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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제 4의 패션

천연 향료가 과연 정말 좋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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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 당신은 잘 때 무엇을 입고 자나요?”
“샤넬 No.5를 입고 자요.”

마릴린 먼로는 알몸으로 잔다는 말을 참 그녀답게 표현을 하였습니다.


의상, 헤어, 메이크업에 이어 ‘제4의 패션’이라고 불리는 향수. 그만큼 향수는 멋을 아는 사람들에게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좋은 향은 이성은 물론이고 타인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참 다양한 이유로 향수를 뿌립니다.

출처영화 향수

향수의 기원은 종교적인 의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문명에서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제사장이 몸을 청결하게 하기 위해 몸에 바른 것이 그 기원입니다.


하지만 이를 지금의 향수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근대적 의미의 향수가 나온 시기는 1370년쯤으로, 당시 헝가리의 왕비였던 엘리자베스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증류 향수였고, 최초의 알코올 향수였습니다.


최초의 향수 전문점은 1533년 파리에 문을 열었고, 향수가 산업으로 발전한 것은 17세기, 프랑스의 루이 14세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가죽 제품이 전성기였는데, 가죽 특유의 악취를 없애기 위해서 향수는 필수였습니다. 약 19세기 중반까지 향수는 모두 천연향료였기에 고가였습니다. 당연히 귀족 계급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급격한 산업화를 통해서 화학합성 향료가 개발되면서 향수는 대중화되었습니다. 서양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향수는 존재했습니다. 당시에도 향신료와 향료로 유명했던 인도를 다녀온 승려 등을 통해서 들어왔고, 귀부인들이 사용하였습니다.


 

대중화된 향수


하지만 향수는 결코 몸에 좋지 않습니다. 천연 아로마오일이 아닌 이상, 대부분 인공적으로 조합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향수뿐만 아니라 향을 내는 대부분의 제품이 그렇습니다.


향초도 디퓨저도 방향제도. 향을 오랫동안 퍼뜨리고, 혹은 강하게 하기 위해서 화학물질을 첨가하게 됩니다. 더욱이 휘발성도 강합니다.

최근 ‘케미포비아’가 확산되면서 향수를 고를 때에도 천연 향료를 고집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천연 향료는 우리 몸에는 덜 해로울 수 있으나 그 향료의 원료가 되는 생물들은 고통을 받습니다. 식물도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물성 향료>
머스크- 
수컷 사향노루의 내분비샘을 말린 향
시벳향- 수컷 사향고양이의 내분비샘을 알코올에 용해시킨 향
엠버그리스- 수컷 향유고래가 오징어 등을 먹고 소화하지 못하여 뱉어내는 토사물을 알코올에 담가 만듦
캐스토리움- 비버의 내분비샘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만든 향

<식물성 향료>
오드(침향)- 침향목의 수지에서 채취하는 향료 / 베트남산이 으뜸
샌들우드(백단향)- 백단향에서 채취하는 향료 / 인도네시아산이 으뜸
로즈우드- 장미목 콩과에서 채취하는 향료

참 다행스럽게도, 동물성 향료 대부분은 합성향료로 대체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엔 향수를 만들기 위해서 무분별한 사냥이 자행되었습니다. 인간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죄 없는 동물들이 죽어 나갔던 것이지요.


엠버그리스는 ‘용연향’인데 바닷가에서 발견하면 로또라고 불립니다. 보통은 토사물이 바로 배출이 되지만 고래가 죽고 나서 배출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고래잡이가 엄격히 금지되고 있는 만큼 엠버그리스를 얻기 위한 사냥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동물성 향료보다 식물성 향료의 무분별한 채취가 더 문제입니다. 오드 향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침향은 세계멸종위기식물입니다. 침향은 나무가 자라는 과정에서 상처가 생기면 해당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서 화학물질을 만드는데, 이 물질이 바로 향수로 사용됩니다.


이 때문에 무분별한 벌목이 이뤄졌고 결국 세계멸종위기식물 3급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게다가 침향을 향료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보통 20년 정도 자란 나무에서 채취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최근 향수 회사들은 천연 침향이 아닌 화학 향료로 오드 향수를 만들고 있습니다.


샌들우드는 오드보다 구하기 쉽지만, 이 역시도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해서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아예 수출제한 품목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침향과 마찬가지로 샌들우드 역시도 합성향료로 만들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천연향료’에 대한 수요가 있어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로즈우드는 향수로도 쓰이지만, 향수보다 가구나 악기를 만드는 데에 더 많이 쓰입니다. 최근 중국의 가파른 경제성장으로 인해 로즈우드는 남벌 되었습니다. 로즈우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밀매되는 야생천연물입니다.


그 규모는 코끼리 상아나 코뿔소 뿔과 같은 동물 밀매를 다 합친 것보다 더 규모가 큽니다. ‘빨간색’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 그 특성이 가구와 인테리어 요소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서 로즈우드는 위험한 상태입니다.


땀과 향수가 뒤섞인 향을 매우 싫어하는 저이기에 여름에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최근 가을이 깊어지면서 향수를 뿌리고 싶은 욕구가 올라왔습니다. 실제로 시향도 해 보았습니다. 톰 포드의 오드우드와 조 말론의 블랙베리 앤 베이 코롱이 맘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저의 네번째 패션이 되기 위해서 다른 생물이 고통을 겪고, 멸종위기까지 빠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의 가치관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향수가 아니라 생물의 다양성입니다.

아예 향수를 쓰지 말라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화학 향료에 대한 거부감으로 천연향료를 쓰는 것이 오히려 더 나쁜 행위가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자 함입니다.


화학 향료는 내 몸에는 안 좋을 수 있지만, 향수의 원료가 되는 생물에 해를 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천연향료는 생물에 해를 가하고, 아예 멸종위기로 몰아 넣어버립니다.


정말 쓰레기 물질로 범벅이 된 화학 향료는 아예 안 쓰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천연향료의 원료가 되는 동물을 보호도 하고, 계속해서 향수를 제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만들어진 화학 향료는 충분히 이해해 줄 수 있습니다. 매일 뿌리거나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지 않으면서 적당히만 사용한다면 내 몸에 크게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내 몸에 독이 되는 화학물질을 피하기 위해서 천연향료를 사용하고, 이를 통해 원료가 되는 생물을 힘들게 할 것인가? 아니면 조금은 내 몸에 안 좋을 수 있지만 원료가 되는 생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화학 향료를 쓸 것인가? 결국, 우리의 선택입니다.


원문: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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