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마케팅 전문가를 구분하는 몇 가지 방법
비단 이 분야뿐이겠습니까? 다만 그다지 특별한 능력 필요 없고, 검증하기도 힘든 데다, 뭔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커뮤니케이션·마케팅 분야에 가짜 전문가, 이른바 사짜들이 흥하는 이유이겠습니다.
종종 업계 담당자들이 모이면 오르내리는 가짜 마케팅 전문가들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기준이 모호하고 뒷담화 수준인 경우가 많은 데다, 또 다른 자리에선 내 이름이 오르내리지 말라는 법도 없기에 쉽게 밖으로 퍼지지 않습니다. 우리끼리 얘기지만 결국 마케터, 커뮤니케이터들이 하는 일이 어디 가서 말과 글로 약 파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거기에 한창 핫하고(바꿔말해 돈 되고) 그야말로 1인 1미디어인 디지털, 소셜미디어 판으로 들어오면 바야흐로 카오스가 열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짜 마케팅 전문가 구분 방법을 정리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냥 웃고 넘어가기에 입문단계나 초심자에게 끼치는 해악이 너무 크다는 겁니다. 생태계 자체를 갉아먹는다는 것은 뭐 수차례 얘기했고요. 그래서 현업 담당자 시각에서 가짜 마케팅 전문가를 구분하는 몇 가지 방법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혹시 어떤 강의나 컨설팅을 받으려는 상황이라면 말씀드리는 기준점을 바탕으로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이 글에 나오는 사례, 방법 등은 특정 인물, 단체와 관련 없습니다. 모든 내용은 업계 내의 좋지 않은 사례를 취합해 재조합한 것으로 그렇게 오해되는 부분은 우연이며 글쓴이가 의도한 바가 아닙니다. 이러한 오독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실제 사례, 이미지 등은 최대한 자제합니다.
#1. 나는 마케팅 전문가입니다
가짜 마케팅 전문가를 알아보는 첫 번째 방법은 말그대로 자신이 ‘전문가’라고 자임하는 사람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이 분야는 답이 없고 파면 팔수록 자신의 부족함과 한계만을 자각하는 업입니다. 모든 것은 그때의 방법론일 뿐 절대적 진리도 없습니다. 연차나 경험은 존중의 의미일 뿐 그것이 말해주는 것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참 어렵고 힘든 일인 거 같고요. 그런데 이런 분야에서 ‘나는 ○○○ 전문가이다!’라고 자신하는 말을 하는 건 일단 그 근거가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확실한 경고 신호입니다.
#2. 그래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냈는가?
좀 더 구체적으로 가짜 마케팅 전문가를 구분하는 방법은 공개된 ‘이력’ ‘경력’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떤 자리나 단체나 회사 따위의 타이틀이 아닙니다. 그가 그곳에서 어떤 프로젝트와 어떤 성과물을 만들었는지 살펴야 합니다. 대충 유명한 캠페인은 ‘내가 했노라’ 주장하는 사람이 수십 명 된다던가요. 그렇기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데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해당 키워드들을 구글링해보면 됩니다. 가짜 마케팅 전문가일수록 높은(터무니없는) 강의료나 컨설팅 비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정도 비용 집행하는데 시간 좀 들여 검색해보고 검증하는 시간과 노력이 아까운 것은 아닐 겁니다. 이때 아래를 참고해보세요.
#3. 근거 없는 실체를 뒷받침하는 ‘근거 없는 주장’
자신의 실질적인 성과물이 없거나 빈약한 가짜 마케팅 전문가들은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초심자들을 현혹하는 다양한 주장을 펼칩니다. 근거 없는 주장의 용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합니다.
#4. 단기간의 신박한 성과는 없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얘기는 바꿔말해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다’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 신박하다는 소셜미디어나 디지털 마케팅 등장한 지 10년은 되었습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성과를 내려면 지난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제대로 된 제품 없이 마케팅 따위로 대박의 성과를 기대하지 마세요. 이에 대해 굉장한 효과나 단기간의 성과, 수익 등을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초 이해가 부족하거나 초심자를 현혹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로 ‘몇만 유저와 소통하는, 몇만 방문자를 보장하는, 1억을 벌어주는, 친구 수를 쉽게 늘려주는, 사업이 몇 퍼센트 신장하는’ 등이 있습니다. 그런 게 가능하냐는 둘째치고 그런 신박한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이 뭐하러 강의, 컨설팅 따위나 하고 있습니까. 드넓은 박애 정신이 있어서라고 믿으시나요? 그런 스토리라면 차라리 로또 번호 알려주는 사이트 연간 회원을 하세요. 백 보 양보해 그런 사람의 강의나 컨설팅을 용하게 듣게 되었다 해도 그런 대단한 기술을 몇 시간, 몇 일 만에 마스터하겠다는 건 도둑놈 심보 아닙니까? 사실 강의 비즈니스의 본질은 참여자의 허영과 만족감을 자극하는 데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사기꾼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범죄의 재구성’에는 이런 멋진 대사가 나옵니다.
#5. 결국 콘텐츠에 답이 있다
강의든 어떤 글이든 그 콘텐츠의 내용을 꼼꼼히 뜯어보면 가짜와 진짜를 쉽게 구분 가능합니다. 문제는 초심자가 세세한 내용을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겠죠. 아래 2가지 경우를 참고해보세요.
#6. 신조어는 돈 냄새 정도의 의미이다
‘최신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손을 들어 그분을 검색해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가짜 마케팅 전문가는 돈이 될만한 분야에 참 밝습니다. 시대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발 빠르게 하기도 하고요. 이런 분들을 발견하셨다면 ‘돈은 이렇게 버는 것이구나!’를 배우면 그만이지, 내 돈을 거기에 보탤 필요는 없습니다. 말하자면, 유독 말 만들기 좋아하고 영어 좋아하며 있어 보이는 표현 쓰길 좋아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생태계에서 특정 신조어나 키워드는 돈이 된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것으로는 ‘○○○은 죽었다’ ‘○○○이 뜬다’ 등의 표현과 함께 최근 가장 핫한 ‘4차 산업혁명’ 등이 있겠습니다. 이 단어가 들려온다면 일단 경계하셔도 손해 보지는 않습니다.
#7. (그래도 모르면) 관련 업계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가장 확실하고 손쉬운 방법입니다. 배경이 다른 주변 마케터, 커뮤니케이터 2인 이상에게 해당 인물이나 주제, 강의 등에 대한 평판, 의견을 물어보세요. 따지고 보면 안 좁은 분야가 있겠느냐마는 이합집산과 이직이 잦고 업계 소식에 참 관심이 많은 분야라 한 다리 건너면 다 압니다. 그게 제일 무서운 거기도 하고요. 답은 쉽게 나옵니다. 모르겠으면 물어보시고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원문: 짬봉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