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의 브랜딩: 책상 위의 볼펜들이 실무를 만든다

조회수 2017. 11. 23. 13: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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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색이 표현되는 곳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꽤 심하게 받는 존재입니다. 이 환경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큰 것들이 아닙니다. 조명의 밝기, 소품의 종류, 채광, 위치, 파티션의 높이 등 아주 사소하면서도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죠. 오늘은 뜬금없이 책상 위의 물건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름지기 실무를 하는 사람의 책상엔 온갖 잡다한 물건들이 자기 의지를 가지고 사라지고 나타나기를 반복합니다. 책상 위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은 사실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행동을 결정하죠. 우리가 필요해서 테이프를 찾는다기보단 테이프가 있으니 그것을 활용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내 주변의 환경을 정리하는 것은 실무자에겐 아주 중요한 일이죠. 브랜딩과 이것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싶습니다.


브랜딩은 제작과 관리, 운영 등 다양한 범주에서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업무입니다. 여타 업무와 조금 다른 느낌이죠. 매우 추상적이고, 거대하며, 성과가 잘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루틴 업무의 연속이지만 조금이라도 밀리거나 대강대강 하는 순간 사실 브랜딩은 그 의미를 잃죠. 손에 잡히지 않는 이런 업무들을 꾸준히 처리하기 위해서는 환경의 힘을 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책상 위에 올려진 포스트잇 하나에 업무 순서가 바뀌기도 하고, 다이어리의 위치와 플래그, 캘린더의 표시 등이 오전 업무의 페이스를 잡아준달까요. 업무 자체가 추상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으니 내가 스스로 업무를 데이터화해서 체킹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일을 위한 일이 되어서는 안 되겠죠.


편하게, 그리고 즐겁게 브랜딩 실무를 해보려고 이 글을 클릭했을 테니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책상 위의 브랜딩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책상 위를 보자


일단 우리들의 책상을 보면 매우 흥미진진합니다. 대혼돈의 사도 같기도 하고, 결벽증이나 각(角)성애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개개인의 성격이 정말 잘 드러나죠. 사실 올바른 책상의 모습이란 건 없습니다. 저는 꽤 책상 정리를 결벽적으로 하는 스타일이지만 막상 일이 시작되면 난리도 이런 난리통이 없습니다.

항상 책상의 상태란 것은 나의 정신 상태와 그 결을 함께한다고 하겠습니다. 내가 정신이 없으면 책상도 정신이 없어지죠. 그래서 이것이 올바른 책상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입니다. 이렇게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아무리 엉망진창인 책상에도 연필과 볼펜은 있을 것이고 A4용지나 널브러져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아이템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어떻게 정리할지 위주로 얘기해보죠. 



1. 조명

실무자의 몸을 감싸는 신묘한 기운

위 이미지가 3,500K의 조명입니다. 인간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색온도라고 하죠. 흔히 2,700~3,000K의 조명은 카페나 의도적인 노란 조명을 만드는 웜 화이트 색상입니다. 아주 감성적이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조명이죠. 반면에 3,500K~4,100K는 쿨 화이트 색상으로 사무, 기획, 논리적 사고, 창의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적당한 색상입니다.


5,000K는 거의 흰색에 가까운 데이 라이트로 구름 없는 날 우리가 외부에서 맞이하는 빛의 색상입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일보다는 다 때려치우고 나가서 돗자리 깔고 놀고 싶어지죠. 



2. 모니터


작은 거엔 핀터레스트와 큰 모니터엔 포토샵을 띄워봅시다. 왠지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날 겁니다. 모니터는 올려보는 것보다 약간 내려보는 것이 좋습니다. 올려보면 거북목이 되기 십상입니다. 모니터 중앙이 시선보다 10cm 정도 아래에 위치하도록 합시다.



3. 키보드

제가 사고 싶어서 올린 거 아닙니다. 하지만 예ㅃ….

요즘은 커스텀 키보드로 자신의 감정을 타자소리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매우 유용합니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죠. 하지만 브랜드기획과 실무를 할 때는 무엇보다 글 쓸 일과 단축키 쓸 일이 난무하므로 웬만하면 적당한 탄성이 있는 멤브레인 키보드를 씁시다. 



4. 마우스


마우스 안 좋으면 스트레스 장난 아닙니다. 마우스는 웬만하면 좋은 것을 사도록 합시다. 너무 얄팍한 마우스는 가방에 넣긴 좋지만 실제로 쓰다 보면 손가락이 아프니 적당히 가볍고 뚱뚱한 아이를 삽시다. ‘나의 오른손은 없다…’고 생각하고 마우스와 물아일체가 되도록 합시다.



5. 맥

간지 나

아이맥과 맥북은 있으면 그냥 간지가 납니다. 



6. 의자


평생 침대와 필적하게 몸을 기대는 곳입니다. 어쩌면 침대보다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의자는 허리 건강과 직결됩니다. 브랜딩의 생명은 체력인데, 이 체력은 감기나 몸살 따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허리디스크나 오십견, 목디스크, 골반 틀어짐을 의미합니다.


허리 아프기 시작하면 브랜딩이고 뭐고 의사선생님이 ‘음…영 좋지 않은 곳을….’ 이라며 고개를 가로젓게 될 테니 의자는 아주 슈퍼수프림한 것을 사도록 합시다. 참고로 등받이가 있는 의자는 딱히 허리 건강에 좋진 않습니다만, 누워 자기엔 그만한 것이 없죠.



7. A4 용지

우리의 친구 Milk A4용지네요. 항상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주로 기획안과 시안을 뽑을 때 쓰입니다. 시안을 뽑을 때는 저화질/고속으로 맞춰서 백 년 만 년 프린터만 보며 기다리는 시간을 절약하도록 합시다.


A4 용지는 책상의 왼쪽에 두는 것이 편합니다. 오른손은 마우스와 물아일체이기 때문이죠. 거의 뭐 기생수 수준. 왼손으로 A4를 들춰보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사람이 재밌는 동물이라서 실제로 오른손이 왼쪽으로 가긴 쉬운데 왼손이 오른쪽으로 가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8. 플래그

이거이거. 플래그.

아… 이거 중요합니다. 위의 A4용지와 친구죠. 왼손으로 들춰볼 때 플래그가 있으면 세상 편합니다. 플래그는 붙일 때는 귀찮지만 막상 해놓고 나면 아 이것이 글로벌 기업의 지혜구나… 라는 것을 느끼며 무릎을 탁 치고 말죠. 


노하우가 하나 있습니다. 플래그에는 색깔이 있는데, 이 색깔은 이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닙니다. 데드라인의 급한 순서나 중요도 순서로 빨강-주황-노랑-파랑 순으로 정리해놓으면 세상 편합니다. 급한 자료 가져와 보라고 할 때 아주 빠르게 찾을 수 있죠.



9. 클립&바인더 파일

조상의 지혜가 빛나는 클립 파일

A4 정리의 결정판인 클립&바인더 파일입니다. 클리어 파일(비닐 있는 녀석)은 뺐다 넣기가 영 불편해서 짜증 납니다. 10장 미만은 클립 파일에 넣는데 덮개 없는 녀석이 편합니다. 주로 기획안이나 시안을 꽂아서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많이 쓰이는데 결재판도 아니고 그때마다 뚜껑 열어서 보는 것도 번거롭기 때문이죠. 

요즘은 펀칭기와 결합된 바인더가 있습니다. 엄청 편해요.

컨펌된 자료나 프로젝트 관련 서류는 모두 바인딩을 해놓읍시다. 바인더는 프로젝트별로 따로 만들어놓는 편이 좋습니다. 네이밍을 꼭 합니다. 일일이 들춰보고 찾으면 바보입니다. 그리곤 3번째 가장 큰 서랍에 넣어 놓읍시다. 꼴도 보기 싫… 아니… 크니까.



10. 스탠딩 보드

이런 걸 삽시다. 텐바이텐에서.

캘린더를 꽂아놓고 쓰면 뭔가 기분이 좋고 있어 보입니다. 별 쓸모는 없지만 기분이 좋으니 그냥 하나 사서 놔두도록 합시다. 



11. 데스크 매트

보통 책상을 꾸밀 때 이런 데스크 매트를 주로 놓고 씁니다. 저도 사서 놓고 씁니다. 근데 보통 두세 달 지나면 귀찮아서 치워버리죠. 역시 데스크엔… 저런 것보다 초록색 칼 매트가 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칼질을 많이 해야 하니까요. 


브랜딩하는데 왜 칼질을 해야 하냐고요? 음… A2사이즈는 프린터로 뽑히지 않으니 따로따로 뽑아서 붙여서 봐야 하는 경우도 있고, 연간 프로젝트도 뽑아서 주루룩 붙일 때가 있습니다. A4용지 여백 자를 일이 생각보다 많아요. 너무 디테일한가?…



12. 칼/딱풀/테이프


삼총사죠. 항상 존재해야 합니다. 뭔진 모르게 자르고 붙일 일이 상당히 많습니다. 일단 회의를 하면 화이트보드에 시안도 붙여야 하고, 벽에도 뭐 붙여야 하고, 행사 진행하면 안내 사인도 붙여야 하고, 이것저것 잘라서 아크릴판에 넣고 명찰도 만들어야 하고 셀 수 없을 정도로 쓸 일이 많습니다.


이 삼총사는 어디에 정리하냐면 보통 첫 번째 서랍에 막 뒹굴게 놓는 경우가 많지만 아래의 오거나이저를 사서 정리해보면 뭔가 일을 잘해 보이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13. 오거나이저

오거나이저는 이쁠수록 기분이 좋습니다. 핸드폰 거치대는 쓸 것 같지만 실제로 쓰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키보드 오른쪽에 올려놓게 되더라고요. 굴러다니는 펜이나 테이프, 풀, 칼, 자 등을 정리할 때 꽤 유용합니다. 위치는 모니터 왼쪽입니다.



14. 연습장과 샤프


포토샵으로 시안 만들기부터 모든 작업을 다 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손으로 슥슥 그려서 얘기하고 메모하는 경우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러니 연습장과 샤프는 매우 유용하답니다.


보통 연습장은 서류함에 꽂아놓는 경우가 많고, 샤프는 맨날 사라지므로 연습장 스프링에 꽂아놓읍시다. 참고로 오거나이저나 책상 위의 모든 문구류는 공공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5. 오거나이저 파일

이런 거

미팅 갈 때 이런 거 하나 있으면 그냥 뭔가 든든합니다. 있어 보이기도 하고 주섬주섬 A4용지 몇 장 꺼내서 메모하는 것보단 훨씬 각이 잡히죠. 구겨진 A4같은 거 꺼내놓고 미팅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닥 좋아 보이진 않더군요… 



16. 과자


중요합니다. 두 번째 서랍에 넣어놓읍시다.



17. 브랜딩 서적 2-3권


『날마다, 브랜드』나 『오리지널스』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등의 책을 몇 권 꽂아놓는 것은 그럴싸한 일입니다. 읽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아침에 출근해서 뭔가 브랜디스트로서의 부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해줍니다. 아닐 수도 있고.



18. 포스트잇

귀엽다고 일이 일이 아닌 것은 아님

포스트잇은 모니터에 붙이지 말고 책상에 붙입시다. 특히 퇴근하기 전에 내일 할 일을 미리 적어서 붙여놓으면 출근과 동시에 한숨과 압박을 느끼면서 할 일을 제대로 챙길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참고로 포스트잇이 라이언이라고 해서 압박감이 덜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19. 물티슈


물티슈는 화장실에서만 쓰는 게 아닙니다.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출근해서 물티슈로 책상을 닦아주면 까맣고 까만 먼지를 발견하며 알 수 없는 카타르시스와 전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아침의 짧은 책상 정리는 루틴 업무의 효율을 향상시키는 데 크나큰 도움이 됩니다. 진심.



20. 이어폰


음, 브랜딩을 진행하면서 노동요가 빠진다면 그 또한 암담하고 서글픈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업무속도는 bpm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뭔가 급하게 시안을 쳐야 할 때는 둠칫거리는 것으로. 기획서를 쓸 때는 낭창낭창한 재즈를 들어보도록 합시다. 감성과 이성이 손잡고 빙글 돌며 그럴싸한 결과물을 만들어 줄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추억의 노래는 삼가합시다. 자꾸 따라부르다가 오타가 나거든요.



21. USB 허브

하… 이거 정말 강추합니다. 단! 주의점은 절대적으로 허브는 메인 전원에 연결해서 전원공급을 하면서 사용하도록 합시다. 왜 이걸 강조하냐면 저렇게 허브에 수많은 장치를 연결해서 쓰다 보면 노트북 전원만으로는 후덜덜거리면서 중간에 파일 날아가거나 오류 떠서 USB가 플라스틱 덩어리로 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의 멘붕과 후폭풍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USB는 그렇다고 치지만 외장하드 연결해서 쓸 때 전원 부족해서 버벅버벅대면 심장이 쫄깃해질 수 있으니 반드시 전원 공급하면서 사용합시다.



22. 마그넷


진짜 별거 아닌데 막상 가지고 있으면 쓸 데가 많습니다. 특히 회의나 비주얼 전략 관련된 미팅할 때는 뭘 붙이고 떼고 할 일이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화이트보드에 테이프 자국 남기는 것도 번거롭습니다.



23. 클립


전 스테이플러보다 클립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보통 이 기획안이나 계획서들은 중간만 빼서 보거나 첨가하거나 분리해서 표시해야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그러니 스테이플러로 박아놓으면 손톱이 매우 아플 수 있습니다. 클립을 사용합시다.



24. 컬러인쇄 전용지


이게 왜 필요하나요? 싶으신 분들이 있으실 텐데… 디자인 업무까지 같이 하다 보면 마냥 저품질로만 뽑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실제 인쇄본의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도 있는데 이때는 100%고화질에 컬러인쇄 전용지를 사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색감도 그렇고 비침도 그렇고 더 정확한 인쇄 상태를 봐야 하니까요. 주로 100g 용지를 쓰고 프린터 상황에 따라 잉크젯이나 레이저 등 전용지를 구매하도록 합시다. 3번째 서랍에 넣어놓습니다.



25. L자형 파일

이걸 말하는 것이지요.

이것도 중요해 보이지 않지만, 아주 유용한 순간이 있습니다. 팀장급 회의나 전체회의할 때 개인별로 나누어 줄 자료 전달할 때 A4용지에 스테이플러 박아서 돌리는 것보다 이런 아크릴 L자 파일에 넣어서 나누어주면 사람들이 2% 정도 더 자료를 좀 더 꼼꼼하게 보기도 하고 중요하게 여기더라고요. 신기하게도.


뭔가 설득이나 어필을 해야 하는 회의 자리라면 회의 자료는 반드시 파일링해서 분출하도록 합시다. 



26. 프로젝트 플래너

이건 개인의 호불호가 있겠습니다. 저는 손으로 적고 한 번에 보는 것을 선호해서 길다란 프로젝트 플래너를 수기로 작성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손으로 적으면서 한 번 더 정리되는 것도 있고요. 협업 툴이나 구글 캘린더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아날로그한 감성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추천드립니다. 생각보다 꽤 유용하고 정리에 도움이 된답니다. 


루틴 업무를 체킹하고 정리할 때는 사실 이만한 것이 없습니다. 플래너를 작성할 땐 하루에 딱 한 번만 정해서 하는 것이 좋은데, 오전 출근하고 나서 바로 하는 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책상을 정리하며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서, 제 책상 위에 있는 것들을 위주로 적어보았습니다. 물론 개인차에 따라 가족사진도 있고 다육이도 있고 라미 만년펜도 있고 라이언 인형이 있을 수도 있겠죠. 정말 기본 중에 기본이고 몰라도 되는, 아니면 이미 다 알 이야기를 다시 한번 잡는 이유가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브랜딩은 굉장히 비가시적인 업무입니다. 그리고 브랜딩! 이라고 해서 따로 업무가 진행된다기보단 다른 업무를 진행하면서 지켜져야 할 가이드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죠. 그러다 보니 경우에 따라 소홀하게 여겨지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본격적인 행사나 프로모션, 굿즈 제작 등 적극적인 브랜딩 기획도 있지만 대부분은 템플릿 유지, 콘텐츠 일관성, 글의 톤이나 이미지의 느낌을 일치시키는 등 소소한 업무의 집합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브랜딩 실무는 체화되지 않으면 아주 번거로운 걸림돌같이 여겨지기도 합니다. 우리도 사람이다 보니 사실 귀찮아서 한두 번 안 하다 보면 어느새 사라져 있는 것이 또 브랜딩 실무이기도 하니까요.


위의 물건들은 실무자들의 무기입니다. 나의 사고와 행동을 체계적으로 만들어주고 내 행동을 규정하는 사무실의 친구들이자 든든한 조력자이지요. 사람의 사고방식은 보이는 양식에 국한됩니다. 환경도 마찬가지죠. 물론 비단 브랜딩 실무에만 적용되는 물건이 아니라 모든 회사 생활에 공통 적용되는 소품들입니다. 가볍고 사소해 보이는 이 소품들은 이후 계속될 이야기들의 밑거름입니다. 여기서 파일 하나가 빠지고, 플래너 하나가 빠지고, 클립이 빠지고… 그렇게 벽돌이 하나하나씩 빠져가기 시작합니다. 디테일이 브랜딩을, 아니 전반적으로 ‘일’을 망친다는 것은 이러한 의미이지요.


브랜드는 우리 모두의 색깔이 모여 만들어지는 색의 교집합과도 같습니다. 그 색을 지니고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이지만 그게 표현되는 곳은 다름 아닌 책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그곳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의 일이 시작되는 그곳, 어떤 조력자들과 함께하고 계신가요?


원문: Aftermoment Creative Lab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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