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같은 미국의 건강보험제도

조회수 2017. 9. 23.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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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강보험료, 진짜 얼마나 비싸길래 이 난리인거야?

2008년 1월 미국에 건너와 거주한 지 어느덧 8년이 다 되어 간다. 미국의 삶이 초반과는 달리 확실히 더욱 익숙해졌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에 거주하는 일반 직장인으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바라보는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에 대해 이야기할까 한다.


다시 말해, 보험제도에 대한 전문가로서 또는 제도에 대한 연구와 숫자적인 통계를 통해 바라보는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가 아닌, 하루하루 생활에서 체감하는 부분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미국의 건강보험제도


미국은 OECD 국가들 가운데 아주 드물게 정부에서 주도하는 건강보험 제도를 갖고 있지 않은 나라이다. 한국이나 일본, 호주, 그리고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과는 달리 미국은 건강보험이 민영화되어있다. 


제목에서부터 이미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겠지만,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적어도 내가 미국에서 접한 모든 사람들)은 민영화되어있는 미국 건강보험 제도에 한결같이 불만을 표출한다.

그래서 식코 같은 다큐가 나온다.

현재 필자가 지닌 건강보험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풀어가 보겠다. 앞으로의 내용, 특히 비용적인 측면은 필자가 경험한 기준이기에 상황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음을 미리 알린다. 


대략적인 필자의 미국 생활 배경에 대해 밝히자면, 현재 북부 뉴저지에 거주하고 있으며, 직장은 뉴욕 맨해튼의 미국 게임회사(직원 수 약 200명)에서 정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회사에서 정직원에 한하여 가족 전체에 대한 건강보험비의 75%를 지원해주고 있으며, 이는 회사마다 다르다.


참고로 가족 전체 건강보험비의 75%를 지원해주는 회사는 다른 회사에 비해 상당히 많이 지원해주는 편이다. 직원의 건강보험비는 일부 지원해주지만, 가족에 대한 보험비는 아예 지원 안 해주는 회사들도 많다.


 

미국 건강보험료, 진짜 얼마나 비싸길래 이 난리인거야?


직접적인 금액으로 설명해보겠다.

미국에는 크게 두 가지 건강보험이 있다. HMO와 PPO이다(HMO와 PPO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아래를 참조). PPO가 HMO보다 더 비싸다.


현재(2015년 8월 기준) 필자는 HMO 패밀리 플랜에 가입되어있으며, 1년 건강보험 총 비용은 $21,600이다. 이중 75%를 회사에서 부담해주고 있으며, 나머지 25%인 $5,400을 개인이 직접 부담하고 있다. 현재 직장에서 지정한 Oxford 라는 Private 보험회사를 이용하고 있다.

위 그래프는 OECD 국가들의 의료관련 지출에 대한 그래프이다. 미국이 압도적으로 높다.

오바마케어?


이러한 X 같은 미국 건강보험 제도 문제를 풀기 위해 오바마케어(정식 명칭: 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PPACA)가 2010년 3월에 법으로 지정됐다. 이를 권장하기 위해 2014년부터는 Private 보험 또는 오바마케어에 가입이 안 되어있는 경우 벌금을 내야 한다.


즉, 어떤 형태로든 건강보험이 없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오바마케어는 소득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진다. 한국 건강보험과 같이 소득이 많은 사람은 많이 내고, 적은 사람은 적게 낸다. 합리적으로 보인다.


문제는 오바마케어를 받아주는 병원이 정말 없다. 오바마케어 보험을 가지고 있으면 뭐 하나, 받아주는 병원이 없는데… 있긴있 다. 근데 이상하게 오바마케어를 받아주는 병원은 차를 타고 1시간 넘게 가야 하고, 위험한 동네에 있고, 병원비를 많이 커버도 안 해준다.


적어도 필자가 사는 동네는 그렇다. 따라서 회사를 통해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오바마케어에 가입한다. 안 하면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미국의 의료비는 한 마디로, 미쳤다


역시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자면, 첫째는 다행이 자연 출산으로 낳았다. 참 감사하다. 둘째는 쌍둥이였다. 제왕절개를 했으며, 둘이라 무거웠는지 엄마가 조산했다.


그래서 약 한 달간 쌍둥이 둘 다 인큐베이터에 있어야 했었다. 쌍둥이 + 제왕절개 + 인큐베이터. 이 병원비용을 잠시만 추측해보자. 대략 얼마 정도의 병원비가 나왔을까?


정확히 총 $389,375.03의 병원 청구서가 집으로 날아왔다. 한화로 4억이 넘는다.

4억이 청구됐다…

왜 39만 불이나 되는 비용이 나오게 되었는지 자세한 설명도 없이, 그냥 39만 불이 찍혀져 왔다. 상식 밖의 청구비용이다. 물론 보험처리가 되었다. 보험처리가 되었기에 5천 불만(?) 내도 모든 게 괜찮았다. 보험이 없었다면 바로 파산 신청해야 했었다.


물론 이런 경우 보험이 없다면, 그 외 여러 가지 제도가 있긴 하다. 극빈층이 받는 메디케이드 같은 것들이 있긴 하지만, 극빈층이 아니라면 참 난감해진다.

39만불 병원비 증거 자료다. 남녀 쌍둥이를 낳았는데 한 명당 앞으로 나온 금액이 얼마인지 잘 헤아려보자. 너무 어이가 없어서 미국인 직장동료들에게도 보여줬었다.

근데 미국 의료비는 왜 이리 비싸지?


결론부터 말해, 미국의 병원비용이 이렇게 비싸진 이유는 대부분의 의료보험이 Private 보험회사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이다. 가상의 예를 들어보자. 어떤 건강보험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있는데, 이 환자가 가지고 있는 보험은 특정 수술비용의 70%를 커버해주고 30%는 개인 부담이라고 가정하자.


그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1,000의 비용이 나오면, 일단 병원 측은 $1,000의 병원비가 나왔다고 보험사 측에 Claim을 한다. 그러면 원칙적으로는 보험사에서 병원에게 $700을 내주고, $300을 환자가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보험사에서 병원에서 제대로 병원비가 측정되었는지 자체적으로 검토를 한 후 그 수술에 대해 $700이 아닌 $500만을 지불한다.


그리고 환자는 $300을 지불하게되면 병원 측에서는 $200의 손해를 보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병원은 애초에 병원비를 더 높게 책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병원과 보험사 간의 싸움이 악순환되어, 병원비가 상식 밖의 금액으로 돌변하게 된다. 병원비와 보험비가 계속 올라, 결국 모든 손해는 환자가 부담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국민의 건강에 대한 부분을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에 맡기면 이러한 비상식적인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 같다. 뒤늦게 정부가 관여하여 오바마케어 같은 제도를 내놓았지만,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어쩌면 이미 넘어서는 안 될 강을 넘어온 듯하다. 가끔 한국에서 미국의 선진 의료보험제도를 옹호하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있다.


쳐맞아야 한다.



※ HMO와 PPO의 차이는?


HMO(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는 보험사에서 지정되어 있는 의사들 중 자기가 지정한 한 의사(주치의일 경우)에게 진료를 받아야 보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으며, 전문의에게 가려면 주치의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한다고 하자. 이때 HMO 보험을 가지고 있는 경우, 바로 정형외과에 가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우선 주치의(주로 소아과 또는 내과)에 가서 진단서를 받은 후, 주치의가 정해준 정형외과를 가야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당히 번거롭고 비용도 두 번(주치의+전문의)이나 발생한다. 하지만 HMO 보험이 싸기에 필자는 이 보험으로 가입 중이다.


PPO(Preferred Provider Organization)는 굳이 주치의를 선택할 필요가 없으며, 주치의를 거치지않고 곧바로 전문의에게 가도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원문: Blue Screen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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