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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에서 눈여겨볼 정치 캠페인 홍보 전략 5가지

조회수 2017. 5. 18. 14: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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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선후보의 재미있는 정치 캠페인 전략 알아보기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대한민국은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되었다… 로 엔딩크레딧 떴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유시민 작가의 지적처럼 ‘바뀐 것은 청와대 뿐’이죠. 이제 시작입니다.


19대 대통령 선거는 그렇게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제가 정치 얘기할 건 없고, 현업 마케터 입장에서 19대 대선에서 눈여겨볼 정치 캠페인 홍보 전략의 흐름들을 정리해봅니다.


사실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이번 대선은 흥미로운 지점들이 꽤 눈에 띕니다. 이유야 많습니다.


1. 촛불집회와 전대미문의 탄핵, 이른 5월 대선에 따라 지극히 정치적 방법론 스탭 꼬임

2. 진보, 보수의 양강 구도에서 벗어난 다자 구도 커뮤니케이션의 향연

3. 전통 미디어의 쇠퇴와 미국 대선의 학습 효과

4. 미디어화한 데다 진보한 유권자들의 변화 등등


이런 요인들로 인해, 18대 대선이 기껏해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담론을 기괴하게 차용’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19대는 그야말로 ‘최신의 트렌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기법 총망라’ 버전 아닌가 싶어집니다. 사담이지만, 이번 대선으로 이제 그 누가 공공 영역의 홍보를 무시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드네요(…)

이 글은 사실 대선 전에 썼습니다만, 정치 관련 글 피로감도 있어 고민하다 아까워 지금이라도 포스팅합니다ㅎ



1. 조동원 to 손혜원으로 이어지는 ‘정치 캠페인’의 진화


사실 미국 대선이나 웨스트윙 같은 미국드라마나 정치학 강의에서나 봤지, 우리나라에 정말 그럴듯한 정치 캠페인이 있었나 싶습니다. 그보다는 진보VS보수에 이합집산, 북풍에 종북몰이, 지역 갈등이나 상호 비방이 곧 정치 홍보였으며 그것으로 성패는 이미 결정되었던 식 아니었을까요. 그런 게 바로 정치 캠페인이야, 라고 하면 뭐 할 말 없습니다만.


그 시작은 18대 대선 새누리당의 조동원 씨였습니다. 당시 새누리당 젊은 감각의 캠페인과 사죄 퍼포먼스는 센세이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손혜원 씨와 윤영찬 씨가 주축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그 바통을 훌륭히 이어받았습니다. 현업에서 잔뼈가 굵은 홍보 전문가가 정치라는 새로운 스펙트럼과 만난 건데요.


사실 이전까지 ‘홍보단장’의 의미는 ‘선거 좀 해본 정치인’, ‘연예인’, 혹은 ‘기자, 미디어 쪽 인사’ 정도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 공학이라든가, 얼굴 한번 더 비추기라든가 미디어 편중이라든가에 머무른 것도 같구요(평가가 너무 박한가요?)


현역 전문가의 개입은 여기에 더해서 단순히 ‘상품’에만 기반한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의미 있는 정치 캠페인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유기적으로 대응하면서 이를 실제 결과물까지 밀어붙이는 모습은 ‘해본 사람’이라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2012년부터 문 후보와 함께 내공을 쌓아온 실무진과의 결합은 꽤 괜찮은 호흡이었죠. 여기서 탄생한 ‘든든한 대통령’ 캠페인과 일련의 결과물들은 대선 내내 전략의 우위를 점하는 원동력이 되었겠습니다.

이번 대선 최고의 히트상품, 문재인 1번가는 외부 전문가팀이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2. 미디어의 변화에 대응한 디지털 채널의 효과적 활용


TV, 신문 등 전통 미디어의 하락세와 그에 반한 뉴미디어 활용법은 꽤 지난한 떡밥입니다. 다만, 이를 그 정치권에서 어떻게 차용해왔느냐는 다른 문제겠죠. 그런 측면에서 이번 대선의 미디어 대응은 꽤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18대 대선의 팟캐스트에 이어 지난 총선의 폐쇄형 SNS와 현수막 정치까지, 정치 캠페인에 있어 채널 활용법은 어느 정도 진보해왔다고 봅니다. 그것이 19대 대선에 이르러 괄목할 정도의 수준에 이른 것이죠. 홈페이지, SNS 등 이미 확보된 owned media의 운영론은 수준급이었습니다. 사실 문재인 후보를 비롯해 대선 후보들의 SNS 페이지는 대선 레이스 초반만 해도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었는데요, 그 짧은 기간 동안 이뤄낸 성과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특히 그동안의 일방적 밀어내기에 따른, 예를 들어 트위터에서의 말도 안 되는 ‘패악질’에서 벗어나 채널별로 차별화되면서도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운영론을 선보였습니다. 트위터보다 대세 채널인 페이스북을 집중 공략하는 과감함도 눈에 띕니다. 여기에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비주얼 채널들의 효과적 공략도 흥미롭고요.


문재인 당시 후보의 인스타그램. 모든 후보를 통틀어 가장 괜찮은 운영론을 보여줬습니다.

이 기반 위에 포털 광고 등의 페이드 미디어는 물론 MCN, 이슈 커뮤니티 등 그동안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던 새로운 채널까지 효과적으로 공략했습니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전화 등 대면 미디어의 활용도 훌륭한 수준이었습니다. 신문·TV 등의 전통 미디어는 물론, 유권자의 행태에 최적화된 전방위적 접근법은 미디어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했습니다.

문재인 당시 후보의 인스타그램. 모든 후보를 통틀어 가장 괜찮은 운영론을 보여줬습니다.



3. 전체 캠페인에 유기적으로 호흡한 이벤트, 프로모션


과거의 선거가 후보의 ‘키워드 정치’와 이를 뒷받침하는 캠프, 확대 재생산하는 미디어의 연결이었다면, 이번 대선은 전체 캠페인에 발맞춰 크고 작은 이벤트/프로모션을 통해 직접 타깃과 소통하고 호흡하는 과정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선거였다고 평가합니다.


이는 미디어와 디지털의 발달에 따라 여론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이에 따른 유기적 메시지 & 홍보 전략의 설정이 가능했으며, 앞서 지적했듯 이를 펼칠 수 있는 무대(채널)를 확보했기에 가능했겠습니다. 사실 이런 방법론은 기업 등에서 채널 운영 시 메시지 포화에 대응해 단기간에 성과를 올리기 위해 온오프라인의 이벤트를 접목하는 형태로 발전해왔는데요, 짧은 기간 동안 대단위 리소스가 투입되는 대선 또한 좋은 무대였습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문재인 캠프의 ‘문재인 1번가’였습니다. 전체 컨셉이나 UI까지 깔끔한 정책 쇼핑몰을 기획한 것도 대단했지만, 이를 배너 광고와 연계하는 한편 유기적으로 운영되게 만든 점도 높이 살만합니다. 당선 후에 택배를 전달하는 콘텐츠까지 연결시킨 것은 하나의 케이스로 남을 만한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크라우드펀딩이나 프리허그 등도 잘 기획된 프로모션이었습니다.


각 대선 후보의 유세현장에서도 진보한 퍼포먼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축제 혹은 쇼와 결합한 유세는 매번 수많은 지지자를 동원했습니다. 다소 늦긴 했지만 안철수 후보의 뚜벅이 유세도 뒤처지는 후보의 대선이라는 전국 단위 판의 전략으로는 대단히 참신했습니다.


공식 선거 포스터도 빼놓을 수 없겠죠. 발군은 단연 안철수 후보였습니다. 기존의 정치 문법을 무시한 구성은 물론, 각종 소재에서 적절하게 변형해 활용한 방식은 매우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를 전체 캠프의 홍보 전략과 연계하는 부분은 아쉬웠지만 말이죠.

이 배너가 어떤 효과를 주었는지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지난 광고들을 압도하는 집중도와 메시지 전달력은 대단한 수준입니다.



4. 참신한 크리에이티브, 영상의 활용


사전 투표율만 보면 20대가 가장 많은 투표를 했다고 하죠. 이번 대선은 촛불 집회 등의 영향으로 그 어느 때보다 2030 젊은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가 높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타겟팅한 홍보 전략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등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심상정 후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SNS를 통한 20대 젊은 유권자를 겨냥한 참신하면서도 파격적인 콘텐츠들은 그동안 정치 캠페인에서 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문재인 캠프의 스타크래프트 ‘문맵’과 이를 활용한 게임 중계 역시 참신했습니다.


더불어, 대선 후보 경선의 뉴미디어 플랫폼 활용부터 대선 당일 매시간 공개하는 SNS 콘텐츠 역시 주목할 만 합니다. 2012년 대선부터 발전해온 팟캐스트의 다양한 정치 콘텐츠와 이번에는 역으로 보수 진영에서 등장한 ‘대안’ 미디어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에 기반해 카카오톡 등에서 노년층을 대상으로 전파된 콘텐츠도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크리에이티브’라면 크리에이티브겠죠.


이는 다양한 타겟에 최적화된 접근법이라는 측면에서도 주안점을 둘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현업 담당자 입장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영상’입니다. 이미 각 소셜 미디어 채널들은 물론, 기업들도 영상을 크리에이티브의 중요한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응한 미디어들의 전략적 접근은 물론, 정치권의 적용법도 이번 대선의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전반적인 콘텐츠를 영상의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은 물론, 실시간의 라이브 영상을 거의 모든 유세에 적용했습니다. 주요 방송이나 TV토론, 유세 장면을 잘게 편집해 각 후보에게 유리하게 제공하기도 했구요. 여기에는 트위터에 이어 최근 정치 분야에 주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튜브가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이와 함께 MCN을 활용한 프로모션 영상도 눈에 띕니다. 기 확보된 팬층을 대상으로 후보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데 이보다 더 적절하고 트렌디한 방법이 있을까 싶어지는 대목입니다.

심상정 후보의 포켓몬과 이벤트를 결합한 홍보 영상



5. 변화된 유권자와 함께하는 참여형 전략


끝판왕은 ‘유권자’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북풍은 거셌습니다. 사상 유례없는 정치적 공백 상황에서 주변 국가들의 입김도 대단했구요.


다만, 촛불을 들며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준 유권자의 힘은 19대 대선에서 가장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진화하는 소비자는 현업 담당자 입장에서도 참 쉽지 않은 부분인데요… 하릴없지만, 결국 ‘고객에서 시작한다’를 이번 대선이 여실히 증명하지 않았나 싶어집니다.


역설적으로 이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것은 홍준표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되어 치뤄지는 선거에서 기존의 정치 캠페인 문법을 딱 그 지지자한테다 쏟아내어 25%에 달하는 표를 얻었습니다. 반대로 유승민 후보는 보수화되어 가는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그 반대급부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촛불집회에서 이어진 변화된 유권자와 미디어 환경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했다고 평가됩니다. 특히,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빠르고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이를 지지 세력의 베이스캠프로 설정했습니다.


미국 대선의 가짜뉴스에 대한 학습은 팩트뉴스 등으로 대비하였습니다. 모바일이 발달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즉각적으로 정보를 찾고 반응할 수 있는 능동적인 환경을 만들었는데요, 이런 변화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기존과 같은 일방적 메시지 전달이 아닌 지지자들의 참여와 공유의 힘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죠.


특히 문자, SNS 등을 통해 간단하게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주변인에게 이를 효과적이면서도 재미있게 전파할 수 있게 만들어낸 콘텐츠와 이벤트는 신선했습니다.


다만 이 모든 것은 과거보다 훨씬 더 성숙해진 유권자의 힘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들은 잘못된 공작에는 오히려 역으로 반응하고 자신의 열광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기꺼이 advocate가 됩니다. 더 이상, 참으로, 유저들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원문: 짬봉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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