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특구'의 학생들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서울대학교에 가장 많은 합격생을 낸 고등학교 리스트가 올해도 어김없이 떴습니다. 그리고 상위권에는 낯익은 학교들이 주르륵 포진하고 있습니다.
원래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들어가는 '특목고'는 그렇다 쳐도, 일반고의 지리적 위치를 보면 목동이나 강남 같은 이른바 '교육특구'에 자리 잡은 학교가 압도적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거듭될까요? 학생들이 똑똑해서? 학교가 잘 가르쳐서? 그것도 아니면 부모의 재력이 가져온 플러스알파 효과?
오직 지능의 힘?
이에 대해 제가 일전에 소개한 논문 「학생 잠재력인가? 부모 경제력인가?」는 이 질문에 매우 흥미로운 답을 제시합니다. 거주 지역의 소득을 이용해 부모의 IQ를 측정하는 식으로 학생의 잠재력을 감안한 후, 서울대 합격 확률과 실제 합격률을 비교한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파란 선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잠재력 등으로 인한 강남구 재학 고등학생의 기대 합격률을 나타냅니다. 서울대 진학 확률은 0.9%이지만, 붉은 선으로 표시된 서울대 실제 입학률은 2.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물론 재미있는 시도지만 한계가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IQ를 비롯한 다양한 지적 능력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게 기껏해야 50% 전후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학업성적을 부모의 재산만 가지고 설명하는 것은 꽤 설명력이 낮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잠재력 이상의 성과를 낼까
유전이 학생의 성적을 설명하는 데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 대체 어떤 요인이 특정 지역 고등학교의 뛰어난 성과를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최근에 흥미롭게 읽은 책 『개성의 탄생』은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 주디스 리치 해리스, 『개성의 탄생』, 동녘사이언스, 318-319쪽
성적이 떨어지는 것에 좌절하고 또 무기력해지는 학생들도 분명히 있겠죠. 그러나 뛰어난 학생으로 이뤄진 집단의 '분위기' 혹은 '기대수준'을 따라가려는 학생들의 압박도 커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좋은 학교에 간 것만으로도 아이의 성장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열정적 집단에 들어가는 게 열정을 가지는 방법이다
얼마 전에 제가 소개했던 책 『그릿』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집단에 자신을 맞추려는 '동조'의 욕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문구라 생각됩니다.
- 앤절라 더크워스, 『그릿』, 비즈니스북스
혼자서는 투지를 기르기 힘들지만 투지가 강한 사람들 옆에 있으면 투지를 키우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열정적인 분위기, 그리고 패배를 털고 일어나는 분위기를 가진 팀이나 학교를 선택하는 게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경제도 그렇지만 자녀교육 관련해서도 공부를 하면 할수록 할 게 더욱 늘어나네요. 오늘은 이 정도에서 글을 마칩니다.
원문: 시장을 보는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