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트 트레이닝, 어디까지 해봤니?

조회수 2017. 8. 5.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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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트 트레이닝은 스포츠 수행능력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 것일까?

웨이트 트레이닝은 스포츠 수행능력에 얼마나 도움을 줄까?


웨이트 트레이닝, 즉 중량운동은 모든 현대스포츠의 기본이다. 보통 전문선수들은 자신의 종목운동 이외의 추가적인 중량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나 역시 중량운동을 중요시하고 있어, 무술을 수련하는 과정에서─아직도 무술과 격투기계에는 중량운동을 금기시하는 풍조가 남아있다─적극적으로 중량운동을 도입하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문제는 어떻게, 얼마만큼이다. 무제한적인 중량의 증가는 스포츠 수행능력에 지속적인 도움을 줄까? 100kg 스쿼트를 하다가 200kg로 중량이 늘었다면 수행능력이 2배로 증가할까? 자신의 주 종목인 스포츠가 있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자기의 신체능력을 향상하고자 하는 경우, 어느 선까지 무게나 방식을 허용해야 할까.


마이클 조던, 마라도나, 이치로 등 레전드급 스포츠 선수들 중에는 중량운동을 거의 하지 않고도 최고의 성적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야구선수 류현진의 웨이트 트레이닝이란 고무줄로 하는 밴드 트레이닝뿐이다. 하지만 그는 어떤 원리로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고 있는 걸일까? 만약 류현진의 스쿼트 1rm이 150kg이라고 친다면 170kg로 1rm을 올렸을 때 구속도 170km로 올라갈까? weg_1_snatch

역도의 인상 종목 (snatch) / 역도의 용상 종목 (clean & jerk)

크로스핏의 유행으로 역도류의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기능성 운동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역도라는 경기는 용상과 인상 두 종목이 있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 용상과 인상을 연습하기 위한 방식은 수도 없이 많으며 바벨을 이용한 중량운동은 거의 다 포함하고 있다.


스내치는 일반인들의 취미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운동이지만, 구기선수나 격투기 선수들이 수행능력을 올리기 위해 보조적인 훈련으로 채택한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가지고 올 것이다. 역도경기인 스내치의 조건은 평평한 바닥과 굽이 3cm에 육박하는 역도화이다. 이 역도화는 아마 굽이 높은 구두를 신었던 서양 사람들의 문화에서 나왔을 텐데, 굽이 높은 신발을 신는 스포츠 종목은 역도 빼고는 없다.


운동선수는 몸이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 몸이 예민한 사람이다. 조그만 신체의 중심변화에도 민감하다. 스내치를 할 때는 역도화를 신고, 자신의 스포츠를 할 때는 일반 운동화를 신는다고 하면 그 중심선의 갭은 매우 큰 차이가 나서 악기의 음이 달라지듯이 묘하게 불안정한 상태가 될 것이다. 역도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몸이 역도에 적합하게 변해가는데, 대다수의 역도선수들의 골반이 외전되어 팔자걸음을 걷는다는 사실을 아는가? (오다리는 힘이 좋아 역도에 적합하다는 말도 들었다)


용상 중 클린 동작은 스포츠 수행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클린도 고중량은 방해가 된다─스내치는 그 반대이다. 굽이 높은 신발을 신는 것에서 오는 중심선의 변화, 견갑골을 고정하는 방식 때문에 어깨는 더욱 굳게 마련이다.


사람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일어서는 힘이다. 건강하고 젊은 성인남녀는 누구나 자신의 체중의 바벨을 들고 일어날 수 있다. 이 힘이 순발력(power)이다. 이 순발력은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 활동의 기본이 되는 힘이며 자동차의 엔진과 같다.



종목 특성에 맞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권투선수의 펀치는 다리에서 나온다고 하며 그 힘을 손끝까지 전달하여 펀치력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힘이 다리에서 나온다는 것은 타이슨의 연습모습처럼, 고관절과 무릎을 접었다 펴서 순발력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역도도 하체와 허리를 펴는 방식으로 순발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서 역기를 위로 올린다. 역도는 수직운동이라 하체에 의해 발생한 순발력을 수직축에서 사용하면 되지만, 격투기는 힘이 위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전방의 상대를 때려야 하니까 앞으로 가야 한다. 이때 견갑골이 크랭크축의 역할을 하여 힘을 위가 아닌 앞으로 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이때 힘의 손실이 발생한다.

견갑골은 전후좌우로 움직인다. 위의 그림처럼 거상(Elevation)과 하강(Depression), 후인(Retraction)과 전인(Protraction)과 팔의 회전에 따른 하방회전과 상방회전이 가능하다.

역도의 견갑골 움직임은 전형적인 후인 동작이다. 견갑골을 뒤로 제치고 최대한 강한 힘으로 고정하여 역기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하지만 권투 펀치는 전형적인 전인 동작이다. 역도 동작과는 반대로 견갑골을 최대한 앞으로 내밀어야 한다. 상식적으로 판단하자. 역도의 스내치 동작이 권투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겠는가?


전인과 후인은 견갑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골반과 척추에도 있다.

좌측은 골반이 밖으로 빠진 후인, 우측은 안쪽으로 감은 전인 동작이다. 여기서 전인 동작을 ‘모으기’라고 하고 후인 동작을 ‘열기’라고 표현하도록 하자. 모으기와 열기는 무술동작 용어이다. 골반과 견갑골의 움직임은 연동이 된다. 골반을 모았으면 견갑골도 모아지고, 골반을 열었으면 견갑골도 열리게 된다. 골반은 안쪽으로 모은 채로 견갑골을 뒤로 열 수(후인)할 수 없다. 억지로 가능해도 힘이 나오지는 않는 불균형한 동작이다.


이제 공식을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역도=견갑골 열기와 견갑골의 상방회전+골반의 열기(후인)
권투=견갑골 모으기와 견갑골 하방회전

이렇게 서로 상반된 신체의 움직임을 가지고 있어서 중량운동도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중량운동에 관한 스포츠의 상관관계를 보면 다음과 같다. 왼쪽 스포츠들이 중량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중량운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스쿼트나 데드리프트, 프레스 등은 기본 트레이닝으로 해야겠지만, 중량은 자신의 목적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100kg 스쿼트는 좋지만 200kg 스쿼트는 수행능력의 2배 증가가 아니라 몸이 2배로 굳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위의 그래프는 축구와 야구 선수들의 최대한의 힘을 발휘하는 구간이 어디인가는 표시한 것이다. 야구선수들의 최대한 몸을 압축하여 힘을 내는 때가 와인드업 동작이며 릴리즈 동작은 압축한 힘을 신체의 회전에 의해 풀어내는 과정이다. 척추의 움직임을 보자면 야구선수는 와인드업 동작에서 골반을 모으고 있으며 릴리즈 동작에서는 열고 있다. 축구선수는 이와 반대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스포츠들이 척추와 견갑골의 모으기와 열기에 의해 힘을 모으고 발출을 하게 되어 있으며 인간의 몸은 척추의 굴신을 따라 긴장과 이완을 오가며 힘을 내게 되어 있다. 인간의 몸이 원래 400만 년 전부터 그랬다.


그중에서도 야구와 골프, 격투기처럼 척추의 굴신과 중심력, 견갑골의 이동이 중요시하는 스포츠는 역도와 정반대의 위치에 있다. 야구와 골프, 격투기 선수들도 웨이트 트레이닝이 필요하지만, 매우 특화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여야 하며 척추의 유연성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유튜브에서 야구선수의 중량운동을 찾아보면 밴드 트레이닝이 가장 많은 이유는 실제 그 운동이 가장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유튜브의 어떤 코치들은 선수에게 수많은 종류의 기능성 트레이닝을 시키는데, 그것은 ‘야구에서는 축구에서는 이렇게 움직이기도 하니까 이런 식의 운동을 만들어서 해야 해’, ‘이런 동작을 추가하면 더 도움이 될 거야’는 식의 불안감에서 온다. 마치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 인강도 더 보고, 문제집도 더 풀어야 하는데 성적이 안 오르는 이유는 더 많은 것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프로선수라면 보조운동을 구성할 때 자신의 스포츠의 핵심과 움직임을 파악하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통찰하고 더하는 것이 아닌 필요한 것만 남긴다는 생각으로 빼야 한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은 척추의 굴신과 유연성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는 운동일지의 여부다.


아직도 펀치력을 강하게 하려면 양손에 아령을 들고 펀치연습을 하면 된다는 멍청한 생각처럼, 야구선수들에게도 바벨을 들고, 메디슨 볼을 들고 야구의 동작을 하게 하는 코치들이 많이 있다.


명의란 진단을 잘하여 고치는 사람이지 불필요한 약을 많이 주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감기환자에게 약을 안 주고 잘 먹고 푹 쉬라는 처방을 했다면 좋은 의사일까? 일하기 싫은 의사일까? 아니면 항생제와 해열제를 필요 이상으로 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일까? 코치도 불안하고 의사도 불안하다. 그래서 선수도 불안하다.



결론

  1. 스내치를 열심히 하여 도움을 받을 사람은 역도선수뿐이다.
  2. 일반인은 하고 싶으면 스내치 열심히 해라. 상관없다. 아무거나 재밌게 부상 없이 하면 된다.
  3. 전문선수들은 자기 종목의 특성에 맞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통찰력과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더하기가 아닌 빼기의 운동방식을 권한다. 중량운동 없이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도 있지만 소수이며 축복받은 몸으로 태어난 사람들이다. 따라 하지 말자.
  4. 인류가 찾아낸 야구와 격투기에 도움이 되는 중량운동은 아직도 장작패기이다. 피라미드 노예들도 했을 장작패기와 돌 깨기는 긴장과 이완, 신체 축의 모으기와 열기를 잘 수련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일본 고무도 사범 중에는 검술베기장처럼 곡괭이질장, 도끼패기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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