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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연설문 쓰기 비법 16가지

조회수 2017. 3. 7. 10: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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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출마 1년 만에 '노풍'을 일으킨 힘, 말만큼 공들인 글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박근혜와 관련한 이 모든 난장판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연설문이었습니다. 비서진이 써준 자신의 연설문을 아무 직함도 없는 이에게 보여주고, 고치게 하고, 그걸 그대로 읽은 대통령이 4년을 통치해왔다는 것이 알려지자 사람들이 분개해 거리로 나선 것이죠.


자기 글도 제대로 못 쓰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아니,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을 수나 있을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명연설가로도 유명했습니다. 대통령 출마 1년 만에 ‘노풍’을 일으킨 힘은 대중을 휘어잡는 그의 말솜씨였습니다. 이 말솜씨는 글쓰기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는 말하기만큼 글쓰기에도 공을 들인 사람입니다.

연설문을 직접 쓰지 못하면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대통령 시절 고위 공직자를 기용할 때의 채용 기준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채용하기 전 그가 쓴 글을 가져와 보라고 했습니다. 글을 통해 사람의 자질을 판단한 것이지요. 이명박과 박근혜 이전 우리에겐 이런 리더도 있었습니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에서 연설문을 쓰는 비서관으로 일했던 강원국 씨가 저서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밝힌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16대 대통령 노무현의 연설문 쓰기 비법을 16가지로 요약했습니다.

1. 내 글을 쓰게. 나만의 표현 방식을 존중해 주게. 일반론은 싫네. 누구나 하는 얘기 말고 내 얘기를 하고 싶네.
2. 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쓰게. 설득인지, 설명인지, 반박인지, 감동인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은 쓰지 말게. 모호한 것은 때로 도움이 되지만 이 시대가 가는 방향과 맞지 않네.
3. 자신감 없고 힘 빠지는 말투는 싫네. '~ 같다'는 표현은 삼가게. '부족한 제가'처럼 형식적이고 과도한 겸양도 예의가 아니네.
4. 단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 되네.
5. 문장은 자를 수 있으면 최대한 잘라서 단문으로 쓰게. 탁탁 치고 가야 힘이 있네.
6. 중요한 것은 앞에 배치하게. 사람들은 뒤를 잘 안 보네. 단락 맨 앞에 명제를 던지고 뒤에 설명하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좋아하네.
7. 상징적이고 압축적인, 머리에 콕 박히는 말을 찾게.
8.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면 무엇보다 재료가 좋아야 하지. 싱싱하고 색다르고 풍성할수록 좋지. 글쓰기도 재료가 좋아야 해. 특히 통계 수치는 글의 신뢰를 높일 수 있네.
9. 글은 논리가 기본이네. 멋있는 글을 쓰려다가 논리가 틀어지면 아무것도 안 되네. 음식 서빙에도 순서가 있잖아. 글도 오락가락, 중구난방으로 쓰면 안 돼. 한 문장 안에서는 한 가지 사실만을 언급하게.
10. 굳이 다 말하려고 할 필요 없네. 경우에 따라서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도 좋은 연설문이 될 수 있네.
11. 쉽고 친근하게 쓰게. 평소에 사용하는 말을 쓰게. 영토보다는 땅, 식사보다는 밥, 치하보다는 칭찬이 낫지 않을까?
12. 짧고 간결하게 쓰게. 군더더기야말로 글쓰기 최대의 적이네. 비유가 너무 많아도 좋지 않네. 먹지도 않는 음식이 상만 채우지 않도록 군더더기는 다 빼도록 하게.
13. 나열도 방법이네. 북핵, 이라크 파병, 대선자금 수사… 나열만으로도 당시 상황의 어려움을 전달할 수 있지 않나? 단, '~등'이라는 표현은 쓰지 말게. 연설의 힘을 떨어뜨리네.
14. 같은 메시지는 한 곳으로 응집력 있게 몰아주게. 이곳저곳에 출몰하지 않도록.
15. 음식 먹을 때 식당 분위기가 중요하듯 그 글을 읽을 대상에 대해 잘 파악해야 해. 일식당인 줄 알았는데 짜장면이 나오면 얼마나 황당하겠어?
16. 어머니가 해주는 집밥이 최고 아닌가? 글도 그렇게 편안하고 자연스러워야 해.

원문: 유창의 무비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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