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꼭 알아야 할 "잘 망하는 방법"

조회수 2017. 9. 19. 2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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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 잘 망하는 것이란 무엇일까?

얼마전 블로그에 “위인터랙티브 창업에서 폐업까지… 그 파란만장했던 시간들을 반성하며…”라는 글을 포스팅하여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그 후로 후배 창업자들이 많이 찾아왔는데 그때마다 잘(well) 망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해주었다. (내가 아직 성공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아직 한국사회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잘 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이 잘(well) 망하는 것이란 무엇일까? 이전 글에서도 언급 했듯이 잘 망하는 것은 부채 없이 망하고 그 실패를 통해 배운 경험을 무기로 부담 없이 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가능하냐고 묻는다. 내 대답은 “가능하다”이다. 그렇다면 스타트업, 어떻게 시작해야 잘 망할 수 있을까?



1. 아이템 선정하기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은 트렌드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트렌드는 항상 빠르게 지나가고 그 시기를 정말 잘 잡기는 어렵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할 때 가장 큰 추진력이 생기고 스타트업이 견뎌야 할 모든 악조건을 견딜 수 있는 전투력이 생길 것이다. 이렇게 뚝심 있게 열심히 하다 보면 그것이 곧 트렌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같은 분야의 일을 하면 만약 망하더라도 본인이 있던 제 자리로 돌아가기도 쉽고 또다시 도전을 할 수 있는 체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이템을 선정할 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는 것은 제일 먼저 선행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이전 글에도 언급했듯이 스타트업은 스타트업다워야 한다. 스타타업의 생명은 심플과 속도이다. 6개월안에 사용자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끝이다. 3개월안에 프로토타입을 만들지 못할 아이템은 선정하지 말도록 하자.



2. 시드머니 구하기


사업에 있어 시드머니는 필수이다. 학생 창업이라 할지라도 교통비, 밥값, 술값, 회의비 외주비 등 돈 들어갈 곳은 매우 많다. 시드머니의 경우 6개월 정도 버틸 수 있는 돈이 적당하다. 하나의 아이템에 대해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사용자의 반응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최소한 6개월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드머니는 어떻게 구할 것인가? 첫 번째는 창업자가 쌈짓돈을 꺼내는 방법이 가장 좋다. 그 정도도 투자할 생각이 없다면 창업을 하지 말자. 자기 돈을 써야 가장 절실해지고 일도 빨리 진행되는 법이다.


두 번째는 공동창업자들이 모여서 출자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내가 해보지는 않았지만 서로간의 신뢰와 소속감을 강하게 만드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세 번째는 창업진흥원(창업넷)에서 제공하는 예비창업자육성사업과 청년창업사관학교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하면 무상으로 2000만원 ~ 1억원을 지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안산 기숙사에 입소를 해서 교육을 받거나 매일마다 지정대학에 가서 3~4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무료로 시드머니를 구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좋으나 밤새 기획하고 개발을 해도 모자를 가장 중요한 시기에 대표자의 시간을 빼앗는 면에서는 가장 안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현재로써는 교육 수준이 대학 교양과목만도 못하니 말이다.)



3. 초기 투자금 구하기


시드머니 단계에서 어느 정도 사용자의 호응을 얻었다면 VC에서 시리즈A 투자를 받기 전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초기 투자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초기 투자금은 어떻게 구하는 게 좋을까?


첫 번째 엔젤투자, 요즘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엔젤투자를 늘리기 위해 투자자에게 세제 혜택도 주고 엔젤투자자가 투자한 만큼 국가에서 투자를 해주는 엔젤투자매칭펀드가 생겨서 예전에 비해 엔젤 투자를 받기 쉬워졌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진정한 엔젤 보다 블랙엔젤을 만나기가 쉽다. 가짜로 투자를 하고 매칭투자만 받게 해주고 수수료만 달라고 접근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사람이 정도를 가지 않으면 언젠가 실패한다. 정말 도움이 되는 엔젤투자자를 만나자.


두 번째는 벤처 인큐베이터를 통해서 초기 투자금과 인큐베이팅을 받는 것이다. 최근 들어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벤처액셀러레이터(다른 이름으로도 많음)와 관련 펀드가 많이 생겨나고 있고 기존부터 선배 창업자나 대기업에서 벤처인큐베이팅을 해주는 곳도 몇 곳 있다. 이러한 곳을 이용하면 초기 투자금과 인큐베이팅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 국가에서 벤처액셀러레이터를 직접 공고를 내어 선정을 하여 막대한 투자금을 주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인큐베이팅 능력도 없고 실제 투자도 하지 않는 벤처액셀러레이터가 많은 실정이다. 벤처 인큐베이터도 역시 신중히 선택해야겠다.


세 번째는 국가 R&D 과제이다. 이전 글에서 R&D 과제의 어두우면만 강조한 것 같은데 기술기반의 아이템일 경우 사실 R&D 과제만큼 좋은 초기 투자금을 구할 수 있는 방법도 없을 것이다. 단 R&D 과제에만 집착하지 않고 적당히 하면 말이다.



4. 과감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라


초기 투자까지 받아서 제품을 만들고 사용자의 반응이 없어 실패를 하면 어떻게 하나? 돈도 다 떨어졌는데 빚져가며 계속 다른 아이템 연구만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설사 좋은 아이템이 떠올랐다고 해서 투자할 사람을 쉽게 구할 수 없을 것이다. 아직 한국 사회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한차례 아이템에 실패를 하였다면 과감히 있던 자리로 돌아가라.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우면 돌아갈 자리도 없어진다. 한국에서는 스타트업 경력 같은 것은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두자. 한번 실패한 자는 경험이라는 무기가 생겨서 언제든 체력을 회복해 도전할 저력을 가지게 된다. 한번에 안되면 여러 번 도전해 성공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최근 들어 구글 캠퍼스도 들어온다고 하고 요즈마그룹도 한국에 스타트업 캠퍼스를 만든다고 한다. 한국 벤처생태계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빨리 한국도 실패가 용납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원문: 디지털 연금술사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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