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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어떻게 소매업을 해체하고 있는가

조회수 2017. 6. 2. 17: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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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이 전통 브랜드를 공격하는 새로운 위협이 될 것이다.

우연히 NYU 스캇 갤로웨이 교수의 “어떻게 아마존은 소매업을 해체하고 있는가(How Amazon is dismantling retail)”란 제목의 강연을 흥미롭게 봤다. 요즘 주목하는 기업인 아마존의 파괴력을 분석한 내용인데 훌륭한 인사이트가 많고 좋은 데이터를 담은 슬라이드가 많아서 가볍게 메모해 본다.

2010년과 비교해서 아마존의 매출액증가는 64B 정도다. 미국 주요 백화점 체인인 시어즈, 메이시, 노스트롬의 2016년 매출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이중 시어즈는 파산 직전이다.) 물론 아마존의 매출에는 클라우드 비즈니스도 합산되어 있어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아마존이 오프라인회사들의 매출을 빨아들이며 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존이 미국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가 비교해보면 이렇다. 미국의 가구중 아마존프라임 회원인 비율이 52%라고 한다. 프라임은 일년에 99불내고 가입하면 제품을 주문할때 배송료가 무제한 무료고, 아마존비디오 동영상 시청 및 각종 할인 혜택이 있는 멤버쉽이다. 매달 교회에 가는 가정수 만큼 많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미국의 가정이 아마존을 일상생활에서 이용한다는 뜻이다.

내 경우 작년 실리콘밸리에서 같이 교회 다니던 지인 7명 정도와 이야기하다 보니 전원이 아마존 프라임멤버라고 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 멤버십에 가입하면 라면 1개를 주문해도 배송료가 무료기 때문에 뭐든지 아마존으로 무심코 주문하게 된다. 프라임은 아마존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은 지난 20년간 사실상 거의 이익을 내지 않고 커온 기업이다. 그러면서 주가는 매년 상승해서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주면서 성장해왔다. 지금도 매출액에 비하면 거의 이익은 미미하다. 아마존을 본받아 위웍, 스냅챗, 우버 등이 큰 적자를 내면서 성장 중이다.

아마존이 얼마나 무지막지한 투자를 하는지 보여주는 그림. 영상 콘텐츠에 4.5빌리온달러를 투자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회사니까 저 정도 투자를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만 아마존의 본업이 콘텐츠가 아닌데도 이렇게 과감한 투자를 한다는 얘기다.

앞으로 보이스(음성)이 쇼핑의 미래가 될 것이다. 위의 통계에서 보이듯 현재 아마존 에코 사용자들은 타이머 설정이나 음악 듣기, 조명을 켜고 끄기에 가장 많이 에코를 이용한다. 2023년이 되면 아마존 에코의 가장 큰 쓰임새는 음성 쇼핑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이미 지금도 음성으로 쇼핑하는 사람이 많다.

고객들이 에코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쇼핑을 많이 하는 것을 유도하기 아마존이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코를 통해서 물건을 주문하면 웹에서 주문하는 것보다 더 싼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갤로웨이 교수가 실제 데모를 통해서 보여준다.

신경 쓰이는 부분은 배터리를 주문했을 때다. 아마존은 자사 브랜드 상품인 아마존 베이직 배터리만 권할 뿐 듀라셀이나 에너자이저 같은 다른 브랜드는 추천하지 않는다. 알렉사는 다른 제품은 없다고 대답한다. 음성 쇼핑에서는 아마존이 원하는 대로 특정 제품 판매를 유도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아래는 갤로웨이 교수의 결론 4가지를 간단히 요약한 것이다.


아마존은 파괴자다


아마존은 전통적 빅브랜드의 파괴자가 될 것이다. 아마존의 알고리즘에서 좋은 실적을 내려면 둘 중 하나다. 인터넷에서 좋은 리뷰를 받는 인기있는 독립브랜드다. 아니면 시류에 맞춘 좋은 딜을 내놓은 괜찮은 브랜드다. 오히려 전통 빅브랜드는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 때문에 더 비싸고 아마존에게는 맞지 않다. 아마존의 알고리즘에는 불리하다.


알고리즘 vs. 파트너십


예전에는 대형 유통 업체에 입점하는 것이 중요했다. 인간관계 등으로 어렵게 뚫어서 들어가면 보상이 상당했다. 그런데 지금은 알고리즘이 수백개의 브랜드와 비교해 당신의 브랜드를 순식간에 밀어낸다. 매초당 알고리즘이 최적의 제품을 골라내서 추천한다. 오랜 시간을 들여서 광고하고 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서 상품진열대를 확보한 전통브랜드들에게 아마존의 알고리즘은 악몽이다.


스토리텔링이 새로운 경쟁력이다


기업은 이익을 내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웠다. 그런 시대에 태어나 자랐다. 그래서 회사를 창업하고 연간 20~30%의 성장을 하면서 이익을 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아주 똑똑한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온다. 내게 “당신이 해온 방식은 잘못됐다”고 말한다. 많은 돈을 투자한 뒤 “70% 성장하세요. 그리고 적자를 많이 내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특별해지세요. 누구나 인정하는 마켓을 리드하는 테크회사의 이미지를 만드세요”라고 한다.


적자를 내도 상관없으니 30% 성장 대신 70% 성장을 하는 회사를 만들라는 것이다. 이런 접근 방법이 아주 아주 불편하다. 매달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 것 말이다. 그런데 3년 뒤에 보니 우리 회사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는 10배 올랐다. VC의 말이 맞는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이게 바로 새로운 경제의 모습이다. 돈을 아무리 많이 잃어도 상관없으니 무조건 성장해서 1등이 되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스토리가 과연 해피엔딩으로 끝날지는 모르겠다. 이런 접근 방법이 나는 불편하다.


음성쇼핑이 브랜드의 죽음을 가져온다

Death has a voice.

구글과 아마존 알고리즘에 이어 음성이 전통 브랜드를 공격하는 새로운 위협이 될 것이다.

과연 미래에는 음성으로 주문하게 될까


갤러웨이 교수의 분석에 좀 과장이 있는 것 같지만 아마존의 저력과 그동안 이뤄놓은 것을 보면 현실화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존의 알렉사 보이스 쇼핑 페이지를 찾아보니 확실히 알렉사로 쇼핑하면 많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알렉사로 자유자재로 쇼핑을 하는 한 미국 주부의 모습을 담은 이 홍보 동영상도 재미있다.

마지막으로 “스토리텔링이 새로운 경쟁력이다”라는 갤로웨이 교수의 설명에 우버, 테슬라, 쿠팡 같은 엄청난 적자를 내면서 2배씩 성장하는 회사가 떠올랐다. 모두 “혁신기술로 세상을 바꾼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성장한 기업이며 기존 업계 시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엄청난 기업가치를 자랑한다.


이런 회사들의 미래에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나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갤로웨이 교수 같은 사람도 “마음이 불편하다”고 솔직히 말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더 두고 보면 알겠지. 말도 많지만 이 회사들은 이미 쉽게 무너질 단계는 넘어섰다.


원문: 에스티마의 인터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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