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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기로 쓰이는 반도체

조회수 2019. 2. 21. 17: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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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분야는 전기요금에 별로 민감하지 않다.

세상에는 정말로 신기한 기술이 많다. 전기가 통하는 딱딱한 고체에 물방울이 맺히는 걸 봤을 때처럼. 상식적으로 전기가 통하는 고체이니 열이 나야 하는데 오히려 차가워졌다. 과학을 발로 배운 것도 아닌데 이건 뭐지? 딱 느낌이 이랬다.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에는 자동 시료 주입기(Auto Sampler)가 있다. 대개 분석 시료는 열에 불안정한 것들이 많아 시료가 분석을 기다리는 동안 냉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분석기에는 냉각 장치가 붙어 있는데 신기하게도 그 냉각장치에는 냉각기가 보이지 않았다.

자동 시료 주입기

분석기기 회사 엔지니어는 그것을 펠티어 냉각기(Peltier cooler)라고 했다. 마치 첨단 과학처럼 느껴졌고 나는 뒤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내가 그때까지 알고 있는 상식은 냉각기는 모두 냉매의 단열팽창을 원리로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방식의 냉각장치를 전혀 상상하지 못했었다. 



아주 작은 냉각기


펠티어 냉각기는 전압의 차이가 열의 차이로 전환되는 펠티어 효과(peltier effect)를 이용하는 냉각장치다. 이 원리는 꽤 최신 기술 같지만 전혀 아니다. 1834년 프랑스 물리학자 쟝 펠티어(Jean Charles Athanase Peltier, 1785-1845)가 발견했고, 그의 이름 따서 펠티어 효과라고 명명했다.

펠티어 소자 구성
열전 효과를 이용한 냉각장치

두 가지 서로 다른 전도체에 전기를 흘리면 경계면에서 열이 발생한다. 열 흐름은 전압의 극성에 따라 한 방향으로 생겨나 두 물질 중 한 면은 가열되고 다른 면에서는 냉각이 일어난다. 이 원리에 따라 냉매 없이 단단한 물질만으로 냉각기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다른 면을 사용하면 히터로 쓸 수 있다. 



아주 작은 발전기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 수도 있다. 펠티어 효과와 반대로 두 전도체 사이에 생긴 온도 차이가 전압의 차이로 전환되는 제벡 효과(Seebeck effect)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효과는 토마스 제백(Thomas Johann Seebeck, 1770-1831)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제벡은 나침반이 두 가지 서로 다른 금속의 접점에 다가가면 영향을 받는 것을 보고 이 원리를 발견했다. 금속이 온도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반응해 전자기장이 발생해 생기는 현상이다.

열전소자 구성도와 온도 차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로 돌리는 모터.

펠티어 효과와 제벡 효과 이 두 가지를 통칭해 열전 효과(thermoelectric effect)라고 한다. 열전 효과는 온도 차이가 전압의 차이로 전환되거나, 반대로 전압의 차이가 온도 차이로 전환되는 효과를 통칭하는 말이다. 여기에서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열전 효과에는 톰슨 효과(Thomson effect)도 포함된다. 



열전 효과를 응용한 제품들


이런 과학적 원리가 어떻게 생활에 응용되고 있을까? 한 회사의 광고를 보면 펠티어 쿨러를 ‘전기에너지를 사용해 열에너지를 펌핑하는 기술’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펠티어 원리를 모르면 좀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이 장치를 이용해 60°C 이상의 온도 차이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마이크로 펠티어 쿨러를 이용하면 불과 몇 밀리 초(milliseconds) 안에 온도를 바꿀 수도 있다. 세밀한 온도 조절이 필요한 장치라면 어디든지 사용할 수 있다.

USB에 연결하는 소형 음료 냉각기

현재까지 열전 효과를 이용하는 분야는 주로 소규모 냉각기가 필요한 분야다. 주로 과학 분야나 정밀산업 분야에서 사용한다. 앞에서 설명했듯 온도 조절이 필요한 정밀 분석기기나 소규모 이동용 냉각 장치에도 사용한다. 


아직 효율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규모 상용 장치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물론 맥주집에 갔을 때 맥주잔을 놓아두는 소형 냉장 장치에도 사용하고, 위 그림처럼 음료를 냉각하는 장치에도 쓰인다. 전기요금에 별로 민감하지 않은 분야다.

캠핑장비 동호회에서 공동구매 중인 발전기

제벡 효과를 이용해 열전력 발생기도 만들 수 있다. 역시 한 회사의 제품 카탈로그를 보면 주위보다 20°C 높은 경우 2V, 4mW 이상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장치는 요즈음 등산용품으로 생산되어 팔리기도 한다. 소형 나무 쿠커 주변에 이 장치를 붙여서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전기를 발생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더 크게 만들어 발전소에서 버려지는 폐열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로 응용되고 있다. 물론 비용 대비 효율적이지는 않다. 그리고 금속 막대나 바늘처럼 생긴 온도계도 역시 이 열전 효과를 이용한 온도 측정 장치이다.

열전 효과를 응용한 온도계

그러고 보면 이 단순한 원리가 실생활에 여러모로 응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젠가는 이 원리를 사용해 우리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전기를 얻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온도 차이가 생기는 곳이라면 무한대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원문: 에코타운(eco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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