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일본 대학입시의 '정답이 없는 질문'들

조회수 2017. 8. 7. 16: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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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당신이 K라면 선생의 발언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K’는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속 주요 인물인 선생의 친구로, 사랑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그에게 ‘선생’이 내던진 ‘정신적으로 향상심이 없는 자는 바보다’라는 대사는 이 작품 속에서 가장 충격적인 말 중 하나다. 이것은 그 후의 이야기를 크게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에도 시대의 3대 개혁과 다누마 오키쓰구의 정치를 비교하고, 당신이라면 어떤 경제 정책을 펼칠 것인가?”

(‘에도시대 3대 개혁’이란 8대 쇼군에 의한 경제 일으키기 개혁이다.)


“파도에 의해 육지로 떠내려 온 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

2020년에 4지선다형의 대학입시인 ‘센터시험’이 없어지고 서술형 시험문제가 출제될 일본에서 대학입시에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들이다. 앞으로 일본의 교육에서 학생들이 길렀으면 하는 3가지 힘은 “과제 해결을 위해 협동하는 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힘” “창의적인 사고력” 등이다.

앞에서 예시된 질문들은 장르는 다르지만, 답을 구해야 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은 같다. 즉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것을 묻고 있다. 이것이 현행 수업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으로, 지금까지는 대체로 하나의 물음에 한 개의 정답이 있고, 설령 그것이 자유 기술 문제라고 해도 이상적인 모범 답안이 존재했다.


그와 달리 2020년 이후의 교육에서는 질문을 설정함과 동시에 모범 답안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학생 개인이 자기 나름대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중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3가지 힘은 이런 질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는 데 필요한 능력이다.


일본은 2020년 이후의 학교 교육에서는 ‘정답이 없는 질문’이 다뤄질 것이기 때문에 대학 입시에서도 ‘정답이 없는 질문’이 많은 대학에서 출제될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실제로 입시 문제로서 출제된 적이 있다고 한다.


“친구와 최근 연락이 안 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친구는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한 거 같습니다. 몇 번이나 연락을 시도한 끝에 간신히 다음날 친구와 만나서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방식으로 대화가 전개될까요? 두 사람이 주고받는 내용을 대화 형식으로 해답 용지의 A란에, 그리고 그 안에 당신이 의도한 것을 B란에 기술하시오.” (2008년 게이오기주쿠대학 의학부 소논문)

이 문제는 ‘정답이 없는 질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연락되지 않는 친구는 무엇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일까. 고민이라도 있는 것일까, 만났을 때 어떻게 말을 건네는 것이 좋을까, 처음에 두 사람은 어떻게 행동할까. 이러한 것들을 다양하게 상상하고, 생각해야 한다.


수험, 친구 관계, 연애, 가족, 투병 등 친구가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지는 이 문제에 대응하는 학생이 결정하는 것으로, 물론 ‘정답’은 없다. 따라서 가장 먼저 ‘안개감’이 생긴다.


무엇을 골라도 틀린 것이 아니기에 자신의 생각을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설정해야 한다. 동시에 친구와 만났을 때, 어떤 대화를 할지를 생각하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지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자기가 실제로 친구와 상담했을 때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쓰는 것도 효과적이다. 어쨌든 이것은 ‘자기축’이 없으면 대응할 수 없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 문제에는 비판적인 사고도 요구된다. 친구의 고민을 상정하고, 그 대응을 생각한다. 직감적으로 떠오른 모호한 대응 방법으로는 답변할 수 없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이 게이오기주쿠대학의 소논문 문제는 대학 입시의 문제이지만, 인생과 살아가는 법에 관한 본질적인 ‘물음’인 것이다. 대학 입시를 위해서만 답을 생각해야 하는 질문은 절대 결코 아니다. 평생 자기 자신의 문제로서 마주해야 하는 질문이다.


이처럼 개인의 인생관과 관계되는 ‘깊이 있는 질문’을 2020년 이후에는 학교 교육과 입시에서 마주해야 하는 일본의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까?


우리 학생들은 과연 이런 질문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인가? 일본의 교육을 다룬 한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우리도 앞으로 이런 질문들이 학교 현장에서 던져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는 앞으로 어떤 책을 펴내야 할까?


원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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