱에서 보는 웹툰은 몰입감 있는 스토리를 강조한 긴 호흡의 스크롤 웹툰을 제공한다. 


이동 중 짤막하게 즐기는 모바일 기기에서는 작가의 독특한 경험을 다룬 일상툰이나 강렬한 반전이 있는 개그만화를 짧은 대사와 함께 터치, 스와이프 등의 행동으로 간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독자들의 소비 형태가 빅데이터로 축적되면서 이러한 개선과 변화는 더욱 빠르게 이뤄질 것이다.



한국 웹툰이 넘어야 할 두 가지 문제


최근 웹툰 시장의 성장은 불법 사이트라는 심각한 문제를 맞이했다. 디지털 이미지 파일로 이뤄져 있어 상대적으로 복제가 어렵지 않은 웹툰의 약점을 악용하는 사이트가 마구 늘고 있는 것이다. 기존 플랫폼이 제공하는 웹툰에서 유료로 판매하는 미리 보기 분량, 완결되어 유료로 전환된 웹툰 등을 불법 게재하고 성인광고나 도박광고 등을 붙여 수익을 내는 사이트들이다.


음성 시장이 크다는 것은 정상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 된다. 허나 음성 시장의 크기가 산업 전체 매출의 10배 이상이나 된다면 산업의 근간이 위태롭다는 말이 된다. 원고료를 지불하고 작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은 물론 작가에게 돌아가야 할 수익을 불법 사이트들이 가로채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시장 크기의 한계 또한 업계 전반의 고민거리다. 한국 웹툰은 스토리를 강조하는 일본 망가와 채색한 이미지를 중시하는 미국 코믹스 양쪽에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춘 경쟁력 있는 콘텐츠다. 이러한 가능성 있는 콘텐츠가 오직 한국어 사용자들에게만 보이기 위해 만들어진다는 것은 어찌 생각하면 커다란 낭비라고 할 수 있다. 정서가 유사한 중국이나 일본 쪽의 수출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원활하다고 할 정도의 거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성장을 위한 키워드, 공정성


웹툰 업계가 당면한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고 창작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관리하는 전문성이 매우 절실하다.


하나는 콘텐츠 프로듀싱 및 마케팅 능력이다. 이전 시대에는 한 작품이 하나의 경로로만 유통되었으나 현재에는 디지털 기기가 발전하면서 수많은 변수와 다양한 소비창구가 생겨나고 있다. 개별 콘텐츠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변화의 흐름을 읽어 유효한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출처: 오바 쓰구미, 오바타 다케시의 〈바쿠만〉
일본은 만화가뿐 아니라 편집자의 역할도 매우 크다.

다른 하나는 저작권 전문성으로 불법 소비를 견제하고 원천 소스로서의 가능성을 확대하는 능력이다. 국가 간의 경계가 희미한 웹사이트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저작물 사용 권리와 한계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전문성의 성립을 위해 담보되어야 하는 것이 공정한 계약 관행이다. 상기한 두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더라도 창작자에게 정당한 수익이 돌아가지 않거나 콘텐츠 활용에 대한 저작권 동의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가 존재한다고 해도 발전적인 순환이 불가능하다.


어느 한쪽의 이득을 위한 계약이 아닌, 창작자와 사용자 양방이 납득할 수 있는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그간의 계약 사례를 모아 데이터화하고, 계약서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표준 계약서를 보급하며 홍보해야 한다.


지난 9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웹툰 3사가 협약하여 ‘공정한 웹툰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진행하며 이러한 관행이 자리 잡는데 긍정적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웹툰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문화의 또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웹툰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산업 전반의 크기뿐 아니라 창작물 사용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활용이 필요한 때다. 이미 우리는 성장에 취해 내실을 다지지 못하여 IMF라는 쓴 교훈을 경험한 바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민·관뿐 아니라 모두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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