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을 잇는 기부 팔찌, 크래프트링크

조회수 2017. 3. 15. 17: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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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수공예품을 넘어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

세상에 예쁜 물건은 너무나 많다. 그런데 또 다 거기서 거기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비슷비슷한 디자인의 옷과 액세서리, 유행을 좇아가기 바쁜 패스트 패션까지. 그래서 사람들은 점점 더 개성 있고 특별한 것을 찾는다. 하나를 사더라도 가치 있는 소비를 하고 싶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남미의 원주민부터 우리 사회 미혼모까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수공예 브랜드크래프트링크‘다.

출처: 크래프트링크

크래프트링크는 처음 남미 원주민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소셜벤처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중남미 인구의 약 30%는 UN이 정한 절대 빈곤 아래 놓여있다. 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엄마가 만든 수공예품을 팔거나, 구걸하는 모습은 남미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크래프트링크는 남미 원주민 여성들의 손에서 탄생한 수공예품 판매를 통해 일을 통한 자활과 경제적 안정을 돕고, 아이들이 길거리가 아니라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한다. 남미 특유의 다채로운 색감과 각 테마에 맞는 색 배열은 이 팔찌의 가장 큰 매력이다.


활동 영역을 점점 넓혀가고 있는 크래프트링크는 최근 국내 미혼모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아이템, ‘코리아 컬렉션’을 내놓았다. 크래프트링크가 사람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고귀현 대표와 만나 좀 더 자세히 들어봤다.

출처: 크래프트링크
제일 왼쪽, 고귀현 대표.

Q.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이야기를 들려달라.


A. 남미여행을 다녀온 직후 그곳 원주민들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NGO 단체 등에서 주로 하는 구호활동은 물론 목적은 좋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려웠다. 물건을 기부하는 것이 도움을 주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혼자 자립할 수 없다면 계속해서 도움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 한계점이 있다. 이것과 다른 방향으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일을 통한 자활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그리고 그 일이라는 게 현지의 삶과 환경, 문화적인 맥락 안에서 이질감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끝에 수공예 기술을 떠올리게 됐다. 소셜벤처 경연대회 등을 시작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현지와의 파트너십을 견고하게 만든 후, 2014년 처음 크래프트링크를 런칭했다.


Q. 현지연결은 어떻게 하나?


A. 제대로 된 현지파트너를 섭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일 년에 한 번은 직접 남미로 가지만,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직접 사람을 파견하는 방법도 있는데 거기까진 아직 우리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처음 현지파트너를 구할 때는 인액터스 과테말라 지부에 연락해 학교 다섯 개를 소개받았다. 회신이 온 곳 위주로 현지에서 미팅하고 뜻이 맞는 팀을 찾아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현지 파트너가 수공예 하시는 분들의 인원을 조정해주는데, 현재 16명이 주기적으로 우리와 함께 일을 하고 계시고 일감 역시 최대한 균등하게 배분해 드리려고 한다.

출처: 크래프트링크

Q. 수공예품이 참 다양한데, 왜 하필 팔찌로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A. 수공예는 사실 남미뿐 아니라 많은 저개발국가에서 하는 산업이다. 수공예의 특징이 나라마다 다른데, 예를 들면 동남아시아는 대나무 같은 자연 친화적 소재를 주로 이용하고 아프리카는 동물을 형상화한 그림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남미는 색감을 중시해서 여러 가지 색을 패턴화하고 다른 컬러와 조합해 만든 물건이 많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한 디자인 전략도 자연스럽게 ‘색’에 초점을 맞추게 됐는데, 이를 시험하기 가장 좋은 아이템이 팔찌였다. 또, 현지 원주민들이 일을 시작하는데 별도의 교육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 없이 바로 시작하기에도 좋았다.


Q. 미혼모와 함께 하는 코리아 컬렉션이 새로 나왔다. 구상하게 된 배경은?


A. 사업확장을 생각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미혼모의 현실을 다룬 ‘베이비박스’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다. 미혼모 문제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크래프트링크의 비즈니스가 이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최적화된 모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통계자료에 보면 월 소득 100만 원 미만으로 살아가는 미혼모가 전체의 80%에 달한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외부에 일정 시간 동안 나가서 돈을 벌어오는 일이 너무 어렵다. 파트타임이 있어도 대부분 회사가 정하는 시간대에 일하는 거라서. 그런데 우리 일은 재택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서도 충분히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직업환경이 맞고, 이분들이 숙련되면 일정 수준의 수입을 드릴 수 있으니까 서로에게 윈윈이다.

출처: 크래프트링크

Q. 그분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


A. 인건비와 직업을 통한 자활, 두 가지다. 남미 원주민 여성분들과 다르게 미혼모분들은 수공예를 접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다. 작가를 섭외해 강의를 열고, 숙련된 분들을 중심으로 물건을 만들어 판매한다. 같이 하는 분 중 한 분은 수공예를 배우면서 5년 안에 유럽으로 유학을 가기 위한 목표도 세웠다. 가방이나 구두 등 다양한 공예 작업에 대한 욕심이 생긴 거다. 우리와 함께하는 일을 이분들이 더 나은 직장을 구하기 전의 중간단계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처음 여섯 분이 일을 배우기 시작해서, 중도에 포기하신 분을 제외하고 다섯 분과 함께 하고 있다.

출처: 크래프트링크

Q. 콘셉트가 야생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A. ‘꽃길만 걷자’는 느슨한 슬로건에서 처음 시작했다. 또 어른들이 친숙하게 느끼는 소재면 좋겠다는 생각에 꽃을 떠올린 것도 있다. 엄마들 카톡 프로필 사진 보면 꽃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많지 않나. (웃음) 수공예 매듭과 관련된 책을 보면서 매듭의 난이도, 모양 등을 고려해 국화매듭을 선택했다. 기존에 있는 전통매듭과 차별화될 수 있는 지점을 작가님과 상의하며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부드러운 원사를 사용해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데다 날개하늘나리, 고마리, 동이나물 등 각 야생화가 담고 있는 의미까지 더해져 특별한 사람에게 선물하기에도 제격이다.


Q. 컬렉션이 나오는 주기나, 테마별로 개편되는 시기는 어떻게 되나?


 A. 앞으로도 색을 바탕으로 계속 이야기해 나갈 예정이다. 1년에 한 번은 무조건 리뉴얼하고, 올해 안에 나라 하나를 더 추가하려고 한다. 난민 문제로 고통받는 시리아나, 영국 같은 선진국의 노숙자분들이라든지. 다음 달에는 라틴 컬렉션의 새로운 테마가 준비되어 있고, 코리아 컬렉션도 5월 중으로 시즌2를 진행해보려고 한다. 옷이 얇아지는 시기라 액세서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에 달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출처: 크래프트링크

Q. 크래프트링크의 목표 혹은 꿈을 듣고 싶다.


A. 수공예가 취약 계층들이 가장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의 형태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거니까. 그래서 이분들이 일을 통해 자활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돕고 싶고, 또 일하면서도 모자람이 없는 성과를 내고 싶다. 동정이나 연민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과 지속적인 상품개발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이다. 앞으로도 한 지역이건, 국가이건 간에 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우리를 통해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고, 생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면 좋겠다.

출처: 크래프트링크

크래프트링크의 팔찌는 단순한 수공예품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내 팔목에 둘러진 팔찌가 지구 반대편 남미의 아이에게는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사회의 편견에 맞서 열심히 생을 이어가고 있는 미혼모에게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돕는다. 이들의 따뜻한 마음에 공감한 사람들 덕분에 해피빈 크라우드 펀딩도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고,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에서도 제품 제작이 시작되었다.


옷이 얇아진다. 허전한 팔목에 어울릴 아이템을 찾고 있다면, 패션이 나를 나타내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믿는다면, 당신의 가치를 더욱 빛내줄 크래프트링크의 팔찌를 떠올려보자. 이들이 엮어내는 견고한 매듭처럼,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우리의 마음은 그보다 더 단단하게 연결될 것이다.


원문: 베네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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