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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직장이란 무엇인가?

조회수 2017. 7. 24. 11: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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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각해보자. 나의 회사는 안정적인가?

지금 지내고 있는 숙소 옆 방에 한국인 커플이 들어왔다. 이분들은 발리에서 1달 생활하려고 검색하다 ‘우리 부부가 발리로 이동했다’는 내 글을 읽으셨고, 내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서 메시지를 보내오셨다. 숙소 정보를 물어보시길래 우리 숙소 연락처를 포함해서 몇 곳 연락처를 드렸는데, 며칠 뒤에 숙소 1층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보통 블로그 글을 보면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 여행자의 경우에 개인 여행자가 많은데, 커플이 같이 여행을 오셔서 더 반가웠다. 며칠 전 페이스북으로 대화를 나눴던 분이 옆 방 주민이 되자, 항상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과 동시에 참 행동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수 좋은 날


그 후 며칠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아침 7시 반쯤 돼서 눈을 떴고, 8시가 되기 전에 조깅을 나섰다. 부인님과 해변가까지 뛰어갔다 오면서, 전에 보지 못했던 이쁜 카페를 몇 곳 발견했고 “다음에 조깅 마치고 저기서 아침 먹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제는 동네 개들이 우리 부부를 보고 짖지 않아서, 제법 동네 주민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평화로운 아침이었다.


아침을 간단히 차려 먹고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을 하려고 스쿠터를 타고 집을 나섰다. 요즘 부인님께서는 한참 싱가포르 구직에 여념이 없고, 나도 추가로 들어온 외주 프로젝트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조금 일찍 나서서 일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스쿠터에 남은 기름이 많지 않아서 내리막길에서 주유소에 가려고 스쿠터를 돌리는데, 스쿠터가 외곽으로 빠지면서 자갈을 밟고 쭉 미끄러져 버렸다. 우리 부부는 스쿠터에 깔려서 한참을 누워있었고, 사고가 나자마자 달려온 현지인과 여행객들이 스쿠터를 일으켜 세우고 물티슈까지 챙겨주는 호의를 베풀었다.


다행히 부인님은 긴바지의 옷을 입고 나가서 작은 상처 몇 개에 그쳤지만, 나는 반팔, 반바지를 입고 집을 나섰던 터라 왼쪽 발목, 다리, 옆구리, 팔꿈치까지 제대로 갈아버렸다. 일단 숙소에서 소독약을 빌려 임시로 치료하고, 저녁에는 근처 병원에 들려서 소독약과 깨끗한 거즈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행히 그 병원이 지금 머물고 있는 집주인의 친척이 운영하는 병원이라 친절하고, 가격도 저렴하게 진료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치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어머니께서 카톡을 하나 보내셨다. 아버지께서 36년간 근속하셨던 은행을 은퇴하고 처음 일하셨던 법무법인에서 불법을 저질렀고, 해당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피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법원에 출두하고 계셨다. 그 판결이 났고, 1년간 일해서 번 돈 전부를 추징당하고 집행 유예 1년까지 선고받으셨다는 것이다. 집행유예라고 하더라도 이 선고와 함께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는 더 이상 다닐 수 없다는 소식과 함께.


36년을 한눈팔지 않고 한 회사에서 일하셨던 분이라, 그것이 위법한 일이라는 사실을 아셨더라면 시작도 하지 않으셨으리라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아버지를 기소한 검사는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한다.

과속하는 자동차 안에 있으면 운전자가 속도위반 벌금을 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아버지는 불법으로 번 돈을 추징하는 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수십억 원의 부당 이익을 취득한 법무법인 대표번호사와 사무국장에 대한 추징은 전혀 없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세상에 정말 억울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법무법인이 불법을 저지를지 누가 알았겠느냐?

36년을 한 회사의 울타리에서 지내셨던 아버지는 두 번째 회사에서 세상의 쓴맛을 보셨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법


요즘 시대에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아주 긍정적인 가정을 하나 해보자. 만약 60세까지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다면? 20세에 일을 시작한다고 해도 60세까지 일한다면, 100세 시대에 40년을 일하고 40년을 놀아야 한다. 그런데 정년은 점점 짧아지고, 기대 수명은 점점 늘어난다. 우리 부모님 세대 어른들은 “100세 시대에 내 한 몸 건사할 능력이 없는 노년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라고 말한다.

출처: 매일경제

잘 한번 생각해보자. 회사가 정말 안전한가? 회사가 유일한 대답이라고 믿는 어른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자신의 자식들을 회사로 등 떠민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노후 대책이 안 되어 있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분들은 자신의 자식이 당신처럼 노후 대책이 없는 상태로 그렇게 수십 년을 살길 원하시는 걸까? 그분들 세대에는 돈을 모아 집을 살 수 있는 시기였지만, 이제는 평생 월급을 모아도 집도 한 채 사기 쉽지 않은 시대가 아닌가.


그렇다면 공무원은 안전한가? 공무원의 최대 장점이라고 일컬어지는 정년 보장과 연금은 영원할까? 내 친구들 중에서도 많은 수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유를 물어보면, 회사 생활에서 어차피 만족할 수 없다면 칼퇴근이라도 하고 자신의 삶을 누리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정년 보장과 연금이 보장될 거라는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최근 들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사가 높아지고 있다. 내가 낸 세금에도 정말 관심이 많다. 경제는 계속 힘들고, 재정은 계속 적자라는데 머지않아 공무원 월급으로 연금으로 집행되는 세금에도 관심이 쏟아질 테고, 나는 안정성의 상징이었던 공무원이 옛말이 되는 날이 곧 오리라 생각한다.



변화에 적응하는 체질을 키워야 한다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는 욕심은 버리자. 나는 우리가 마주할 사회 변화는 우리 부모 세대가 겪었던 그 극심한 변화보다 더 빠를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개인 컴퓨터가 보급되고,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급격한 사회 변화를 직접 겪은 세대다. 그런데 이다음 시대에는 3D 프린터, 인공지능, 드론, 바이오, 로보틱스 등 더욱 급격한 변화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내 인생을 다 털어 넣을 수 있는 한 방을 찾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10년, 20년, 30년 뒤에 뭐가 가장 유망할지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이 있으면야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우리가 할 일은 지금 하는 일을 하면서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고, 처음에는 취미에서 시작해 이후 내 다음 전문성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다. 이렇게 준비된 전문성은 내가 그 분야에 기회가 생겼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이 된다.


그리고 회사의 기술, 회사의 브랜드, 회사의 네트워크는 회사를 나오는 순간 아지랑이처럼 사라져 버린다. 회사가 아니라, 내 기술, 내 브랜드, 내 네트워크, 내 팬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건 퇴사하고 나서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 인터넷에서 글을 하나 본 적이 있다. “다들 퇴직하고 치킨집을 차리는데, 5~10년씩 치킨집 한 사람들을 어떻게 이길 거냐”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퇴직하고 치킨집을 차릴 거였다면, 일찌감치 준비해서 식당에서도 일해보고, 닭도 튀겨보고, 배달도 해보고 해야 할 것이 아닌가. 나에게는 “‘안정적인’ 회사를 다니며 평범하게 사는 게 행복한 것이다.”라는 그 말이 너무나도 위험하게 들린다.


출처: 마르코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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