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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를 보는 건 고용주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

조회수 2017. 8. 30.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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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자신 있는 사람만 연락해주세요"

작년 이맘때쯤 논란을 일으켰던 쥬씨 서강대점의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이다. 공고에는 “외모 자신 있는 사람만 연락해주세요”라고 쓰여 있다.


나는 외모를 기준으로 고용에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당위적인 얘기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얘기들이 있다. 업주 입장에서 직원의 외모가 매출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그 이유다.


많은 이들에게 이는 외모 차별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로 들린다. 실제로 2013년, 보가타 카지노는 너무 뚱뚱해졌다는 이유로 웨이트리스를 해고했고, 웨이트리스와의 법적 분쟁에서 승리했다.


카지노 웨이트리스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필요가 있고, 따라서 카지노 측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법원이 편을 들어준 것이다.


물론 이 판결은 외모로 차별을 당하는 이들을 보호해주는 법적 장치가 없다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아베크롬비 & 피치(A&F)도 대표적인 외모 차별 기업 중에 하나다.


프랑스에서 그 문제로 고소를 당한 적도 있는 A&F는 성적으로 매력적이고, ‘전통적인 미국인’처럼 생긴 직원을 채용한다.


사람들은 못생겼다는 이유로 욕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말엔 쉽게 동의하지만, 점주가 잘생기고 이쁜 사람만 고용한다는 얘기엔 그럴 수도 있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둘이 같은 스펙트럼 상에 있는 똑같은 외모에 의한 차별 문제라는 점에서 이는 상당히 이상한 일이다. 오히려 차별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채용 문제가 더 심각한데도 말이다.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진행됐던 인권 운동의 초창기에 미국에선 지금의 외모 차별과 비슷한 근거로 인종을 차별한 기업들이 있다.


미국 남부의 점주들은 고객들이 백인을 선호하기 때문에, 흑인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은 금전적으로 손해라고 주장했다. 항공사들은 남성 비지니스 승객들이 여성 승무원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남성을 고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흑인 점원과 남성 승무원을 볼 수 있게 된 것은 이런 편견을 바로잡는 법적인 제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편견이 불합리한 것이라면 그걸 법으로라도 강제해서 편견을 거부해야 한다는 이성적인 목소리가 의회와 법원에서 나왔던 것이다.

한국에도 이런 법이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항은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사업주는 여성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 그 직무의 수행에 필요하지 아니한 용모·키·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

법이 강제하는 문제에 대해, 새삼스레 점주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다고 얘기하는 건 웃기는 일이다.


사람은 늘 자신의 직관에 반하는 일에 거부감을 갖지만, 때론 직관에 반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옳은 일”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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