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영화들은 정말 이상적인 사랑이야기일까?
※ 이 글은 filmschoolrejects.com의 『Are romantic movies really ideal love stories we do the math』를 번역한 글입니다.
다들 멋진 러브스토리 좋아하죠?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이지 않고서야 흥행순위 최상단에 오르지는 못하겠지만, 잘 만들어진다면 로맨틱 영화들은 강한 감정을 이끌어내는 영화들입니다. 열정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두 사람이 깊게 연결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심금을 울리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우리에게 불가능한 로맨틱한 바람을 심어주기도 하죠.
아무튼, 로맨틱 영화들은 정말 최고의 러브스토리들일까요?
답: 전혀. 대부분 개판임.
자,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일단 몇몇 유명한 로맨틱 영화들을 살펴봅시다. 흥행결과를 두고 영화의 질을 평하는건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어쨌든 성공을 거뒀다는 점은 말해줍니다.
BoxOfficeMojo.com에서는 로맨틱 영화를 두 개의 분류로 나눴습니다: 로맨틱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그리고 저 사이트에서의 흥행성적은 1980년대부터 기록되었기에 그 전에 나오는 영화들은 빠져 있습니다.)
로맨틱 코미디는 로맨틱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구조, 다른 캐릭터, 다른 결과를 가지고 있고, 좀 더 비현실적이며 결국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두 장르는 구분됩니다.
로맨틱 드라마는 다른 이야기에요. 당신의 이성관계를 지속시키고 싶다면, 로맨틱 드라마 영화들처럼 되는 걸 꿈꾸지는 마세요. 그 결과는 끔찍하니까요.
자, 일단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로맨틱 드라마 영화 순위 1~20위를 봅시다.
- 타이타닉(1997)
- 사랑과 영혼(1990)
- 진주만(2001)
- 제리 맥과이어(1996)
- 위대한 개츠비(2013)
- 사관과 신사(1982)
- 서약(2012)
- 보디가드(1992)
- 은밀한 유혹(1993)
- 콜드 마운틴(2003)
-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
- 브로크백 마운틴(2005)
- 노트북(2004)
- 디어 존(2010)
- 시티 오브 엔젤(1998)
- 잉글리쉬 페이션트(1996)
- 호스 위스퍼러(1998)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1995)
- 세이프 헤이븐(2013)
- 가을의 전설(1994)
저 중 15개 - 그러니까 75% - 의 영화는 삼각관계나 불륜이 엮여 있습니다. 저 중 8개(타이타닉, 위대한 개츠비, 은밀한 유혹, 아웃 오브 아프리카, 브로크백마운틴, 잉글리쉬 페이션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가을의 전설)는 대놓고 불륜이구요. 뭐 타이타닉에서 로즈(케이트 윈슬렛)랑 칼(빌리 제인)은 결혼한건 아니었고, 그저 약혼관계이긴 했네요.
바람 피우는 게 관계에 있어서 나쁜 일인 것에 대해서는 두말 할 필요가 없어요.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실제로 바람을 피우기는 하지만요. 절반이 넘는 남성과 여성은 최소 한 번 이상 바람을 피운다고 합니다. 이런 불륜이 결혼상태에서 일어났을 경우, 1/3의 확률로 이혼을 한다고 해요. 뭐, 그러니까 실제 사람들이 바람을 피워도 많이 용서를 한다는 걸 알 수는 있네요. 그러나 이런 일들은 실제보다 영화에서 더 많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더 최악이 있다면...
대부분 사랑은 이뤄지지 않아요.
자, 다시 위에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로맨틱 영화 20개를 볼까요? 결국 결말에서 커플들은 맺어지지 않습니다. 딱 일곱개의 영화(진주만, 제리맥과이어, 사관과 신사, 서약, 은밀한 유혹, 디어 존, 세이프 헤이븐)에서만 커플들은 서로 맺어집니다.
노트북은 좀 다른 이야기에요. 왜냐면 실제 두 사람이 영화 끝나는 시점에서 함께 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리고 심지어 여자 주인공은 영화 막판엔 기억도 잘 못 해요. 니콜라스 스팍스, 이 악마!
뭐, 어쨌든 위 8개 영화를 빼면 12개의 영화에서 - 60%죠. - 결국 주인공들의 사랑은 영원하지 못합니다. 이게 1980년대 이후의 영화만이 있기에 꼭 그런건 아니에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부터 '카사블랑카'까지, 과거의 명작들에 나오는 사랑들도 결국 이뤄지지 않았거든요.
그러나 단순히 헤어진다고 해서 로맨틱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아닙니다. 왜냐면...
당신은 죽어요.
네, 맞아요. 로맨틱 드라마들은 사람 죽이는 거 참 좋아합니다. 몇백 년 전 영화라는 것이 존재하기 이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죠.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불리는 극을 썼습니다. 네. 걔들 둘 다 죽었죠. 자 그리고 스포일러 경고!
앞서 말한 20개의 영화 중 주인공 중 하나가 죽는 영화는 무려 10개로 절반이나 됩니다.(타이타닉, 사랑과 영혼, 위대한 개츠비, 콜드 마운틴, 아웃 오브 아프리카, 브로크백 마운틴, 노트북, 시티 오브 엔젤, 잉글리쉬 페이션트, 가을의 전설). 50%의 확률이에요. 차라리 러시안 룰렛을 돌리는게 낫습니다... 그것도 두 번!
여기에 삼각관계에 얽힌 사람의 죽음을 추가해본다면 확률은 더 올라갑니다. 진주만이 추가되니까요. 그리고 니콜라스 스팍스의 또 다른 영화(디어 존, 주인공과 매우 가까운 사람이 죽음)까지 추가한다면 로맨틱 드라마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35%로 떨어집니다. 이쯤 되면 차라리 연쇄살인범이 나오는 영화에 출연하는게 더 살아남을 확률이 높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니까 다음번 데이트에서 로맨스 영화를 보기로 했다면, 외도나 하고 결국엔 분열을 초래하며 생명에 극도로 위험한 로맨틱 드라마를 보기보단 차라리 진부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